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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송 Oct 21. 2023

거리 유지 실패

미루고 미루던 운전면허를 작년에 땄어. 운전 연습할 때 가장 어려웠던 게 뭔 줄 알아? 거리 유지였어. 운전석에 앉아보니 앞차, 옆 차 거리가 보는 거랑 너무 다른 거야. 금방이라도 부딪힐 것 같아 조마조마하며 주행을 마쳤어. 몇 번 타다 보니 요령이 생기긴 했지만 가끔 아찔했어. 사고가 나는 건 아닐까 하고. 연습하면 늘겠지? 그런데 있잖아, 연습해도 늘 실패하는 게 있어. 사람 간의 적정거리 말이야.


사람도 사랑도 거리가 필요하단 걸 나는 인정하기 싫었어. 사소한 것 하나까지 알고 싶었지. 서로의 방어 공간 따위 필요 없으니 마음과 마음이 온전히 포개지길 바랐어. 그러다 사고가 난 거야. 부딪히기 시작한 건 가까워서야. 애초에 우리가 적정거리를 유지했다면 어땠을까. 오래오래 볼 수 있었을까. 겁도 없이 서로를 내어주다 난 사고에 우린 누굴 탓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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