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야라마즈 Oct 28. 2023

멸치 친구 함시(Hamsi)

튀르키예음식은 케밥밖에 없나요? EP.

한국에 도리뱅뱅이 있다면, 튀르키예에는 함시 타바(Hamsi Tava)가 있다.

함시 타바 Hamsi Tava

튀르키예에서 함시 타바와의 첫 대면에 떠오른 건 어린 시절 아빠와 함께 여섯 시 내고향에서 본 도리뱅뱅이었다.


'뭐야?.. 도리뱅뱅이랑 똑 닮았네..? 아니 도리뱅뱅은 이름에 뱅뱅 돌렸다 쳐도 함시타바는 왜 이런 모양으로 튀기는 걸까? 형제의 나라라더니 이런 것까지 비슷한 거야?' 이런저런 생각하며 내 머릿속에서 꼬리를 물수록 접시 위엔 함시의 꼬리도 덩달아 쌓여갔다.


23년 기준 1키로 24TL(1,200원)정도 한다.

함시는 멸칫과의 생선이고 서양에선 앤초비라 부른다. 결론은 우리가 아는 멸치다.

튀르키예 생선 어획량의 약 80%를 함시가 차지하고 흑해 연안에서 많이 잡히니, 다른 생선들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 튀르키예 국민생선 중 하나이다.


튀르키예인들은 함시 타바. 함시 필라브. 함시 디저트 (상상도 안 가고.. 도전하기에도 겁나지만.) 등 함시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만드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메뉴가 함시타바이다.


튀르키예 시푸드 레스토랑 생선들은 주로 도미과의 생선들을 판매하였는데, 이런 생선들의 가격은 당시 가난한 유학생 주머니 사정상 선뜻 사 먹기 어려웠다.

그 대안이 함시 타바였는데, 맛도 멸치와 비슷할뿐더러 가격면에서도 유학생이던 내게 언제나 든든한 음식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튀르키예 생선 요리 중 하나가 되었다.

프라이팬에 구워내는 함시 타바

함시 타바 이름이 왜인지 익숙하지 않으신지? 일전에 소개했던 미드예 타바(홍합 튀김)처럼 튀겨낸 음식이다.

함시타바는 함시에 옥수수 가루를 묻혀 프라이팬에 동그랗게 둘러 깔고 기름을 자작히 부어 튀기듯 구워낸다.

반대쪽 또한 노릇하게 구워낸 뒤 접시에 담아 낸 뒤, 레몬과 기름진 맛을 잡아주는 생양파 루꼴라가 함께 나온 다. 함시위로 레몬즙을 뿌려서 대체로 꼬리는 떼고 먹는데 그렇게 억세지 않으니 꼬리까지 먹어도 무방하다.

냉동 제품으로도 판매한다. 프라이팬에 구워내기만 하면 된다.

튀르키예에서 함시는 거의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11월 말부터 1월 사이가 가장 제철이며, 흑해지역과 이스탄불 그리고 이즈미르에서 보드룸으로 이어지는 지중해 지역도시들에서는 함시축제까지 열린다.

그즈음 튀르키예 여행을 한다면 꼭 한번 맛보기를 권한다.


글을 쓰다 보니 함시타바가 먹고 싶어 진다.

내년 봄 기장 멸치 축제에서 겨우내 기름기가 잘 오른 멸치를 한번 사다가 튀겨볼까? 아니, 축제에서 한번 팔아 보면 꽤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으려나?

작가의 이전글 가을에는 카박 타틀르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