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의 인생상담』 02.
늘 외롭다고 생각하면서도, 누군가를 만나면
혼자 있을 때보다 외로워지는 건 왜일까요?
보노보노 : 이 사람 항상 외롭다고 하네.
포로리 : 밥 먹을 때도?
보노보노 : 혼자 밥 먹다보면 외로울 때가 있지.
포로리 : 보노보노는 그럴 때 어떻게 해?
보노보노 : 아무것도 안 해.
포로리 : 아무것도 안 한다구?
보노보노 : 응, '나 외로운 걸까?'라는 생각을 하긴 해도.
포로리 : 생각은 해도 아무것도 안 한다니.
보노보노 : 왜냐하면 그렇게 외롭지 않은 걸.
포로리 : 그러게. 그렇게 줄줄 외로울 때는 늘 있기 마련이지.
보노보노 : 있지 있지. 난 있잖아, 하늘이나 바다를 보고 있으면 외로워져.
그럴 때 누군가의 집에 꼭 놀러가게 돼.
포로리 : 맞아 맞아. 그리고 누군가를 만나러 가기도 해.
그래서 그런 외로움은 필요한 거야.
보노보노 : 응응, 필요해.
포로리 : 야옹이 형은 외로움 같은 거 안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보노보노 : 야옹이 형한테 가볼까?
보노보노 : 야옹이 형. 저예요. 보노보노예요.
야옹이 형 : 응? 무슨 일인데?
보노보노 : 상담하고 싶은 사람이 있거든요.
야옹이 형 : '누군가를 만나도 혼자일 때보다 외로워지는 이유는 뭔가요?'
그건 당연한 거지. 혼자 있을 때 외로운 건 정상이지만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외로우면 이상하게 느껴지니까.
보노보노 : 으흠…….
야옹이 형 : 추운 데서 춥다고 느끼는 건 당연하지만, 따뜻한 데서 춥다고 느끼면, 좀 이상한 것 같지?
보노보노 : 네네.
야옹이 형 : 하지만 실은, 혼자 있을 때나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나 똑같이 외로워.
보노보노 : 그렇구나. 똑같은 거구나.
야옹이 형 : 그럼, 이제 나는 강에 가볼게.
보노보노 : 우리도 같이 가도 돼요?
야옹이 형 : 안 된다고 하면?
보노보노 : 포로리, 그래도 우린 갈 거지?
보노보노 : 강에 뭐 하러 가요?
야옹이 형 : 딱히 뭘 하러 가는 건 아냐.
보노보노 : 강 보러 가요?
야옹이 형 : 뭐, 그런 셈이지.
보노보노 : 야옹이 형, 강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찰랑찰랑 외로워지지 않아요?
야옹이 형 : 찰랑찰랑?
보노보노 : 예로 든 거예요.
야옹이 형 : 무슨 예가 그래.
보노보노 : 야옹이 형은 외로울 때 없나요?
야옹이 형 : 있지.
보노보노 : 그럴 땐 어떻게 해요?
야옹이 형 : 아무 것도 안 해.
보노보노 : 아무 것도 안 해요?
야옹이 형 : 외로운 건 당연한 거잖아.
보노보노 : 당연한 건가.
야옹이 형 : 지금은 어때? 외로워?
보노보노 : 지금은…… 외롭지 않아요.
야옹이 형 : 그렇군.
야옹이 형 : 나는 혼자 걷고 있을 때, 아름다운 것을 봤을 때,
잘 때, 아플 때, 뭐가 생각날 때, 집에 돌아갈 때, 항상 외로워.
보노보노 : 그런데 아무것도 안 해요?
야옹이 형 : 안 해. 왜냐하면 외로운 게 당연하니까.
지루함이나 짜증이나, 어쩐지 시시하다거나,
오늘은 조금 기분이 좋다거나. 외로움도 그런 거랑 똑같은 거야.
포로리 : 그러게. 열중해 있을 때 말고는 항상 뭔가 느끼는 것 같아.
야옹이 형 : 응. 뭔가를 느끼는 건 좋은 거지.
보노보노 : 응? 외로움 같은 것도요?
야옹이 형 : 그래.
포로리 : 짜증 같은 것도요?
야옹이 형 : 응. 바람이 부는 것 같은 거야.
포로리 : 그렇구나.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바람이 부는 게 좋아. 냄새도 맡을 수 있고.
야옹이 형 : 그래, 냄새가 안 나는 것만큼 시시한 게 또 없지.
마치 흐르지 않는 강물 같다고나 할까.
보노보노 : 그렇구나. 강은 흐르지 않으면 시시하지.
야옹이 형 : 흐르니까 보고 있으면 재미있는 거야.
포로리 : 그럼 이제 외로운 건 괜찮은 거네.
야옹이 형 : 외로워도 강은 흐르는 법이야.
포로리 : 응!
보노보노 : 행복하면요?
야옹이 형 : 행복해도 강은 흐르는 법이야.
출처: <보노보노의 인생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