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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서점 Apr 01. 2024

싱가포르라는 도시 정원을 산책하며 (1)

무법지대를 만들면 됩니다

2022년 8월에는 싱가포르에 다녀왔습니다. 처음으로 계획을 세우지 않고 간 여행이었습니다. 계획에 없던 여행. 여행 가기 3일 전에 비행기표를 예매하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숙소를 미리 잡아 놓은 친구를 따라 시작한 여행이었지만 티웨이는 지연되어서 친구는 인천에 남고 저만 먼저 에어프레미아를 타고 싱가포르로 출발했습니다. 


창이공항에 도착해 와이파이를 연결하자 쏟아지는 친구의 문자. 티웨이는 결국 결항되어서 호텔에서 쉬고 있다는 말. esim은 생각보다 연결이 잘 되지 않아서 한참을 씨름하다가 고젝으로 택시를 호출했습니다. 새벽 4시 즈음 숙소에 도착한 나는 짐을 풀고 잠에 들었습니다. 이상한 여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숙소 근처는 대학과 싱가포르국립박물관 등이 있어 산책하기 좋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씻고 밖으로 나선 저는 숙소 주변 지리를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숙소는 V hotel bencoolen. 호텔 옆에 지하철 역과 편의점이 있어 편했습니다. 나중에 이곳저곳 돌아보니 숙소 주변 분위기도 좋은 곳이었어요. 직원들도 친절했고요. 


편의점에서 100plus 한 병을 사서 걸어다녔습니다. 예전에 이 음료가 한국에 들어올거라고 음료 SNS 담당자분이 이야기하셨던 것 같은데 볼 수가 없네요. 말레이시아에 갔을 때 기억이 나서 편의점에 들릴 때마다 사 마셨습니다.


100plus를 만든 회사는 인쇄업으로 시작해 탄산수 사업과 인쇄, 미디어 사업까지 하고 있습니다. 저는 11년 차 서점이 되었지만 아직도 어떤 것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합니다. 확실한 게 아니면 승부를 걸지 마라 뭐 그런 거.


대학 옆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치킨마요 샌드위치와 커피를 한 잔 시켜 마셨습니다. 싱가포르 사람들이 사용하는 영어는 알아 듣기가 어려웠어요. 서로 답답해 하는데 다른 직원이 웃으며 응대해줘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맛은 그냥 저냥. 앉아서 여행 전에 찍어 놓은 구글 지도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싱가포르에 있는 내내 만난 자바 구관조(Javan Myna). 겁없이 테이블 위를 펄쩍펄쩍 뛰어 다닙니다. 황인찬 시인은 어떻게 구관조를 씻겼을까요.


대학가에서 조금 걸어 나오자 싱가포르 국립 도서관이 보였습니다. 16층 높이의 도서관은 센트럴 공공도서관, 드라마 센터, lee kong chian 참고 도서관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찾아보니 설계부터 효용성까지 두루 갖춘 곳이었습니다. 


싱가포르 국립 도서관

https://www.nlb.gov.sg/main/home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knoc3&logNo=221977686172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dibrary1004&logNo=221524702483 



도서관 구경을 한참 하는 중에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이제 창이공항 도착. 티웨이 XX.'


걷다 보니 유튜브에서 보았던 브라스 바사 콤플렉스가 보였습니다. 서점들이 모여 있다고 해서 궁금했는데 친구가 오기 전까지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브라스 바사 콤플렉스

https://www.brasbasahcomplex.com/

https://www.instagram.com/brasbasahcomplex/

https://www.facebook.com/BrasBasahComplex/ 


서점, 갤러리, 악기상이 모여 있는 브라스 바사 콤플렉스는 낙원상가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예전에 낙원상가 사장님들을 인터뷰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 사장님들이 해주셨던 말도 떠올랐고요. 


'사람들은 같은 업종의 상점이 모여있으면 경쟁이 치열하고 되려 장사가 안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낙원상가는 이렇게 모여있기 때문에 강점이 생기는 것'이라고.

한국에서는 수많은 청년몰이 생겼다가 사라졌습니다. 임대료를 깎아주고 행사도 열어줬는데 왜 안 되었을까요. 다시서점도 종로4가 지하도상가에서 청년상인으로 시작했지만 금방 떨어져 나왔습니다.


지원 조직이 지원이 아닌 기획을 하려 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 극악의 촌스러움을 감당하는 것은 청년들이 아닌지요. 사람이 없는 곳에 청년들을 우겨 넣으면 그게 될까요. 


오만 생각을 하다가 서로 어울릴 수 있는 업종을 50팀, 100팀만 한 건물에서 오래 장사할 수 있도록 있게만 해주어도 그들이 자립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 사업장을 차린 친구들이 아무것도 모르면서 답답해 하는 것도 있습니다. 전자세금계산서를 본인이 해줘야 하는지 상대방이 해줘야 하는지를 모르는 사람들도 있으니. 지원 조직은 기초적인 사업 초기 세팅을 위한 지원과 세무 교육 프로그램만 해줘도 충분합니다.


제발 지원 조직은 지원을. 그들이 각자의 개성을 펼칠 수 있도록 그냥 내버려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이제는 그런 사업들이 진행될 리 만무하지만... 그건 다 그네들이 의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말 뿐이었기 때문.


하는 데까지는 이 업을 계속 하겠죠, 낙원피아노
https://www.dasibookshop.com/blogPost/untitled-210


EVERNEW BOOK STORE 영신서국

중화권 책과 공산주의 포스터, 중고 그림책 등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외관 사진을 찍고 있는데 사장님이 제지해서 무슨 일인가 들어봤더니 서점은 마음대로 찍어도 되는데 자기는 나오지 않게 해달라고. 아 쏘리 쏘리 오케이 오케이.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들 대부분 비슷한 생각인 듯 합니다. 저도 그 마음 알지요. 사진은 거의 외관만 촬영했습니다. 


서점은 생각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인근에 대학이 많아서 인지 모르겠지만 프린트 숍이나 문구점도 있었습니다. 그냥 구경을 와도 둘러볼 곳이 많아서 시간이 훌쩍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또한 거의 두 시간 가량 서점들을 구경했습니다. 구경하면서 계속 느끼는 건 서점은 공간이 넓어야 하는 구나. 책 속 문장과 문장 사이에 여백이 있듯이 서점에도 여백이 있어야 하는 구나.


흥미로웠던 [thank you, mr lee].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를 추모하는 사진들을 모아 놓았습니다.


책 마케팅과 퍼블리싱 하는 방법을 소개한 책. 어디나 생각은 비슷한지도 모르겠습니다. 10여년 전 독립잡지를 할 때 사람들에게 고기 낳는 방법을 가르쳐 주듯이 책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 새로운 무대가 열릴 거라고 말했었는데 어느 정도 그런 시대에 사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그리던 모습의 시대는 아니지만요. 


가장 흥미로웠던 Basheer Graphic Books. 디자인 서적과 예술 서적이 많은 서점이었는데 보유하고 있는 도서도 많고 구매욕이 생기는 책들도 많았습니다. 한국에 비슷한 서점이 있을까 떠올려 보았는데 비슷한 곳들은 있지만 또 다른 느낌인 듯 합니다. 서점마다 사람이 많았는데 저렇게 손님이 많았던 게 언제였던가 싶네요. 


Basheer Graphic Books

https://www.basheergraphic.com/

https://www.instagram.com/basheergraphic/

https://www.facebook.com/BasheerGraphic/ 


브라스 바사 콤플렉스 구글 지도 

https://goo.gl/maps/9A6AHdeRBJopwMBF6 



벤쿨렌 역으로 친구 만나러 가는 길. 브라스 바사 콤플렉스에서 나와 숙소 쪽으로 걸었습니다. 차도와 인도가 넓어서 운전자도 보행자도 편하게 다닐 수 있었어요. 걷다 보니 한국의 정치인들이 싱가포르의 도시 계획을 비롯해 도시 주택 정책을 성공적인 모델로 보고 벤치마킹 하려는 것이 이해가 갑니다. 도시 국가이지만 땅을 효율적으로 잘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인구가 600만도 되지 않는 도시국가이지만 자가 보유율이 90%가 넘는 건 역시 리콴유 총리 덕입니다. 1960년대 싱가포르의 자가 보유율은 9%대. 70년이 지난 지금 싱가포르에는 토지 국유화 개념이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의 민주 진영과 보수 진영 가릴 것 없이 참조한 싱가포르의 도시 계획은 정보를 찾아볼 수록 흥미로웠습니다. 


싱가포르는 다른 것보다 건물을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여행을 가기 전 싱가포르는 똑같은 건물을 짓지 못하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검색해보니 싱가포르 건설청에서는 유사한 디자인의 건축물에는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식민시대 건물과 다양한 양식의 건물, 고층 건물이 뒤섞여 있어 그 자체로 볼만한 풍경이었습니다. 시가지도 곳곳에 있고 centre와 호커센터가 시가지마다 있었습니다. 서울로 치면 명동과 을지로와 주택가가 계속 연달아 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 


곳곳에 종교 시설도 많았는데 힌두 사원 옆에 도교 사원이 있거나 교회 옆에 절이 있는 모습은 이색적이었습니다. 싱가포르가 다민족 국가이다보니 다른 주체들을 싱가포르라는 이름 아래 묶어야 하는, 묶을 수 있는 종교화합유지법 같은 법도 생기고 'racial harmony day' 같은 기념일도 만들어 화합하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일단 법으로 제정하고 장려하다 보니 노력의 결실을 맺는 것 아닐까요. 법이 무서워서일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중국인 밀집 지역은 무법 천지입니다. 흡연 구역이 정해져 있고, 벌금도 있다고 들었는데 금연 마크 밑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호커센터 내에 흡연을 하면서 식사를 하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흡연자들이 침을 안 뱉는 건 좋았다고 해야 할까요.


모든 싱가포르인이 내셔널 데이 하나로 뭉칩니다. 실례로 식당에서 내셔널 데이를 축하한다고 말했더니 "싱가포르의 생일이다. 고맙다."라고 답했습니다. 이건 화교건 인도계건 말레이계건 다 마찬가지였습니다. 여행을 갈 때마다 의도치 않게 그 지역축제가 열린다거나, 국경일이거나, 좋아하던 뮤지션과 통화를 하게되는 행운이 있습니다. 싱가포르 여행 때는 내셔널 데이 시기여서 더 많은 볼거리가 있었습니다.



숙소 옆에 있던 아카데미. 1938년부터 시작한 싱가포르 최초의 예술 학교입니다. 한국에서도 유학을 가는 듯 합니다. 우리나라 예대 앞이었으면 밤낮으로 술 먹고 있었을 텐데 조용했습니다. 술 먹는 장소가 따로 있는 지도 모르겠지만요. 


Nanyang Academy of Fine Arts
https://www.instagram.com/nafa_sg/ 



싱가포르의 8월은 무더웠지만, 추운 날씨를 괴로워하는 저는 동남아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송파 바쿠테 (Songfa bak kut teh)라는 식당을 찾아 걸었습니다.



힘들게 걸어서 도착한 송파 바쿠테 본점. 이날도 27000보 가량 걸었습니다.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많이 걷게 되는 것 같은데 이날은 슬리퍼를 신고 걸어서 더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관광객을 받는 대부분의 식당이 QR코드로 주문을 하게끔 되어 있었는데 esim으로는 링크 연결이 잘 안 되어서 딱 바쿠테와 밥만 시켰습니다. esim이 문제였던 것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옆 테이블에 한국분들은 늦게 와서 빨리 주문하는 모습을 보아서... esim 사용은 조금 공부를 해보고 나서 해야할 듯 합니다. 그 이후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요.


맛은 후추로 간을 한 갈비탕 느낌. 살이 잘 발라져서 편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한자를 보니 육골차. 고기 뼈 끓인 담백한 맛이었습니다.


송파 바쿠테 이외에도 바쿠테 집이 많았는데 식도락 여행이라면 바쿠테 집들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송파 바쿠테
11 New Bridge Rd, #01-01, 싱가포르 059383 

https://songfa.com.sg/

https://maps.app.goo.gl/FQy51s8dWWaGSY5B7 



산책이라 쓰고 행군이라 읽습니다. 9사단 용사 둘은 그렇게 다시 행군을 시작했습니다. 


싱가포르는 도시 전체가 정원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았습니다. 건물 곳곳에 도시 정원이 있고 그 때문인지 무더운 날씨지만 숨 막히는 더위는 아니었습니다. 고개를 살짝 돌리면 또 다른 색다른 풍경이 펼쳐져서 걷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차이나타운 불아사 


불아사(佛牙寺)

Buddha Tooth Relic Temple 


2007년에 지어진 불아사는 부처님의 왼쪽 송곳니에서 이름을 따온 절이라고 합니다. 이 송곳니는 인도의 쿠시나가르에 있는 다비를 발굴해 모셨다고 하는데 부처님 진신사리는 왜 이렇게 많은 걸까요. 전 세계 곳곳에 내 뼈가 퍼져있다는 생각을 해보니 썩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절에 갈 때마다 자등명 법등명 자귀의 법귀의가 떠오릅니다. 중생들은 무엇에 귀의하고 있는 걸까요.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

자기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으라는 부처님의 마지막 유훈.


그래도 적멸보궁이라고 하니 합장을 해봅니다. _()_


적멸보궁
사찰에서 석가모니불의 진신사리를 봉안하는 불교건축물.




“내가 멸도한 뒤 너희를 보호해 줄 이가 없을 것이라 걱정하지 마라. 내가 설하고 제정한 법과 율이 너희를 보호할 것이요, 너희의 스승이다. 윗사람 아랫사람이 서로 화합하여 예의와 법도를 따르도록 하라.” 


“그대들에게 할 마지막 말은 이렇다. 모든 것은 변하고 무너지나니 게으름 없이 정진하라. 나는 게으르지 않았으므로 바른 깨달음을 얻었느니라”


모든 것은 변하고 무너지나니... 그저 게으름 없이 살아 깨달음을 얻을 뿐. 화합하고, 예의 있게.



맥스웰 푸드 센터 (Maxwell Food Centre)
차이나타운에 있는 호커 센터.
https://goo.gl/maps/TzsjxRGFo6F6YjaG7 


싱가포르의 다문화 음식문화인 '호커'(Hawker)는 국가 주도로 운영되는데 노상에서 운영되던 식당들을 한 곳에 모아 가게를 차려주고 임대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종각과 인사동 사이에 화신먹거리장터라는 포장마차촌이 있었는데 호커 센터와 느낌이 비슷했습니다. 화신먹거리촌은 오세훈 서울 시장이 첫 재임 시절 시절 '걷기편한 종로거리 만들기' 사업을 통해 600여개의 노점을 정비하고 이면도로 안쪽으로 몰아 넣었습니다. 


이후 대부분 철거되었고 몇 집만 남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곳곳의 호커센터를 보면서 노점상 양성화가 어렵지 않아 보이면서도 한국의 실정에 맞추기는 어려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시민의 편의를 위해 사업을 만든다기보다 사업성을 보고 판단하니까요. 


해외연수라는 명목 아래 배울 것을 배워오지 않고 오는 이들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책이 헛것이라고 하지만, 제게는 배움이 없는 자가 헛것입니다. 여전히 시민의 삶에 관심을 두지 않는 이들이 금뱃지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몇몇 호커센터를 제외하고는 위생적이지 않습니다. 음식을 받자마자 바퀴벌레가 보이기도 해서 위생에 예민한 분들은 많이 신경이 쓰일 법 합니다. 말레이시아 포드딕슨에서도 호커센터처럼 여러 식당에서 음식을 구입해 테이블에 앉아 먹는 곳이 있었습니다. 인접한 나라이다 보니 비슷한 시스템을 쓰는지도 모르겠네요.


싱가포르로 가는 비행기에서 넷플릭스 [길 위의 셰프들: 싱가포르]편을 보았습니다. 치킨라이스에 대한 자부심이 커보여서 기대했는데 잘 삶은 닭고기와 밥이었습니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국민 음식이라지만 맛이랄 것은 없습니다. 부정적인 의미의 '맛없다'가 아니라 맛이 없습니다. 무맛. 



8월 9일은 싱가포르의 독립기념일입니다. 1965년 말레이시아에서 분리 독립한 날로 제가 갔던 내셔널 데이는 57번째. 가장 큰 축제이자 독립기념일이라는데 곳곳에서 도로를 통제한다는 표지판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리콴유의 이야기는 흥미롭습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도시국가와 국부이자 독재자였던 리콴유라는 초대 총리의 모습은 전쟁 후 폐허가 된 한국과 역대 대통령의 모습과 비교해보아도 그 차이점이 두드러집니다. 리콴유 총리는 전경련 국제자문단회의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 재벌은 고작 2%의 지분으로 30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건 불공정합니다. 잘못된 거죠."


그의 말처럼 우리나라는 재벌 중심으로 경제를 급성장 시켰고 쿠테타로 정권을 잡았지만 싱가포르는 강력한 반부패 정책과 선거, 영국식 법과 제도를 통해 국가를 발전시켰습니다. 



싱가포르 관광의 모든 것이 모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마리나 베이. 마리나 베이에 있는 5성급 호텔 마리나베이 샌즈(Marina Bay Sands)는 싱가포르에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들리는 곳입니다. 싱가포르 여행 대부분 이곳에서 1박을 하고 옥상 수영장에서 사진을 찍는 코스를 넣지요.


내셔널 데이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미리 선정된 사람들만 입장할 수 있다고 하던데 다음 날 미디어코프를 통해 본 내셔널 데이 행사는 육군의 날 + 소방의 날 + 항공의 날이었습니다. 낙하산 고공 낙하를 하시던 분이 다치셨는데 그 다음 날 방송에서 환하게 웃으며 뉴스에 나오시더라고요. 해마다 내셔널 데이 테마송이 나오는 듯 합니다. 재미있네요. 하지만 싱가포르 국가가 더 좋았습니다.


2022년 내셔널 데이 테마송

https://youtu.be/IScTJbj_6kc


Anthem of Singapore

https://youtu.be/2w4LoMWPVjo


한화에서 설계했다는 마리나 베이 샌즈. 그리고 싱가포르의 상징 머라이언.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좋은 포토 스팟은 이쪽입니다요. 중국인들은 남들이 사진을 찍건 말건 그 앞으로 지나가거나 하니까 쫄지 말고 사진을 찍습니다.



마리나 베이는 산책은 물론 러닝을 하기에도 좋아서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면 아침 저녁으로 조깅을 하는 것도 좋을 법 했습니다. 버스킹을 하기도 하고 저녁에는 호텔 앞에서 레이져 쇼를 하기도 합니다. 한국이었으면 관할 구청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도록 자유롭게 나두었을까요. 무엇이 관광객을 머물게 하는지 고민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마리나 베이는 무엇보다 야경이 아름답기 때문에 천천히 걸으면서 모습을 즐기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내셔널 데이 때는 몇 만 명이 몰릴 정도로 미어터지니까 일찍 가있던지 멀치감치에서 구경하셨으면 좋겠네요. 아직도 코로나 안 걸린 게 신기방기합니다.




동남아식 꼬치 요리인 사테를 파는 야장이 있다고 해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을지로 노가리 골목 같지요. 빈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와서 주문을 받고 음식이 나오면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생각보다 더 많이 늦게 나옵니다. 시킬 때 한 번에 시키는 것이 좋은 듯 해요. 맥주는 따로 주문했는데 다 마셨을 즈음 사테가 나왔습니다. 


Lau Pa Sat

https://goo.gl/maps/SfhUhcigPfi9S59i7 



적당히 식어서 나옵니다. 한국이었으면 금방 나왔을 텐데... 라고 생각하다가 우리는 이런 강박을 가지고 사는 건가 싶어서 조용히 먹었습니다. 가족 단위부터 회사원, 학생, 관광객이 왁자지껄 마시고 먹습니다. 물론 술을 많이 마시는 건 한국인과 중국인뿐. 빈 자리가 보이면 빠르게 앉아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금방?! 아무튼 와서 테이블 닦아줍니다. 빈 테이블이 보이면 후다닥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상책. 새우는... 좀 덜익어서 나왔습니다. 괜찮겠지 하고 먹어서 그런지 괜찮습니다. 다른 곳에서 식사를 하고 가볍게 술을 마시러 오기 좋은 듯 합니다. 


저녁에는 도로를 막아 야장을 펼칩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광경이어서 그런지 흥겹습니다. 맛을 떠나서 분위기 때문이라도 가게 될 곳입니다. 얼마 전,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냐?'라는 질문에 "무법지대를 만들면 됩니다."라고 대답했는데 '자율성을 보장한다.'라고 말할 걸 그랬습니다. 자율성이 쌓이고 쌓이면 무질서 속에도 질서가 생깁니다. 무작정 걸어도 걷다 보면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매일 여행을 떠나고 싶고, 자주 사라지고 싶고, 종종 한국에 머물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점점 없어지는 요즘입니다. 




다시서점 스테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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