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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슬 Nov 25. 2024

평화를 연주하는 허클베리핀

내가 '허클베리핀'이라는 밴드에 알게 된 계기는 나의 인생드라마인 '악마판사'OST인 'Tempest'였다. 입문 곡이라 할 수 있다. 그녀의 중성적인 목소리가 내 귀를 사로잡았고, 기타 소리 또한 드라마와 멜로디였다. 드라마 종영 후에도 내 플레이리스트에 떠나지 않는 곡이었기에 수다도 떨지만, 음악이야기도 하는 은아언니에게 링크를 공유했다.


언니에게 돌아온 답변은 서로가 서로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네가 허클베리핀을 어떻게 알아?"

다소 놀랍고, 반가운 말투였다.


"악마판사라는 드라마를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보았고, 보컬은 중성적이어서 좋았고 기타 소리도 과하지 않은 드라마와 잘 맞는 노래여서 요즘에도 듣고 있어."

나는 대답을 하고, 내 머릿속에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만들어진 밴드'지만, 내가 좋으면 좋은 것 아닌가. 그때는 팬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한 곡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음 그러면 눈이라는 곡이 있는데 들어봐. 이번에 나온 노래야! 힐링이 되는 곡이야!"


나는 잠시 유튜브로 가사를 함께 보며 노래를 들었다. 딱 듣자마자 왜 언니가 힐링이라는 단어를 썼는지 이해가 갔다.



오늘은 밤이 조금 길 것 같은 기분이야 언제부턴가 너는 말이 없고 슬퍼 보여


무슨 일인지 고개 숙인 채 두 눈을 감고 있어


아무도 위로하지 않는 밤이 다가왔어 그래도 넌 언제나 괜찮다고 말했지만


혼자인 밤 네가 어떨지 난 자꾸만 걱정됐어


<허클베리핀- 눈> 가사



'눈'이라는 허클베리핀이라는 밴드에 스며들어갔던 것 같다. 나는 내가 굉장히 마이너 한 취향인지 알았지만, 그 생각을 깬 것은 은영언니였다


" 내가 기존에 아는 밴드들은 텔레비전에 주로 예능에 나와서 홍보도하기도 하고, 음악방송에서 자주 나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밴드에 'ㅂ'자도 모르는 아이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보일 것이다. 이러한 대화를 하면서 지방 사는 사람이지만, '홍대병'에 걸린 건가 싶었다. 그저 내 주변 또래가 내가 좋아하는 밴드들을 몰랐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도출된 것이다.


"허클베리핀은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도 되었고, 꾸준히 공연도 하시고 계셔. 아! 그리고 장애인인권에 관심도 많으셔."

은영언니와 은아언니는 마치 '허클베리핀'이라는 과목이 있다면 외워서  툭! 하면 한 가지를 물어보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유튜브로 다양한 영향력을 허클베리핀을 펼쳐내고 있었다. 각자의  스타일로 영상이나 문서 그 외 많은 본인들의 스타일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무리를 해서라도 서울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인생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에 묘미라고 하면 묘미일 것이다. 라이브방송이나 영화를 유튜브에 올라와있을 때 그때서야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의 슬픔이 가라앉는다. 20주년 콘서트도 라이브방송으로 완벽한 충족은 아니지만, 팬으로서 기분이 좋았다.


밤을 가르는 이야기-이기용


이기용 님이 집필하신 책이 최근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책을 선물 받게 되어 읽게 되었다. 첫 페이지인 '갈가마귀'를 한 3줄 정도 읽었을 때, 글을 굉장히 깔끔하고 읽기 편하게 독자 입장을 배려하여 쓴 것 같았다. 정말 담백하고, 깔끔한 시작이었다.


두 번째 챕터인 2집 나를 닮은 사내 <사막>에서 지금의 허클베리핀이 되기까지의 간단한 서사와 새로운 보컬을 찾은 '이소영'님의 이야기가 나온다. 기타를 연주하지 못하여  연습을 하는 에피소드와 연습하는 가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밴드지만, 아이들이 수업이 끝난 학교에서 연습을 한다는 장면과 다른 곳들에서 연습하는 장소가 이해가지 않았다. 친근감은 있지만, 이때 아직 태어나지 않은 몸이기에 너털웃음을 지으며  20세기의 이야기는 참 신비롭다고 생각했다.


5집 까만 타이거 <숨 쉬러 나가다> 휴식을 취하러 간 제주도에서 왜 하필이면 '새'라는 존재에 꽂힌 것일까? 하며 궁금증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을 때 '나는 하룻밤 사이에 새에 대해서라면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라는 부분이 청자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사이다 같은 화자인 것 같았다. 결국에는 '새'라는 존재는 우연히 만난 만남에 선물인 것에 단번에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우연히 찾은 취미같이 말이다.


6집 오로라피플 <항해> 은 펜션에서 일어나는 우당탕탕 일어나는 에피소드이다. 선장님과 대화에서 가슴이 찡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거미'에 유독 눈이 갔다. 왜냐하면 저자가 주는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읽으면서 거미라는 존재는 이번 생에는 다르게 태어났지만, 은근하게 손이 많이 가는 룸메이트 같은 느낌이 들었다.


7집 The Light Of Rain <비처럼> '레코드가게'에 눈이 가기도 하였지만, 음반발표나 가수를 검색을 해보았는데 역시나 태어나지 않았을 것을 같다. 레코드가게가 주는 임팩트와 에피소드가 청춘드라마 같았다.


이 책을 선물을 받고 나서 몇 번을 정독을 했는지 모르겠다. 가사들과 음악소리 들어보니 기타 소리와 노랫소리가 주는 힘은 강하다고 요즘에  생각을 깊이하고 있다.



누군가에겐 힐링을 주고, 삶에 원동력, 팔레스타인전쟁을 반대하는 소리를 냈듯이 사회적 선한 영향력을 주는 평화를 연주하는 밴드 '허클베리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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