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몸과 마음이 서로 다른 말을 할 때
어느 날 현준이(가명)는 그림책 <나쁜 씨앗>을 가져와 내 앞에 내밀었다.
그러고는 이제 자신도 '점잖은 씨앗'이 되겠노라 선언했다.
하지만 아이의 다짐은 현실의 벽 앞에서 자주 무너졌다.
어느 날, 아이는 "복수할 거야!"라고 외치며 스스로 코피를 냈다.
악다구니를 쓰며 주변을 밀쳐내고, 온몸으로 세상을 향해 쾅쾅 발을 굴렀다.
소란스러운 몸짓에 아이들은 겁에 질렸고,
한 아이가 조용히 다가와 조언했다.
"선생님, 이런 상황엔 다른 선생님을 불러 성찰실로 보내야 해요. 전 학년 때도 그랬거든요."
아이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규정대로라면 격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나는 소리 지르는 아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대답했다.
"응, 그런데 현준이가 울고 있어서……."
내 말에 아이도 현준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더니
"아……"
하고 나지막이 탄식을 뱉었다.
자리로 돌아간 아이가 친구들에게 속삭였다.
"현준이가 울고 있대."
이 한마디는 아이들에게 전이되어 모두를 침묵하게 했다.
몸은 세상을 향해 칼날을 세우고 있었지만, 아이의 눈에 고인 눈물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너의 마음은 그 순간에도 '점잖은 씨앗'이 되고 싶었던 걸까...
말썽을 부리는 몸 뒤에 숨겨진, 울고 있는 마음.
너는 네가 되고 싶은 그 모습이 될 수 있을까.
나는 끝까지 너를 돕는 조력자가 될 수 있을까.
아직은 서툰 우리지만, 이 1년이 지나고 나면, 우리 두 사람 모두 한 걸음 성장해 있기를.
너의 눈물이 헛되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때로는 벅차고 힘들었던 순간들이 글을 써 내려가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치유'와 '승화'로 피어남을 느낍니다. 아이와 제가 함께 겪어낼 서툴지만 아름다운 성장 기록을 이곳에 남겨보려 합니다. 저희의 여정에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