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샌가 사부작거리고 있는 당신에게

『마음이 콩밭에 가 있습니다』 에피소드 04.

by 다산북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가만히 누워 있어도 머릿속에는 이런저런 생각들로 가득하고, 컴퓨터 앞에 앉거나 스마트폰을 들어도 이곳저곳 흥미로운 정보를 찾아 기웃거린다. 생각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사람이라면 하루 종일 집에 있어도 마음은 늘 분주할 때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끊임없이 생각이 이어지다 보면 어김없이 문제가 발생하고 만다.


우선 이 생각에서 저 생각으로 옮겨가다 보면 뻗어나가는 생각의 꼬리를 잡느라 하나의 일을 끝마치기가 어렵다. 하던 일을 채 마무리하기도 전에 또 다른 생각에 빠져버린다. 일을 할 때도 아이디어는 많은데 하나하나 실행에 옮기자니 손이 모자라서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다. 본인은 좋은 아이디어를 나눈다고 생각하겠지만, 주위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할 일이 늘어나니 귀찮아질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부하 직원이라면 상사로부터 ‘엉뚱한 일에 신경 쓰지 말고 하던 일이나 잘하라’는 핀잔을 들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당신이 상사라면? 그럼 더 큰일이다. 당신이 벌인 일을 진행하고 마무리짓는 것은 모두 부하 직원의 몫이 되어버리니 최악의 상사로 낙인찍힐 게 분명하다. 부하 직원이 언제 사직서를 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을 대할 때 내 생각의 늪에만 빠져 있으면 다른 사람을 배려하거나 상대방의 입장을 세심하게 고려할 수가 없다. 생각을 발전시키는 일도 좋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일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누군가 슬퍼하고 있다면 지금 그 사람에게는 위로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의 손을 잡아주거나 어깨를 토닥이기에 앞서 ‘어떻게 위로하지?’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에 빠지다 보면 결국 상대방의 슬픔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어설픈 훈수로 오히려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때로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탈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인생에 도움이 될 다양한 생각을 하는 것은 좋지만 경우에 따라선 쓸데없는 괜한 생각으로 빠질 때도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신이 빠져든 생각에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이는 경우도 왕왕 생긴다. 문제는 다른 사람에겐 ‘왜 굳이 그런 생각까지……’ 싶은 이야기를 매번 반복한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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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도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친구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계속 물어보게 돼요.

그게 사람들을 지치게 만드나 봐요.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까 다 저를 피하는 것 같아요.

저도 이런 제가 싫은데, 같은 일이 생기면 또 그러고 있을 것 같아요.”



넘치는 생각들이 오히려 걸림돌이 될 때는 과감히 생각을 멈춰야 한다. 머릿속 움직임에 휴식기가 필요한 순간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쳇바퀴를 멈춰야 새로운 생각을 채울 빈틈이 생긴다. 하지만 속도를 내서 달리다가 갑자기 제자리에 설 수 없듯이, 언제나 새로운 생각으로 채워지는 머릿속을 비우는 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걱정되는 일이 생기면 길을 걷다가도, 잠자리에 누워서도 그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보통은 조용한 곳에서의 명상이나 요가를 추천하지만, 이는 항상 사부작거리며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당신에게 적합한 방법이 아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깊은 산이나 한적한 바닷가를 찾는 사람들도 있지만 당신이라면 적막한 장소에서 더더욱 머릿속이 과열될 것이다.



5.jpg 자전거나 암벽 등반 같은 운동도 좋습니다



뒤죽박죽인 생각을 말끔히 지우기 위해서는 오히려 새로운 뭔가에 열중해야 한다. 몸을 움직여서 불필요한 생각, 해가 되는 생각을 밀어내보자. 때로는 설거지, 세차, 요리, 청소 등 집안일이 도움이 된다. 특히 오랜 시간을 들여 천천히 목욕이나 마사지를 하는 등 신체의 감각과 관련된 일이 효과적이다.


만약 자신의 머릿속이 우울하거나 나쁜 생각으로 가득 차 움직일 힘조차 없다면, 의외로 스마트폰이 생각을 떨쳐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시간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왔지만, 지금 우울감에 깊이 빠져 있다면 스마트폰으로 잠시 현실을 잊으면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도 좋다.


그래야 어느 정도 마음이 회복되고 슬픔을 털어낼 힘도 생긴다. 실시간 검색어를 보거나 좋아하는 웹툰을 읽는 등 어떤 일을 하더라도 상관없다. 그저 스마트폰을 만지는 시간 동안만은 다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게 하자.


인간은 감정에 지배되는 동물이라는 점에서 온라인 게임도 나쁜 생각을 떨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흔히 조깅이나 스쿼시, 검도, 농구 등 운동으로 땀을 흘리며 감정을 풀어내라고 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화가 많이 나서 게임을 한다고 하면 왜인지 한심하게 바라본다.


하지만 실제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격렬하게 두들기면서 게임에 몰입하는 것은 격한 운동만큼이나 감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게다가 화가 난다고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셔서 내 몸을 상하게 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는 일보다는 훨씬 더 낫지 않은가.


6.jpg 잠이 보약입니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단 잠을 자는 사람도 있는데, 실제로 잠이야말로 안 좋은 생각을 멈추는 최고의 방법이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꽤 정리될 뿐만 아니라 감정 자체도 달라질 때가 있다.



사실 우리는 자면서도

꿈을 통해서 또 다른 형태의 생각을 한다.



꿈속에서는 제약이 없으니 생각이 비현실적인 방식으로 흐르지만, 오히려 그런 과정을 통해 현실에서 나를 조여오는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환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 생각이 너무 많을 때는 일단 방을 조용하고 어둡게 만든 뒤 푹 자는 게 상책이다. 그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자가 심리 치료를 받은 것 같은 효과를 누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출처 : <마음이 콩밭에 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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