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저리가 나서
떠났다.
첫 번째 목적지는
투명한 마을-
모든 것이 투명하다.
사람도 동물도 사물도 모두
유리처럼 투명하다.
자세히 보니 마음의 생김새가
조금씩 다르다.
뿌옇거나 금이 가 있다.
마음이 티 없이 맑고 깨끗할수록
사랑받는 세상인 듯했다.
어떤 이가 나에게 말했다.
마음에 금이 많이 간 사람일수록
잘 피해 다니면 돼요-
그러나 곧 알게 되었다.
마음에 금이 간 사람들은
알아서 집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숨어서 부서져갔다.
순간 답답해진 나는
얼른 버스를 골라잡고
그 마을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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