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만나는 이야기
요즘 나는 고민한다. 글을 써야 하나 그만두어야 할까를.
매일 아침 신랑을 출근시키고 나면 하는 루틴들이 있다. 영어 공부를 먼저 하고, 독서, 필사 그리고 글쓰기를 위한 짧은 메모를 했다. 물론 메모는 매일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이 주일은 필사도 독서도 영어 공부와 메모도 하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하기 싫었다. 글을 쓴지 900일이 넘었지만 늘 그 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나에게 싫증이 났다. 발전 없는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왜 글을 써야 하는지 스스로를 설득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해야 할까?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가장 오랜 시간인 10일 정도를 글을 쓰지 않았다. 쉴 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기도 했지만, 예전에는 지금보다 더 바빴을 때도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매일 글을 썼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누가 나에게 잔소리하지 않아도 안 하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에 자투리 시간을 내서 짧은 글이라도 썼다. 그때는 마음 한구석에서 쓰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쓰고 싶지 않은 마음이 많았다.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몇 가지 있다. 우선, 책을 한 권 내고 싶은 로망이 있었다. ‘누구나 책을 낸다는 데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어느 순간 불쑥 생겼다. 그 생각을 실행으로 옮겨 개인 책은 아니지만, 공저를 3권을 냈다. 하지만 책이 나온 후에는 부끄러웠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조금 나아지기를 기대하면서 꿋꿋하게 나의 의지와 생각대로 글을 계속 썼지만, 변화가 없다.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 또 하나, 언젠가 책에서 ‘굴곡이 없는 인생은 글을 쓸 수 없다,’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 그 글을 보는 순간 약간의 반감이 생겼다. ‘왜 평범한 삶을 산 사람은 글을 쓸 수 없다는 거야. 내가 너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 줄 거야.’라는 생각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올라왔다. 그러나 글을 쓰면 쓸수록 그 작가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쓰는 글은 한계가 있고 특별한 것이 없다. 부모님 덕분에 어려움도 없이 자랐고, 적당한 회피주의자이기에 젊은 시절 내가 다칠 것 같거나 자신이 없으면 피했다. 그렇기에 성공스토리도 역경스토리도 없다.
글을 쓰는 마지막 이유 하나, 신랑이 가끔 ‘너는 머리는 좋은 데 노력을 하지 않아. 끈기가 없어. 그래서 성공하지 못한 거야. 아쉬운 것이 없었는데 조금만 노력을 했다면 성공하고 더 멋진 삶을 살았을 것 같아. 너희 형제들이 다 그런 편이야.’라고 이야기했다. 그 말에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도 끈기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제는 변함없이 글을 쓰는 나의 끈기에 신랑도 인정한다.
글쓰기 시작한 이유 중 두 가지는 성공했다. 책을 쓰는 것, 그리고 끈기있게 무언가를 해내는 나를 찾아내고 발견했다. 그러나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나의 고민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아마도 내가 추구하고 싶은 글의 방향성을 찾지 못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개인 책을 내고 싶지만, 방향성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다.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되고 싶다는 욕심만 가득하지만, 그 어떤 스토리도 찾아내지 못해 헤매는 나의 모습에 스스로 지쳐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고민하면서 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만두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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