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릇파릇한 20살에 좋아했던 1살 많은 선배가 있었다.
지금은 어디가 좋았는지도 정확한 포인트는 '친절함'이었던 것 같다. 갓 20살인 나는 '호감'에 대한 것에 미숙하고, 어려웠다.
내 동기들은 여우들이 많았다. 이 뜻을 굳이 풀어서 이야기를 '내숭'들이 부린다는 것인데, 나는 그들에 비해 정말 곰 그 자체였다.
지금은 '곰'보단 '여우'가 낫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때에 나는 마음이 가는 대로 가는 모험가였다.
"오늘 생일이라면서요?"
우리 학교는 운동회라는 것이 있었지만, 그날 같이 먹으려고 그렇게 내가 밥을 산다고 이야기를 해서 점심을 얼떨결에 같이 먹었고, 생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엄마께 말씀하여서 베이커리가게에서 케이크와 조그마한 쪽지 그리고 샴페인을 샀다. 물론 내 카드로 산 것이긴 하다.
"아.. 응 고마워.."
그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 선물을 받아갔다. 그렇게 '밥 잘 사주는 후배'가 되어가기 시작을 하였다. 그때는 몰랐다.
그 이후로 그를 데리고 가서 대학로 근처에서 스테이크나 파스타를 먹고 내 카드를 시원하게 긁었다. 그때는 '내가 살 수도 있지.'라는 생각을 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바보 같은 짓이었다. 그런 그는 점점 '고맙다'라는 이야기는 없었다.
그러다가 한 번은 빼빼로를 주었다.
"다슬아 밥 사줄게."
'해가 서쪽에서 떴나?'라는 생각과 함께 항상 가던 파스타를 먹으러 갔었다. 그저 '웬일이지'라는 생각이 들 뿐.
한몇 달 지나서 나는 병원에 갈 일이 되었는데, 카카오톡 메시지로 '뭐 해?'라고 시작해서 내가 있는 병원과 본인 집과 걸어서 30분도 안된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검사를 하고, 진료는 빨리 끝나는 편인데 '갈까? 말까?' 하는 식으로 해서 나는 이야기를 했다.
"택시비 줄 테니까 와"
그는 택시비라는 말이 솔깃했는지 몇 분도 되지 않아 병원 쪽으로 와서 간단한 검사를 하고 있고, 엄마는 그에게 이것저것 사주었다. 내가 좋아했던 남자기에.
"뭘 좋아할지 몰라서 샀어요."
"감사합니다."
이러면서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진료가 간단하기에 금방 들어갔다가 나와서 점심때쯤 되어서 엄마는 가까운 한식집을 데리고 가서 한정식을 시켜서 굉장히 이것저것 나오기 시작을 하였다. 그는 잘 먹겠다는 말과 함께 정말 복스럽게 먹었다. 그리고 엄마가 보여서 그런지 조금 더 신경 써서 나를 챙겨주는 느낌이긴 했다.
"집까지 데려다 줄게요. 시간 내줘서 고마워요."
엄마는 웃으시면서 이야기를 했다.
"아니에요. 가까워서 괜찮아요."
그는 꾸벅 인사를 하고 본인 집 쪽으로 가버렸다.
서로의 거리가 멀어지자 그에게 메시지가 왔다. 그 메시지는 계좌번호였는데 그때는 계좌번호라는 것을 잘 모를 때였다. 왜냐하면 나는 돈거래를 안 하는 사람이기에.
"엄마 이게 뭐예요?"
"계좌번호인데?"
그때 당시 왜 계좌번호를 줬는지 싶어서 나는 '왜?'라고 답장을 보냈다. 돌아온 답변은 택시기본요금 보내라는 말이었다.
"기본요금이 어떻게 되더라..."
"그냥 만원 보내"
엄마는 실소를 터뜨리면서 말씀하셨고, 나는 기본요금이 넘는 돈을 보냈다.
"보냈어요"
한숨을 푹 쉬다가 실소를 꺄르륵하고 웃었다.
'내가 왜 이런 사람을 좋아했었지'라고 생각을 하며 찌질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