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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

잘 자는 수면시간

by 다씽

오늘 아침 일어나기 참 힘들었네. 11시가 다 돼서 잠들어서 5시 기상하면 6시간 수면이라 개운 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네.

나는 매일 갤워치를 착용하고 잔다. 수면기록을 가장 정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니까. 오늘 워치에 뜬 수면시간 6시간 52분, 그리고 수면점수 87점이다. 폰으로 연결이라는 버튼을 눌러 핸드폰 화면에 뜬 삼성헬스를 본다. 갑자기 빠밤~ 하며 골드 매달이 빙글빙글 도는 화면이 나온다. 최고의 수면이라며 축하 폭죽까지 받았다. 오잉?ㅎㅎ 나 피곤했는데...? 화면을 보며 피로감이 사라진다. 그렇다. 아 늦잠 잤어. 하며 미라클모닝을 원하는 시간에 기상하지 못했다고 좌절할 필욘 전~혀 없다. 모든 일엔 장단점이 있는 법이지. 좌절 대신 최고의 수면을 받았으니 말이다.

스토리에 기상시간을 찍어 올린다. 매일 5~7시 사이의 시간이 올라오다 보니 잠을 몇 시간 자나는 DM을 받은 적이 있다. '10~11시에 자서 6시간 이상은 잔다' 했다. 6시간. 나에게는 충분하다 생각되는 시간이다. 예전에 모 작가님은 4시간만 자면서 글을 쓴다고 했는데 그보다는 2시간을 더 자니까 괜찮은 수면시간이 아닌가 생각을 했다. DM 보낸 인친님은 놀랬다. 잠드는 시간에 놀란 것인지, 6시간 수면시간에 놀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대단하다고 했다. 수면시간이 나를 대단하게 만들어 준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러 매체에서 보면 수면시간의 기준이 8시간이라 말한다. 수면시간이 '8시간'이라는 것은 고정관념이 아닐까. 많은 수면전문가는 8시간이 수면이 최적이라 하고, 삼성헬스 어플에서 수면점수 체크 기준에 평균 7~9시간 수면시간을 좋은 점수로 쳐준다. 원래 4시간~6시간만 자도 건강합니다. 최적의 수면시간입니다.라고 이야기 했더라면 사람들의 뇌 회로는 4~6시만 자도 돼!라고 세팅되어 모두가 덜 피곤한 삶을 살아가진 않을까?

이렇게 말해놓고 사실 8시간 수면의 고정관념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은 나다. 자기 전 시계 알람을 맞추면 '00시 00분 후 알람이 울립니다'에 신경이 쓰인다. 00시 부분이 6 이상은 되어 있어야 마음이 놓이니까. 8시간보다는 2시간 적게 자면서 독서, 기록을 하며 혼자 뿌듯해하는 삶. 성장하는 삶을 산다 라는 자뻑일 수도. 이 또한 내가 정한 고정관념일 테지.

사람마다 수면의 적정시간이 다르단다. 그래서 나의 적정 수면시간을 찾아가는 중이다. 6시간 아직까지는 괜찮다. 하루를 지내는데 크게 부담이 없다. 그러나 수면시간에 집착하지 말고 그저 '잘 먹고 잘 자는 사람'이 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살아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그나저나 그 '잘'이 뭔지를 모르겠다. 그래서 수치로 계속 생각했나 보다. 네이버에서는 '잘'(부사)을 이렇게 설명한다. 1. 옳고 바르게 2. 좋고 훌륭하게. (중략) 14. (흔히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충분하고 넉넉하게.


와. 뜻 세상 많네??? 그래서 '잘' 하는 것이 참 어려웠나 보다. 잘해야 한다는 것 고정관념일 것이다.

어려서부터 '일찍자고 일찍일어나, 충분히 자야 키큰다.'라는 수면 시간, '공부 잘하니? 제일 잘하는게 뭐야?' 라는 잘하자 말들이 고정관념으로 많은 박혀있는 것은 사실이지 않나? 그렇게 배워왔고 그렇게 행했고 나 또한 내 자식에게 고정관념을 물려주고 있었다. 지나치게 일반화된 생각들이 어쩌면 우리를 힘들게 한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 반대로 그 관념을 잘 이행하고 있다면 그것은 '잘'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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