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이 직장상사가 된다면

우울증 MZ세대의 대학원 생존기 (4)

by 다샤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


딸기 양은 오늘도 수련장을 찾았다.

그녀는 궂은 날씨에도 몸이 부르터져라 곤봉을 휘두른다.


"수련은 잘 되고 있느냐."


얼마나 지났을까, 스승님은 근엄하게 등장하셔서는 긴 수염을 매만지신다.


"오셨습니까, 스승님."


딸기 양은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한다.


"지난달에 주신 훈련량을 모두 채웠습니다."


"흠흠."


스승님은 딸기 양에게 어디 한번 실력을 보자는 눈짓을 한다.


긴장한 딸기 양.

하지만 최선을 다해 연습한 곤봉 실력을 선보인다.


"헉헉... 여, 여기 까집니다, 스승님."


"흠흠. 그래..."


스승님은 잠깐 생각에 잠긴 듯 눈을 감는다.


한 줄 평이라도 기다리던 딸기 양.

그때, 스승님이 갑자기 적당한 말이 생각난 듯 눈을 부릅뜨고 말한다.


"그래, 지난번에 얘기했던 사업은 어디까지 진행됐지?"


"예?"


딸기 양은 뜻밖의 화제 전환에 당황하지만 예를 갖추어 대답한다.


"예, 말씀하신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습니다.

곧 딸기 농장을 시찰하러 시찰단이 오실 것입니다."


"흠흠. 그래..."


스승님은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빈틈없이 준비하거라. 이번 시찰을 무사히 통과해야 투자금을 받을 수 있느니라."


딸기 양은 자신도 모르게 곤봉을 내려다본다.

스승님은 그런 제자의 속뜻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재빨리 덧붙인다.


"투자금을 받으면 이 수련장이 얼마나 좋아질지 잊은 것은 아니겠지?

딸기 농장이 잘 되어야 이 수련장도 잘 되는 것이니라. 알겠느냐?"


"아, 예, 스승님..."


딸기 양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인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스승님은 흡족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를 뜨려는 듯 헛기침을 한다.


"저, 스승님, 제 곤봉 수련은-"


"어, 그래. 아직 수련이 더 필요하겠구나. 다음 달에는 훈련량을 두 배로 늘리도록 해라."


어마어마한 말을 남기고는 홀연히 사라지는 스승님.

딸기 양은 잠시 귀를 의심하고는 착잡한 마음을 달래며 멀어지는 스승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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