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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슬 Jun 05. 2024

글 쓸 팔자라더니..

인생에 주입식 교육이 절반이상이라 모르겠어.

글을 하루에 2편에 글을 써야 되는 사람이 되었다. 작가가 된 나로서는 아직 초보작가의 욕심인지 당연한 일을 하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하고, 둘 다 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것은 '글쓰기'이다.  


글 쓰기.

 

사실 배워본 적이라고 하면 초등학교 논술교육밖에 기억이 안 난다. 이 부분이 포인트이다. 주제를 정해주고, 맞춤법과 '자유로움'을 부여받은 글 쓰기를 그때 처음해보았다. 그리고선 내 글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그때 듣는 학생이 별로 없었다. 나처럼 독서를 좋아하는 학생이 별로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독서와 함께하는 논술학습'이라는 홍보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라는 '어른들의 콘텐츠'는 학부모에게는 굉장히 '교육적이며 혁신적'인 프로그램이었으나, 대부분이 이것에 대체적인 반응들은 부정적이었다.



 

"국어시간에도 교과서로 책을 읽고, 숙제로도 책 읽는 것 귀찮은데.."

라는 이야기를 하며 대부분 양육자의 등쌀에 못 이겨선 이 말을 논술교실 선생님 앞에서 한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 보면 굉장히 충격적으로 악한 행동이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저학년에 '귀차니즘과 하기 싫어요!' 하는 저학년 아이들의 나름의 저항에 표현이었다. 악의 없는 선한 표현이랄까.


그때 나는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툭! 하고 <주제>라는 것을 주시고선 이것에 대하여 토론해 보자라고 이야기를 하였을 땐 나도 처음에는 당황을 상당히 하였다. 하지만, 이 공간에서는 정답도 오답도 없는 정말 자유로운 공간이었다. '너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하며 서로의 의견에 존중해 주는 분위기였다. 그 분위기가 부드러웠으며, 편안하였다.


그 공간을 벗어난 '수업시간'은 화자에 들려주고 싶은 말을 생각을 했어야 됐고, 내 의견은 소용이 없는 말이었다. 한 번은 수업시간에 제 생각을 적었는데 '수업시간에 배운 이야기를 써야지'라는 말을 듣자마자 '아.. 앞으로는 수업시간에 배운 이야기를 외워서 써야 되는구나. 내 생각은 시험에는 필요가 없구나.'라고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한 번에 초등학교 때에 논술교실을 계속 다니고 싶었지만, 기억이 흐릿하지만 교육하는 학생이 적은 관계로 종료되었다. 종료되기 전에 상황은 이랬다. 어느새 선생님과 독대를 하며 교육받을 때, 수업을 종요하자고 운을 떼었을 때, 어린 내가 팍팍 우겨 '저는 선생님과 토론하는 게 재밌고, 책 읽는 것도 신나요.'라는 말에 선생님께서는 부드러운 생크림처럼 사르르 녹아선 내 귀여운 생떼를 받아 어떻게든 논술교실을 이어나갔지만 종료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나의 글 쓰기와 생각을 펼치는 자유로움은 약 12년은 수업시간에 발목을 잡힐 수도 없었다. 항상 독자의 생각대신 작가의 의도나 시대상의 이야기를 꼭 반영한 것을 마치 시를 외우듯 달달 외웠어야 됐었다.

그 유명한 주입식 교육을 머릿속으로 열심히 때려 박았다.

아직도 정철의 '사미인곡'과 이육사의 '청포도'는 잊히지 않는다. 정말 단단히 박힌 것 같다.

 

그리고 그 12년간 의무교육에 기간을 꽉 채운 뒤, 나는 '대학교'라는 곳에 '사회복지과'로 들어가게 되었다.

사회복지 과하면 빠지면 서운해할 만한 '프로이트' 이론을 주제로 팀플레이를 했었어야 됐었다. 팀플레이도 하는 것에 멍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교수님은 마이크를 붙잡고 말씀하셨다.

"사회복지이론에서 프로이트이론에 대해서 자유롭게 토론을 하고, 한 명씩 간단하게 발표를 해봅시다."

이 말을 듣고 동기들끼리도 우당탕탕 팀플레이를 하였다. 서로 이게 맞나? 저게 맞나? 마치 화자의 말을 파악하려는 듯이 이야기를 나눴다.


내심 생각으론, '에이 정답이 있지만, 제대로 이해를 했나 토론을 해보라는 것이 분명해' 하며 내 의견도 나눴고, 발표도 하였다.

내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 이 이론에 요점을 파악을 했는지, 못하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나의 생각과 의견'이 중요했다.


모두에게 교수님은 말씀하셨다.


"왜 그런 생각을 했죠?"

라는 말에 기지를 발휘하여 대답을 하였지만,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다.  


시험지를 보았을 때는 한 문제지만, 3~4문제가 있고, 마지막에는 항상 <'자신의 의견'을 쓰시오.>가 복사+붙여 넣기 마냥 쓰여있었다.

'정말 내 생각이 중요한 것이었어?'

하며 덜 익은 과일처럼 떨떠름했지만, 이게 대학교 수업에 매력인가 싶기도 했다.

 

필수교양 중에 '창작과 글쓰기'이라는 과목이 있었는데 맞춤법과 글쓰기 방법 등을 다시 배우는 기회가 있었다. 재미있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였다. 왜냐하면 12년간 주입식 교육이 내 발목을 잡고 있기에 더욱더 어려웠다. 내 생각을 적는 것이 어려던 것 같다. 그전까지는 '답정너'였지만 지금은 마치 '고삐 풀린 말'이 된 기분이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아서 생각하라니까 달려야 될지 휘청휘청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겨우 글쓰기 과목을 끝난 것 같았다.


 졸업을 하고나선, 딱히 글 쓸 일이 있어봤자 입사를 위한 자기소개서와 양식이 있는 문서가 다 일 줄 알았다. 입사를 하더라도 '정해진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사회복지전공을 살려서 할 것이기 때문에 많은 '내 생각'을 펼칠 일이 내 인생에 없을 줄 알았다.

그렇다.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 될 줄 몰랐다. 글을 쓰는 것, 독서를 좋아하지만 '작가'라는 직업을 가질 줄이 누구 하나 알지 못하였다.

내가 '문예창작과'나 '국문학과'를 나온 것이 아니기에 글을 쓰는 것이 조금은 예전보다는 무게감이 있고, 깊이가 있고, 어려움이 있게 느껴졌다.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지만, 글을 어떻게 써야 될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왜냐하면 워낙 잘 쓰는 사람들도 많기도 하고, 내 글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크기 때문에 글 쓰는 공부를 하기에 '수업'을 듣기에는 수업료는 너무 비쌌다. 어떠한 글공부를 다시 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고민 중이다. 그래서 리스트 中 독서가 있긴 하다.


아직 내 글은 투박하고,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마적인 혹은 '날 것'의 표현들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지만, 독서로 순한 맛으로 쓰려고 하고 있다. 나 스스로와 독자를 위해.


여담으로,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어느 날 재미로 무료사주팔자 같은 것을 본 적이 있었는데 생년월시를 적으라고 있길래 예전에 엄마가 어렴풋이 이야기해 준 시간(미숙아라 몇 시에 태어났는지 엄마도 모른다. 급박한 상황에서 빨리 세상에 나왔기에.)을 대입하여 친한 언니와 결과를 보았더니, 엄청 충격적인 결과가 내 눈앞에서 펼쳐졌다. 맹신하는 건 아니지만, 약간은 소름 끼쳤다.


'공무원, 사회복지사, 작가' 사주적으로 어울리는 직종이라고는 적혀있었다.

남을 도울 팔자. 글을 쓸 팔자.



어쩐지 글 쓸 팔자라더니..


지금 그 길을 가고 있는 건가 하며 피식 웃음이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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