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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내가 원하는 것은?

by 한미숙 hanaya


“이루고 싶은 꿈이 뭐에요?”
“글쓰기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난 토요일 강의를 들으면서 모둠원들과 묻고 대답을 했다.

글을 조금 끄적거린다는 이유로 글쓰기를 가르쳐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에 공저를 쓰고 후회했다.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에 그림도 그리고 전시회도 했다.

“글쓰기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지만, 사실 내 마음 한구석에는 다른 생각이 들었다.

글을 잘 쓰지도 못하면서, 글쓰기를 지도하고 계속 책을 내는 선생님이 부럽고 멋있어 보였던 게 아닐까?

공저를 쓸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하고 싶어서라기보다 “나도 책을 냈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림 전시회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SNS에 전시회 사진을 올리며 자랑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진짜 이런 것들이 내가 원하는 것일까?

원하는 것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그 어떤 것도 제대로 이룬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이 남에게 보이기 위한 행동은 아닐까?


이런 순간들을 겪으면서 깨달았다.

‘진짜 나’를 찾는다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을.

사회의 기준과 내 기준이 명확하게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때로는 사회에서 배운 가치관이 내게 실제로 의미 있게 다가오기도 하고,

내가 진짜라고 믿었던 감정이 사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것이기도 하다.

어쩌면 ‘순수한 나’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닐까?

우리는 모두 관계 속에서, 상황 속에서, 선택 속에서 계속 만들어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걸 체념하고 떠밀려 가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건 이런 복잡함을 인정하면서도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이다.


“이 선택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고 있는가?”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진짜 누구인가?”

그리고 그 ‘되고 싶은 사람’은 정말 내 마음에서 나온 걸까?


답은 없다.

하지만 질문은 계속해야 한다.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일이 아닐까?




#내가진짜원하는것은 #질문하는나 #자기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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