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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송 Oct 21. 2023

온전한 이해

언제부턴가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 음식 탓인지 기분 탓인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덕분에 먹는 양이 줄었고 즐겨 먹던 간식거리를 줄였다. 하염없이 찌던 살이 조금씩 줄어가고 있으니 다행이긴 하나 낡아져 버린 위장을 생각하니 괜한 근심이 늘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는 게 부럽다던 친구가 있었다. 소화 능력이 약해 양배추를 자주 먹던 친구는 밥을 먹어도 소화할 수 있는 양이 적어 먼저 숟가락을 놓곤 했다. 그때의 나는 먹성이 좋을 때라 입 짧은 친구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제 와 소화장애를 앓고 나니 친구의 '부럽다'라는 말의 의미가 새삼 와닿는다. 나도 이제 마음껏 먹는 사람에게 부럽다는 말이 나오곤 한다.


소화장애를 얻고 나서야 비로소 친구의 마음을 이해한 것처럼 겪고 난 후에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온전한 이해, 나이가 들며 자연스레 얻어지는 거라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도 가지지 못한 이해들로 인해 때때로 오해하고 실망한다. 옹졸한 우물 속의 나는 좀 더 세상을 겪어야 하므로 내 삶에 불어오는 모든 바람을 환영한다.


그리하여 부디 깊어지기를.

온전히 너를 이해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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