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진정한 나를 되찾는 여정
우리 안에는 누구나 어린 시절의 기억과 그때의 감정을 간직한 ‘내면의 아이’가 있습니다. 이 내면의 아이는 우리가 성인이 된 후에도 여전히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곤 해요. 때론 그 시절의 상처나 미처 풀리지 않은 감정들이 현재의 감정과 행동에 얽혀 고통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상처들을 돌보고 내면의 아이와 소통하는 과정은,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치유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어요. 오늘은 내면의 아이를 돌보는 방법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내면의 아이와 편안히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려보세요. 그 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나에게 말을 걸고 있는지 들어보는 거예요. 예를 들어 어릴 적 외로움을 자주 느꼈던 사람이라면, 그 아이는 지금도 여전히 "혼자라서 외로워"라고 속삭일 수 있습니다. 그런 감정을 느낄 때마다 “그렇구나, 그때 많이 외로웠구나. 지금은 내가 옆에 있어 줄게”라고 다독여주면 좋습니다. 이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 아이에게 필요한 위로의 말을 건네 보세요.
또 다른 방법은 어린 시절에 이루고 싶었던 소망이나 욕구를 작은 방식으로라도 현재의 삶 속에서 실현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에 창의적인 활동을 좋아했는데 그걸 채우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좋아하는 색연필이나 스케치북을 사서 그림을 그려보는 거죠. 이렇게 내면의 아이가 원했던 것들을 현재 내가 충족해주면, 그때 채우지 못했던 결핍들이 조금씩 해소될 수 있습니다. 저도 어릴 때 책을 많이 읽고 싶었지만 여러 이유로 못 했던 경험이 있는데, 지금은 시간날 때마다 소소하게나마 책을 읽으면서 그 욕구를 채워주고 있어요. 이 경험은 나에게는 작은 선물 같아요.
감정을 글로 써 내려가는 것도 내면의 아이를 돌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일기 형식으로 그때 느꼈던 감정과 지금 느끼는 감정을 자유롭게 써보는 거예요. 처음에는 쑥스러울 수 있지만, 쓰다 보면 어린 시절의 나와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또한 그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내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더 명확하게 볼 수 있어요. 실제로 어릴 적에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를 일기장에 적어보며, “어릴 땐 엄마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했으면 했어” 같은 마음을 솔직히 적어내려가다 보면 그때의 내 모습이 더욱 생생히 떠오르면서 스스로의 감정이 해소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과거에 받았던 상처나 아쉬움에 대해 현재의 시각으로 다시 해석해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의 행동이나 주변 환경이 나를 보호하지 못했다고 느꼈을 수 있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그들의 입장에서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시각도 생깁니다. 부모님도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이나 그들도 해결하지 못한 상처가 있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 그 시절의 기억이 조금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내면의 아이와 소통하고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쉽게 끝나지 않는 여정입니다. 하지만 그 여정을 통해 우리 내면의 상처들이 조금씩 치유되고, 더 따뜻한 마음으로 나 자신을 이해하고 감싸줄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우선 내 안의 어린 나를 먼저 사랑해주는 일에서 시작해 보세요. 그 아이가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성숙한 자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