아침부터 핸드폰에서 일정 알람이 울린다.
아주 작은 일정, 가끔은 그날 내가 구매해야 할 것까지 달력에 메모한다.
깜박하는 나를 위한 나의 작은 배려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이가 들어가는 내가 잊지 않으려고 하는 마지막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디지털 시대에 살아가면서 자주 잊는 것은 아마도 생각하려는 노력을 덜 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이 드는 일은 슬픈 일이다.
가끔 50대 연예인들이 ‘유 퀴즈 언 더 블록’에 나와 하는 말 중에 내가 가장 듣기 싫은 말이 하나 있다.
‘저는 다시 예전의 나이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20대, 30대의 방황을 겪고 싶지 않아요.’
사람마다 경험이 다르니까 그 말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젊음보다 더 큰 재산이 있을까?
그때는 큰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앞이 보이지 않는 길, 갈팡질팡 헤매고 있는 시절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하지만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언제나 앞을 보지 못한다.
단지 내가 볼 수 있고, 아는 것은 달력에 적혀 있는 일정이 전부다.
나이가 들어도 불안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은 똑같다.
다른 점은 조금 유연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월의 흐름에서 오는 연륜, 조금 더 많이 살아본 경험에서 오는 지혜가 젊음과 바꾼 자산이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다.’라고 가수 노사연은 노래하지만,
제대로 익지 못하면 늙어가는 것이다. 늙은이가 아닌 진짜 어른이 되는 것이 내 인생 최종 목표이다.
나이가 들었으니 더 많이 안다는 꼰대는 되고 싶지 않다.
나이가 들었으니 당연히 대접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고 싶지 않다.
젊음과 바꾼 지혜로 더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면서 어린 사람에게도 배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제대로 익은 어른이 되었더라도,
만약 누군가 나에게 20대로 돌아가고 싶냐고 질문한다면 서슴지 않고 ‘예스’라고 답하고 싶다.
젊음이 가장 큰 재산이니까.
#익어가자 #성숙한어른 #늙어가는꼰대가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