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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서점 Mar 29. 2024

공항시장 식물 답사기


공항시장 식물 답사기


도시 곳곳에 식물이 피어있습니다. 어쩌면 도시가 생기기 이전부터 식물은 그 자리에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서점에서 2020년에 펴낸 김태훈 사진집 [도시는 식물이다]는 방화동과 공항동 인근 도시가 변하는 모습과 식물이 피고 지는 모습을 빗대어 만든 사진집입니다. 작가는 그 과정을 그리며 마지막 말을 덧붙였습니다. 


‘앞으로 이곳은 또 어떻게 변화하고 우리의 삶은 또 어떻게 변화할까.’ 


공항시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모습입니다. 어디는 천장이 뚫려 비가 오면 물이 새고, ‘생맥주를 고집하는 집’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폐허처럼 변한 그곳에 식물이 자랍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초여름, 공항시장에 핀 식물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괭이밥

토끼풀과 닮은 이 풀은 고양이가 소화가 안되거나 탈이 났을 때 뜯어 먹는다고 해서 괭이밥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개미자리(개미나물)

작고 흰 꽃이 피는 개미자리(개미나물)은 개미가 많은 곳에서 자라 붙은 이름입니다. 쉽게 만날 수 있는 식물이니 길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나눕시다. 안녕! 


가막사리

가막사리는 쉬는 논 근처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강서구에 논이 많아서였을까요. 종자로 번식하는 가막사리는 강서구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생명력이 강한 쑥은 흔히 볼 수 있는 풀입니다. 개똥쑥, 인진쑥, 참쑥 등 40종이나 되는 쑥은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습니다만, 토양에 있는 중금속을 흡수하기 때문에 아무데서나 캐먹으면 안됩니다. 인간이 되려다 인생 종 칠 수도 있거든요. 


그 외에도 민들레, 미국개기장, 우산이끼, 방아, 질경이, 붉은서나물, 약쑥, 망초, 플라타너스, 참마, 망초, 포도, 나팔꽃, 호박, 앵두, 실파, 돌나물, 명아주, 환삼덩굴, 닭의장풀, 담쟁이덩굴, 냉이초 등이 공항시장에 피어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언젠가 출판될 공항시장 식물도감에서 만나주세요. 


주위를 둘러보면 작고 소중한 것이 참 많습니다. 사라지기 전에 눈에 담아두고 싶은 것도요. 변화를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또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날 날이 있으리라 살아가는 모습도 저 식물이나 도시와 닮지 않았나요.  


* 강서소식지 방방 2023년 7월호에 쓴 글입니다.



다시서점,

김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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