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눈물을 본 날
(이 글은 교육적 성찰을 위한 기록이며 모든 이름은 가명입니다.)
아이들이 왁자지껄 보드게임을 하던 교실,
잠잠하던 현준이(가명)가 드디어 마음을 조절하지 못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이 먼저하고 있던 게임을 자기가 하겠다고 뺐으려하고 떼를 쓰기 시작하더니,
친구들이 먼저 하던거라 ‘안 된다'는 거절 한마디에 제어 장치가 풀려버린 듯 몸부림치고 화내기 시작했다.
"나 학교 안 올 거야!"
자기를 잡는 내 손길을 마구 뿌리치고 협박하듯 뱉어내는 아이의 말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일단은 그 아이의 행동을 찬찬히 지켜보았다.
아이는 내 얼굴 가까이 다가와 다시 한번 외쳤다.
"학교 싫어! 안 올 거야!"
그 날 선 외침 속에서 나는 역설적이게도 아이의 간절함을 읽었다.
어떻게든 어른인 나에게 감정적인 파동을 일으키고 싶어 하는, 일종의 애달픈 신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그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현준아, 학교에 오기 싫은 마음이 들었구나. 선생님은 네가 오기 싫으면 오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해. 지금 바로 집으로 갈래?"
나의 무심한 질문에 아이는 멈칫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진 얼굴로 안 가겠다고 답한다. 그 명료한 판단력을 보며 나는 묘한 희망을 보았다. 아이를 단단히 붙들고 있는 가정의 힘을 느낀 순간이기도 했다. 말로는 학교를 거부했지만, 사실은 그러면 안 된다는 선을 정확히 알고 있었으니까.
점심시간, 아이는 내가 뽑아주었던 그림을 접어 던지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고집을 피웠다.
“이거 필요없어”, “다 필요없어! 다 저리가!”
그런데 화를 내고 생떼를 쓰는 아이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다 나는 멈칫하고 말았다.
아이의 눈에 맺힌 그렁그렁한 눈물 때문이었다.
분명 화를 내고 있는데, 왜 저 아이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는 걸까.
저 눈물은 분노일까, 아니면 알아달라는 애달픈 신호일까.
나는 나도 모르게 조용히 자리를 일어나 그 아이 옆으로 다가가 눈물을 조심히 닦아주었다.
내 손길을 쳐내긴 했지만 어쩐지 힘이 많이 빠진 느낌이었다
방과 후 알림장 검사 시간, 아이가 쭈뼛거리며 다가와 슬그머니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아이를 도와주시는 활동사 선생님의 달램 덕분이었는지 본인의 진심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서툰 글씨로 '선생님 화내서 죄송해요'라고 적혀 있었다. 그 짧은 문장이 내 마음의 빗장을 스르르 녹였다.
하교 길, “현준이 이리와” 하곤 아이의 손을 잡고 하교를 했다.
오늘은 왠지 그 아이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잠시 다른 아이들을 지도하느라 손을 놓게 된 찰나,
아이가 바쁘게 내 손을 다시 찾아 쥐는 게 느껴졌다.
놓치지 않으려는 듯 힘이 들어간 작은 손의 온기.
그 순간 나는 느꼈다. 이 아이도 누군가에게 단단히 붙들려 있고 싶었구나.
이 아이와 나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직은 어떤 것도 단정 지을 수 없다.
다만 나는 오늘처럼 최선을 다해 그 손을 맞잡아줄 뿐이다.
현준아, 네 인생의 '로또' 같은 선생님이 되어줄 수 있게 내가 더 노력해 볼게.
우리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다정하게 만나자.
"별을 품은 아이, 현준이와의 만남은 이제 겨우 6일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앞으로 이 아이와 저의 관계가 어떤 계절을 지나 어디로 흘러갈지는 감히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다만 올 한 해가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눈부시게 성장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해 그 작은 손을 맞잡아보려 합니다.
때로는 벅차고 힘들었던 순간들이 글을 써 내려가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치유'와 '승화'로 피어남을 느낍니다. 아이와 제가 함께 겪어낼 서툴지만 아름다운 성장 기록을 이곳에 남겨보려 합니다. 저희의 여정에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