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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슬 Jun 21. 2024

잘못된 성교육.

잘못된 정보로 받은 성교육.

초등학교 6학년 때 다른 반과 합반을 하여 그때 당시 '좋아하던 아이'의 반과 합반 했기에 성교육을 같이 받게 되었다. 보건선생님이 아닌 외부강사님이 오셔서 교육을 받는다고 소식이 들려와서 왁자지껄한 분위기였다. 한 중년 여성이 문을 열고 '얘들아, 안녕?' 하며 인사하며 들어왔다.


기본적으로 성교육에서 배우는 '여성의 성기모양'', '남성성기의 모양'을 보여주며 각 성별의 다른 점을 이야기했고, 2차 성징의 과정, 남녀가 성관계를 맺을 때 피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에 대하여 교육을 하면서 점점 이상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자가 짧은 치마를 입으면 남자에게 꼬리 치는 것이다. 그러니 여자들은 짧은 치마대신 바지를 입던지 해야 된다."


"짧은 옷을 입고, 밤에 돌아다니면 꼬리 친 사람은 여성이기 때문에 강제적 성관계를 가져도 여자에게도  책임이 있다"

등등  어린 나이에도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하여 남녀 상관할 것 없이 '그건 아닌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지만, 아이들의 외침을 외면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이 생기는 이유는 에이즈가 걸린 남녀가 만나서 관계를 맺으면 '반드시' 장애인이 태어나기 때문이란다."

이 말을 듣고 한참을 얼떨떨하며, '엄마께서는 내가 조산아로 태어나 산소호흡이 원활하지 못하여 뇌출혈이 발생하여 뇌병변 장애를 판정받았다.'라고 설명을 해주셨는데 점점 나는 혼란스럽기 시작하였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은 나를 쳐다보기 시작하여 얼굴은 뜨거워지고, 나도 모르게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교실을 나가고 싶은 생각과 혼란스러움이 내 머릿속을 망가뜨려 놓고 있었다.


'저 성교육강사가 장애인을 혐오하는 사람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성교육을 마친 후에는 나는 성적수치심만 느끼게 된 것과 함께 나의 존재가 '성병 덩어리에서 나온 괴물' 같은 혼란스러움이 가득해서 그때는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슬픔보다 혼란스러움이 컸던 순간들이었기에.

그래서 정말 무미건조한 상태로 어떻게 수업들을 들었는지 기억조자 나지 않는다. 그때 당시 학교에 있는 어른들과 성교육 내용에 대하여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성교육강사'라는 타이틀이 주는 전문지식을 갖은 사람이 뱉은 말이니 그대로 믿어야 된다는 어린 생각을 갖은 딱 초등학교 6학년 소녀였다.


엄마차를 타고 하교 후에 저녁식사를 하며 엄마얼굴을 보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뒤섞여서 하고 싶은 말은 있으나, 입안에서만 맴돌았다. '엄마도 여자인데 내가 이걸 물어보면 엄마가 상처를 입진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하니 머리가 지끈지끈거렸다.


"엄마"

힘들게 입을 떼었다.


"왜? 오늘 하루종일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

라며 반찬을 밥에 올려주시면서 말씀하셨다.


"엄마 에이즈 걸렸어요?"


"뭔 소리야 에이즈는 성병이야! 성병"


"오늘 성교육시간에 장애인이 태어나는 이유는 에이즈 걸린 남녀가 만나서 성관계를 가지면 반드시 저처럼 장애인이 나온대요.. 그러면 요즘 '도가니사건'사람들도 다 부모님이 에이즈환자인 거예요?"라고 울먹거리다가 울음이 터지고 말았었다.


이때  뜨거운 감자였던 <도가니사건>을 이야기까지 하면서 말했었다.. 뉴스를 통하여 어떠한 사건인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가 그렇게 정신없는 소리를 한 거야?"

라며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물으시며, 휴지로 내 눈물을 닦아주셨다.


"성교육강사님이요."


" 그건 잘못된 정보야 에이즈 안 걸렸으니, 걱정하지 마. 우리나라 장애인들은 다 에이즈 환자이게?"

라고 하시며, 에이즈에 대한 설명도 해주셨다.


나는 이상했던 부분이었던 '여성의 옷차림과 여성이 짧은 옷을 입고 밤길을 다니면 강제적 관계를 갖게 되어도 여성 책임이다.'라는 부분도 말을 했다.


"그 사람 큰일 날 사람이네"

라며 엄마는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저녁식사 후, 엄마가 나를 샤워를 시켜주시고, 숙제를 하고 나선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엄마께 말씀을 안 드렸다면 나는 잘못된 지식으로 망상에 헤엄치고 있었을 것이다.


다음날.


보건선생님이 나를 부르고선, 하실 말씀이 있다고 담임선생님과 이야기를 하여 수업 한 시간을 빼고 나는 보조선생님과 함께 보건실로 향하였다.


"다슬아, 음료수 먹을래?"


"네 감사합니다."


"내가 너를 부른 이유는 어제 성교육을 받을 때 상황을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


나는 어제 있었던 성교육시간에 있었던 이야기를 엄마께 했던 이야기 그대로 했었다.


"그건 잘못된 정보야. 다슬아 알고 있지?"


'네'라고 대답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성교육하신 강사님이 다슬이를 보고 사과하고 싶다는데 다슬이 생각은 어때?"


"보고 싶지 않아요"

나는 단호하게 이야기를 하였다.


대화가 마무리가 되고, 점심시간 종이 울려서 보조선생님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선, 엄마와 간식을 먹으며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오늘 교감선생님과 면담을 했어."


"네? 왜요?"


"교감선생님이랑 성교육시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그 성교육강사 직업이 '목사님'이래.  교감선생님도 직업이 '목사'라서 믿고, 외부강사로 고용하였다는데 이번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있을지 몰랐는데 죄송하다고 사과하시며  앞으로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외부강사를 철저한 검증을 통하여 외부강사를 선정하겠대. 교감선생님이 '그 성교육강사가 어머님 얼굴을 뵙고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엄마는 받으실 거예요?"

""아니, 그런 사람 얼굴 보기 싫어."


"저도 보건선생님이 그 성교육강사가 제 얼굴을 보고 사과하고 싶다고 했는데 싫다고 했어요."


"잘못된 성교육을 받았으니, 보건선생님이 성교육 한 번 더 할 거래. 걱정하지 마."


"다행이네요."


한숨을 쉬면서 약간의 안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잘못된 정보로 신념을 갖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본인이 갖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강요하는 사람이 제일 무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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