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멘토인가?

by 한미숙 hanaya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는 일을 돈벌이로 삼는 사람은
상대가 누구라도 질문이 같으면 같은 대답을 합니다.
하지만 멘토는 다릅니다.
같은 질문이라도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대답이 달라집니다.

무지의 즐거움, 우치다 다쓰루 저


나는 멘토인가?

이 질문 앞에서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가 어렵다.

아이들 각자에게 맞는 답을 찾아주고 싶어 강사를 시작했다.

특히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기가 죽은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가끔 나의 이야기를 듣고 눈을 빛내며 기뻐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그 순간만큼은 멘토라는 말이 어울리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그랬던 것은 아니다.

무조건 반항하는 아이, 듣기를 거부하는 아이. 심지어 나를 골탕 먹이려 애쓰는 아이도 만났다.

그 거대한 벽 앞에서 나는 흔들렸다.

아이의 냉소 섞인 침묵 앞에서 내가 준비한 말들은 길을 잃고 흩어졌다.

아이와 눈을 맞추지 못하고 회피했던 그날의 당혹감은 여전히 내 안에 개운치 않은 앙금으로 남아 있다.

어쩌면 내가 기뻐했던 건 아이가 성장해서가 아니라, 아이가 나의 말을 잘 받아들여서였는지도 모른다.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아이들만을 사랑했던 것은 아닐까.

진정한 멘토는 내가 외면했던 그 불편한 아이 앞에서도 그 아이를 위한 대답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일 텐데.

나는 아직도 그 길 위에 서 있다.

다만 이제는, 그 불편함을 외면하지 않으려 한다.




#멘토 #아직도기억나는 #강사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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