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든 이파리를 모아 두었는데 바짝 말라서 빠스락 소리가 난다. 수분을 이동시킬 일 없는 잎맥은 깡깡 말라 더 도드라져 보인다. 정이 많은 시간 도둑이 푸르른 빛을 훔쳐가고 갈빛을 조금 남겨두었다. 본래 색이 빠진 흐릿한 색이 좋다. 자기주장은 이제 접어두고 그저 받아들이는 시간을 즐기는 듯도 하고 할 일을 다 마친 여유로움도 느껴진다.
마른 잎은 조금만 만져도 바삭 소리가 난다. 푸를 때는 아무 소리도 없더니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물기가 빠져나간 이파리는 오그라진 모양대로 굳어버렸다. 유독 날이 추워서 그럴까. 마른 잎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이런저런 생각이 굴러다닌다.
겨울이 깊어져서 갈빛이 더 흐릿해지면 이제 곧 봄이 이마를 드러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