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cm 경제학> 에피소드 04.
핀란드 정부는 2017년부터 실업자 중 2,000명을 무작위로 골라 2년간 매달 560유로(약 70만 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것은 실업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내놓은 방안이다.
핀란드의 실업률은 2016년 초 역대 최고 수준인 9%를 넘어섰다. 실업률이 높은 이유는 저임금과 임시직을 꺼리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복지 제도가 잘 되어 있어 임시직으로 취업하느니 실업수당을 받는 편이 훨씬 나았다.
이에 핀란드 사회복지보건부 관계자는 기본소득 보장제를 시범으로 실시해서 실업수당의 부작용을 줄이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기본소득 보장제는 찬반 양론이 일고 있다.
찬성하는 쪽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해서 전체 복지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기본소득이 있으니 구매력이 생겨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하는 입장은 사람들이 일하지 않고도 최저 소득이 보장되므로 근로 의욕을 잃게 된다고 주장한다. 또 정부의 복지 부담도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위스도 지난 2015년 6월, 모든 성인에게 매월 2,500스위스 프랑, 우리나라 돈으로 약 3백만 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 보장제 도입을 놓고 국민 투표를 했다. 하지만 반대표 76%로 부결됐다.
액수가 좀 적었다면 찬성표가 훨씬 더 늘었을 거라는 의견이 많아 사실상 시간 문제라는 전망도 있다.
선진국에서 기본소득 보장제를 경제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내놓은 까닭은, 인도와 나미비아에서의 실험이 성공적이었기 때문이다.
먼저 인도를 살펴보자.
인도 마디아프라데시 주 8개 마을 주민들에게 2011년 6월부터 2012년 8월까지 유니세프의 지원을 받아 기본소득 실험을 했다. 성인 1인당 200루피(약 3,300원), 어린이는 1인당 100루피(약 1,600원)를 매달 지급했고
다음 해에는 돈을 올려줬다.
100루피는 인도에서 달걀 5개와 쌀 1kg을 살 수 있는 금액이니 빈곤이 사라지고 주민들의 삶이 점점 바뀌었다.
아프리카 남서부에 있는 나미비아도 2008년 1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기본소득 보장제를 실험했다. 나미비아 안에서도 가장 가난한 마을인 오치베라 오미타라Otjivero-Omitara 마을 주민 930명을 대상으로 매달 100나미비아 달러(약 8,000원)를 지급했다.
당시 나미비아는 실업률이 60%였는데 이 실험을 한 결과 실업률이 15%p 감소한 45%를 기록했다. 성인 1인당 평균 소득도 200나미비아 달러(약 1만 6000원)에서 389나미비아 달러(약 3만 1000원)로 올랐다. 사람들은 생활여건을 향상하기 위해 예전보다 더욱 많은 돈을 썼고 자연스레 경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실험에도 한계가 있다.
지역과 기간이 모두 한정되어 있었고, 필요한 기금도 사전에 모았기 때문에 가능했으니 말이다.
결국, 정부가 기본소득 보장제를 운용하려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재원을 조달할 방안이 필요하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간의 일자리가 위협받으면 기본소득에 관한 논의는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이다.
프랑스 총리실 산하의 정책연구기관인 프랑스 스트래티지France Strategie는 2016년 10월 「차별의 경제적 비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이 내용은 노동 시장에서 여성과 이민자 등에 대한 고용과 승진에서의 차별을 없애는 것으로 향후 20년간 국민소득을 1,500억 유로(약 186조 원)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500억 유로는 2015년 기준 프랑스 국내총생산의 약 6.9%! 20년 동안 연간 국내총생산을 0.3%p씩 올린 것과 같다.
차별은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여성과 이민자 등이 고용 시장에서 차별을 받으면 그만큼 노동 공급이 줄어들고, 이는 노동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노동 비용 증가는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비용을 증가시켜 생산물과 서비스의 가격이 오르고 국민소득이 줄어든다.
또 고용과 승진에서 차별이 존재하면 그만큼 능력 있는 인재들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막힌다. 결국, 차별하는 기업은 우수 인재를 놓쳐 그렇지 않은 기업들에 비해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한다.
경제 전체적으로는 생산성이 떨어져 국민소득이 준다. 여성과 이민자 등이 차별받으며 이들의 실업이 증가하면 실업 급여 등으로 공공 지출이 늘어나는 것이다.
핀란드의 기본소득 보장제도 실험, 프랑스의 고용 차별 방지 제안.
이 모든 것들은 다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짜낸 비책이다. 우리나라에 100%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이런 노력으로부터 배울 점은 분명 있을 것이다. 과연 한국은 지금의 경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글 및 사진 출처 : <1cm 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