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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소금 Aug 01. 2024

마음 한편에는  휘몰아치는 파도가 산다.

파도의 말

다소금 그림


누군가가 그랬다.

하고 싶은 게 확실하고

해야 할 일이 확실한 내가 부럽다고.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예술적인 재능이 부럽다고.


표현하자면

내 마음 한편에는

휘몰아치는 파도가 산다.

어쩌면 보이기에는 그럴듯한 모양새를 갖추고

저 멀리서는 아름다워 보일지 모르겠다.

마치 멀리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처럼.


그렇지만

바다는 끊임없이 매 순간 파도가 철썩인다.

쉬지 않고 움직이며 흐르고

바위에 부딪힌다.

쉴 새 없이 바다는 자연의 춤을 춘다.


어쩌면 조금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매 순간을 헤매는 모습이.

부딪혀도

아픔을 느끼지도 못하는 모습이.

광활해서 어쩌면 공허해 보이는 모습이.

말이 없는 모습이.


그림을 그리는 나는

가끔 내가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래서 살아갈 이유를 찾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섬세하다는 건

또 다른 말로 예민해서

외부 자극에 민감하다는 말.

작은 자극에도 취약한 유리 같은 인간.

때문에 쉽사리 일을 벌이기가 쉽지 않다.

누구를 쉽게 만나기도

어떤 일을 쉽게 도전해 보기도.


그렇다면 평생 그렇게

도망 다니면서 살 거냐고 물었을 때

그러니까 내 말이 그 말이다.

어디에도 낙원은 없는데

무얼 찾아 헤매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투명인간처럼

어디에도 못 섞이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섞일 노력을 해야겠지.


어쩌면 특별하다는 그 파도는

매 순간 죽어가는 연습 중이다.


영원히 죽지도 못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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