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도서란, 우수 출판 콘텐츠의 제작을 활성화하고 책 읽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매년 출간되는 도서 중 우수한 국내 콘텐츠를 선정하는 제도입니다.
『철학하는 50대는 미래가 두렵지 않다』가 2021년 상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된 것이다. 선정된 책은 나라에서 800만 원 치를 사준단다. 그리고 전국 도서관에 배포한단다. 출판사 대표는 ‘세종도서 선정도서’라는 스티커를 붙여 책 홍보를 다시 하려는 모양이다. 이제야 출판사에게 면이 좀 서는 것 같다.
얼마 전, 반디앤루니스라는 대형서점이 부도났다는 뉴스를 봤다. 안 그래도 어려운 출판사들이 받을 돈을 못 받겠다, 우리 대표님 더 힘들지 않나, 내가 팔리지도 않는 책 써서 여러 사람 못 살게 만드는구나 우울했더랬다. 요즘 어려웠는데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웃는 대표님 말씀에, 연락 없다며 서운해했던 내 마음 씀씀이를 한 대 쥐어박았다.
대표님은 브런치에 연재하고 있는 내 글도 꼼꼼하게 읽고 계셨다. 이 글들은 가을에 책으로 나올 예정이다. 대표님 자신이 좋아하는 글은 작가의 삶이 드러나는 글인데, 앞부분 글에는 그게 보이지 않는다면서 조심스럽게 조언해 주셨다. 돌려 말하기 싫었다. 그 부분 다시 쓴다는 말은 내가 먼저 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잘 읽히지 않는 부분은 거의 다 그렇다. 그렇게 못 살면서 그렇게 사는 척 쓰면 읽는 사람이 금방 안다. 억지 글이기 때문이다. 그런 글은 쓰는 사람도 곤혹스럽다. 잘 안 써진다. 삶과 글은 서로 닮는다.
『철학하는 50대는 미래가 두렵지 않다』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질퍽할 때 쓴 글들을 모아 고쳐 쓴 것이다. 출판사 요구사항은 세 가지였다. 첫째 공감, 둘째 공감, 셋째 공감. 읽는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써달라고만 했다. 덕분에 철학 내용은 확 뺐다. 회사생활 20년 그리고 은퇴를 준비하면서 경험했던 쓴 이야기를 썼다. 그제야 출판사 대표가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