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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은 그녀는 그저 먼지일지도 모른다.

by 다슬

그녀는 4년 내내 강박에 시달리기도 하였다. 학교라는 울타리가 4년이었기에 이 울타리가 풀리자 '경주마'처럼 겁 없이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실은 허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큰 벽들의 연속이었다. 점점 그녀는 어쩔 수 없는 '양'으로 변하였다.


주변사람들이 모르는 '불안과 불면'을 생성시켰다. 점점 그것은 무기력으로 변하였다. 그쯤 우연히 본 동기들의 근황은 백설공주에 나오는 새빨갛게 생긴 맛있게 보이는 독사과였다.


그녀는 그것을 알면서도 독사과를 한 입 크게 베어 먹었다. 외국에 워킹홀리데이를 간 사진, 유학, 취업 내가 누릴 수 없는 것들을 보고 그저 사회복지학과를 그리워하고, 취업대신에 <건강관리>라는 큰 산을 보듬고 키워야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싶었다.


'젠장'

다소 사포처럼 거친 말이 내 머릿속과 입안을 뒹굴어 다녔다. 그러기에 논문이라는 논문은 내가 수집을 할 수 있는 글을 다 읽어보았다. 그러나 < 아직 완치방법이 없다>라고 쓰여있어서 마치 이건 무슨 기분이랄까.


머릿속이 엄청난 공포를 느끼는 여러 감정이 뒹굴러 다녔다. 과연 그것을 어떤 감정으로 정의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분노? 우울? 억울함? 충격? 불안?


나는 하나의 감정이 아닌 불안 VS분노 또는 슬픔 VS불안. 이런 식으로 서로 대립되는 감정들이 얽히고설켜있기에 혼란스러웠다. 그 감정만 있었던 것이라면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나의 취업의 길을 꽈-악하고 막아놓았다. 그게 내가 살아가는 동안이라니..

게다가 건강관리를 열심히 하면 '좋아지면 다행, 나빠지면 어디가 또 문제일까?'라는 애매한 상태라고 생각을 한다.(왜냐하면 식사 규칙적으로 하기, 약 잘 챙겨 먹기, 스트레스 최대한 덜 받기라는 다소 당황스럽고 현대인에게는 애매하게 관리를 해야 되는 것이다. 특히 수면시간을 조율이 아닌 통보로 오후 9시에 취침이라는 말은 지금도 노룩 패스이다.)


"오후 9시에 주무시는 게 좋습니다."

교수님은 로봇처럼 이야기하셨다.


" 그때 잠도 안 오기도 하고, 제 인간관계는 어떻게 하죠?"

나는 당황스러운 표정과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다. 왜냐하면 <작가>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기에 다들 이해를 못 하는 분위기지만, 아주 신기하게도 밤 또는 새벽에 가장 창작이 잘 되는 시간이다. 굳이 의사 선생님께 내 직업을 말하지 않았기에 나는 그저 '백조'이다.


"... 어쩔 수없죠."


<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이 왜인지 모르겠지만, 무책임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그 말을 들은 뒤로 더 이상 할 질문도 없어서


직업을 못 가진다는 생각에 밤에 누우면 생각이 들었다.


'길을 잃은 난 이 사회에서 그저 먼지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블랙홀같이 생각이 빠져들었다. 이 시대에는 AI가 미친 듯이 인간에 속도를 따라오고 있고, 오죽하면 '이 시대에 대체불가능한 사람이 되어라'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전공의 미련이 남아서 계속 내가 작가라는 것을 망각하고 지내는 일이 많아진다.


'언제', '어디가', '어떠한 이유로' 아플지 모르기에 일반회사를 다니기에는 병원진료를 보는 곳들도 많아서 '어떻게 해야 되나?'라는 생각도 든다. 아마 그래서 글을 쓰면서도 좋으면서도 현실에 협의와 조그마한 적성이 있기에 그나마 만족하고 있는 것 아닐까?


지금 나는 다시 자아를 찾고 있는 중 아닐까. 길을 잃어버려 멘붕이 되어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길을 잃은 난 이 사회에서 그저 먼지이지 않을까'


나는 되고 싶다.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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