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이라는 탈

by 한미숙 hanaya


이성은 인간을 지배하는 실질적 주인이다.
다른 어떤 것에도 예속되어서는 안 된다.
사리사욕에 사로잡혀 이성을 춤추는 꼭두각시가 되게 하지 마라.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메이트북스 출판


오늘 나는 이성이라는 탈을 쓰고 불평을 했다.

나의 생각만이 옳다는 오만에 빠졌다.

강의 스터디 모임에 나갔다.

기존 강의안에 대해 강사들이 의견을 나누면서 교안을 수정해나가는 시간이다.

한 동료 강사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그 강사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나는 그의 말에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고 마음속으로 투덜거렸다.

나의 가장 나쁜 버릇인 집중하지 않기의 버릇이 나온 것이다.


조금 더 강의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나는 그의 생각을 틀렸다고 단정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오만으로 나의 머릿속은 차오르기 시작했다.

내 생각에 협조하지 않으니 나도 협조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며,

같이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만 들었다.


나의 이성은 이성이 아니었고, 이미 편견의 노예가 되어 있었다.

이성은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일 때 진짜 이성이 된다.

나의 경험과 지식이라는 감옥에 갇혀 상대를 재단하는 순간, 이성은 이미 사리사욕의 꼭두각시가 되어버린다. 아우렐리우스가 말한 진정한 이성의 주인은,

자신의 편견까지도 의심할 줄 아는 겸손함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명상록 #스토아철학 #철학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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