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을 차리기로 결심한 이유
하루에도 몇 번씩 하루에는 많은 생각이라는 조각들이 모여서 완벽한 하루가 완성된다.
이 책방은 내 마음상태와 같은 곳으로 내 글 제목이 '하루 한 조각들로 운영하는 책방'으로 결정했고, 여기에 내 '경험과 생각'이라는 책으로 가득 채워 드디어 책방을 열 수 있게 되었다. 그 시작은 너무나 순탄치 않았다.
브런치 스토리라는 작가등단을 하기까지 한 다섯 번은 떨어지고 자신이 없어서 한 동안 서류를 넣지 않았다. 하지만 글은 한글파일, 블로그, 내 일기장, 기타 등등에 곳에서 글을 미친 듯이 써 내려갔다. 그동안 다행히 혼자가 아니었다. 비록 얼굴 한 번 본 사이는 아니지만,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글 쓰는 친구들>이 있어서 내 글은 각이 져 있는 편이었지만, 피드백을 스펀지처럼 빨아먹으려고 계속 글을 쓰며 점점 둥글고 부드럽게 됐다. 그리고 그동안 써내려 갔던 글을 주섬주섬 꺼내서 브런치스토리에 다시 서류를 냈다.
그다음 날 브런치에서 메일이 왔었고, 메일을 확인하고 나는 내 눈을 솔직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탈락의 쓴 맛을 많이 본 나는 전에 받아보았던 문구와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고 첫 문구가 너무 강렬하게 눈에 띄었지만, 한국인의 말은 끝까지 들어야 하는 법.
글을 정독해 보아도 나는 '합격'인 것을 깨달았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얼떨떨한 것이 원하는 대학교에 붙었을 때와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노트북을 들고 가장 먼저 부모님께 가서 이야기를 했다.
"저 작가 됐어요!!"
엄마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셨고 갸웃거리셨다. 나는 노트북 화면을 들이밀며 설명을 하였고, 그동안 노트북으로 글을 쓰는 것은 알고 계셨지만 단지 '취미'로 끄적이는 글로 생각을 하셨을 수도 아니면 메일링서비스도 하고 있기에 그것을 하는 것으로 생각을 하셨을 수도 있지만 나와 부분에서 강렬한 문구라고 생각을 하셨다.
"다슬아 네가 정말 작가가 된 거야?"
"네!"
나는 마냥 해맑은 아이처럼 대답을 하였고, 취직을 건강상에 이유로 미뤄지고 있었는데 이게 웬 떡이람? 직업이 생긴 것에 놀라웠다. 그날부터 나의 번아웃으로 인한 내 자존감은 살포시 한 번 빼꼼하고 내적으로 환기가 되는 느낌이었다. 작가등단하기까지 침울하고 암울한 하루를 무기력하게 지내고 있었다. 물론 자기 계발적인 일들도 했었지만 그게 하루아침에 취직으로 가는 길은 아니었기에 항상 내 어깨는 무거웠다. 그래서 글은 나에게 있어서 마음의 환풍구이자 내 가장 큰 재능인 무거운 엉덩이로 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였다.
내 나이가 한 번쯤은 사회생활을 해봤을 햇 병아리 같은 나이라는 것을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대학동기나 친구들의 소식을 보며 알게 된 지 꽤 되었으니 취직이나 인턴십조차 못하는 상황인 나는 그 암울함은 마치 '사회라는 기계에서 사람이라는 부품이 굉장히 많지만, 그 부품조차 안 되는 사람'인 것 같고, 쓸데없는 아니 쓸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꾸준히 노력을 해왔고, 글을 계속해서 쓴 결과는 내 생각보다 너무나 달았다. 많은 축하한다는 메시지는 낯설도록 생소하였다. 난 한 없이 신기로움에 취해있었다. 내게 알 수 없는 기분은 나를 포근하게 감싸 안듯 안정을 느끼며.
한 강연에 제목이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천국은 없다'라는 제목이 정말 명언인 제목인 것 같다. 계속 노력하는 것은 '도망'이 아니라 앞으로 지나가는 것이고, 단지 도착을 아직 못하였을 뿐.
앞으로 나아가서 나는 작가가 되었다.
그러나 작가가 처음부터 꿈은 아니었지만, 그저 글을 쓰는 것이 나조차 '취미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어엿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고등학교 때 잠시 미워하였던 사미인곡을 쓰신 '정철'선생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역시 사람일은 아무도 모른다.
이런 방식으로 하루의 한 조각들로 책방은 운영된다. 책방 주인으로서, 작가로서.
그렇게 문을 오픈하였다.
@write_dase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