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룬이의 출발이 풍경.
00살이를 벌써 3번째 한다. 처음 제주한달살이도 해볼까? 해볼래? 그래? 하는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행동으로 옮겼을 뿐. 역시 시작이 반이라고 그렇게 시작된 살이. 가 벌써 3번 째다.
작년 여름이 맘 때 제주 한달살이, 그리고 작년 가을에는 제주도로 보름살이를 다녀왔다. 그래서일까? 2번의 타 지역 한 달, 보름살이 여행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아주 착각을 하고 있.었.다.'
물론 여행을 가기 전에 바쁘기고 했고..(라고 핑계를 대본다)
이번 살이에도 유라와 서아가 함께 하기로 했다. 이렇게 유라와 함께 여행을 가는 이유는 오늘의 글 마지막에 풀어 보겠다.
아이들이 등교, 원 하고 집에 들어온 시간 9시.
오케이! 지금부터 짐을 싸고 차에 싣는 데까지 3시가 잡고 오전 중에 짐정리를 마무리 하자!! 하며 유라에게
출발 당일 이렇게 톡을 보낸다.
'나 아직도 짐 안 쌌다ㅋㅋ' 뭔 자랑이라고 내가 톡을 보냈다.
'ㅋㅋㅋㅋ환장 아직 안 쌈?ㅋㅋㅋㅋㅋ' 어이없는지 ㅋㅋㅋ가 남발하는 유라의 톡이 왔다.
'대충 옷가지만 싸고 나머지는 머릿속에 있어 ㅋㅋㅋ 오전 중에 다 싸겠지 ㅋㅋㅋㅋ' 내가 톡을 보냈다. 톡 보낼 시간에 빨리 짐을 하나라도 더 싸는 게 빨랐을 텐데.. 이는 미룸병 말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많이 보이는 것 아니겠는가?
이 말을 들은 유라의 답변 '경력자의 느슨함ㅋㅋㅋㅋㅋㅋㅋ' 느슨함. 이 말을 듣고 더 정신 차렸야 했는데...
나는 짐 싸기를 영상으로 만들겠다고 거치대를 설치한 아주 바보 같은 선택을 했고 3시간의 긴 짐 싸기 시간을 허비하기 시작했다. 물론 영상도 이도 저도 아니게 찍혔다. 촉박한 시간에 기획 없는 촬영은 망함의 지름길이라는 걸 상기한 날.
아주 엉망진창의 짐 속에서 나름 냉장고 털이도 진행했다. 냉털은 두 번째 보름살이때부터 진행했다. 이유는? 한달살이를 하면 짐도 말할 수 없거니와 당시에는 갓 돌이 지난 두 아이들로 인한 짐이 한차였다. 트렁크가 안 보일 정도로 뒤를 꽉 채워서 보냈던 차를 생각해 본다면 냉털의 식재료는 감히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짐을 쌀 때 나름 터득한 방법
첫 번째 큰 캐리어를 집의 중앙부에 펼쳐둔다. 거실 중앙이 아니다. 거실과 주방사이의 복도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물건을 찾아 툭 내려놓고 가기 좋은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다. 그래야 시간과 동선이 절약되어 빠른 짐 싸기가 유용하다. 또 거실가운데가 아니기에 나중에 앉아서 짐 싸기도 유용할뿐더러 복도에 짐이 가득 쌓여있으니 통행에 불편함으로 빠른 짐 싸기를 자극하는 것이다. 두 번째 옷 - 신발 - 세면용품 - 화장품(치장용품) - 냉장고 - 개인용품 - 아이장난감 순으로 짐을 싼다. 여행은 사진이 반이다. 또 보름이상의 여행에서는 나름 코디를 해서 가지 않으면 사진 속의 모습이 아쉬워 옷을 구매하게 되고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하게 된다. (내 경험담이다) 옷을 정리하고 나서 신발장에 간다. 그렇게 공간의 리프레시를 하는 개념 겸 옷과 매치되는 신발, 여행에서 편하게 신을 신발을 고르는 거다. 이거만 돼도 사실 여행짐 싸기는 끝이지만 조금 더 신경 쓰고 싶다면 화장품, 악세사리 등을 잘 가져가 본다. 특히 귀걸이, 반지류등은 일주일치 약통소분함에 담아 가는데 이게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장소의 변화, 우선순위로 짐을 싸면 나름 시간이 절약된다. 싸다가 아 맞다! 이것도 챙겨야지 하면서 다른 곳으로 간다면 시간은 배가 되니 짐쌀 때 놓친 짐이 있다면 우선 스킵해야 한다. 옷을 쌀 때 놓친 짐이라면 그것은 나의 여행과 인연이 없다.라고 생각하고 과감히 패스하는 것이다. 그러다 마지막 캐리어를 닫기 전 빠뜨린 게 없는지 생각할 때 기억이 난다면 그때는 패자부활전에서 살아난 아이인 것이다.
결승전에 진출한 짐들, 패자부활전에 살아남은 짐들을 모두 문 앞으로 옮기면 내가 나갈 틈이 없을 정도로 가득해진다. 이 많은 짐을 차에 실을 것인가... 아주 고민이 된다. 들어갈까? 다 못 실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은 넣어둔다. 왜냐? 나는 보름살이 경력 자니까ㅋㅋ 작년에도 짐을 보냈는걸? 하며 여유 있게 내려간다.
축하합니다. 저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되신 짐 여러분들! 엘베 가득 짐을 싣고 내려간다. 물론 나 혼자 이 많은 짐을 옮기는 거 맞냐고? 맞다. 유모차 하나면 어디든 걱정 없이 짐을 옮길 수 있는 스킬을 가진 육아력 8년 차 짬바를 가지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내려가면서 드는 생각은 오직 하나뿐 '내려가는 동안 아무도 타지 말아라' 유독 짐을 많이 싣고 내려가는 날이면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내려가는 느낌이다.
다행이다. 아무도 안 탔다. 오전 12시 경이라 이동이 적은 시간을 이용했더니 아무도 마주치지 않았다. 지하주차장에서 테트리스를 하며 짐을 실었다. 3번의 살이를 통해 터득한 노하우는 차를 가져가는 사람이 먹거리 등의 짐을 더 챙기는 거다. 유라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여행지에서 만나기로 했다. 유라는 짐을 택배로 미리 보내기로 했다. 제주보름살이에서 그랬던 것처럼.
테트리스를 완료했다. 매번 할 때마다 느끼지만 차곡차곡 어쩜 사이즈들이 이렇게 잘 맞는지. 짐이 딱 들어맞게 채워지면 어행의 시작도 잘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짐을 차에 실을 때는 조수석 쪽 뒷부분을 조금 여유 있게 두는 편이다. 차량으로 이동을 해야 되기에 운행을 하다 보면 백밀러로 뒤를 보게 되는데 안전상의 이유로 최대한 여유 있게 짐을 넣는 것이다. 이것도 수회의 여행을 통해서 얻은 노하우이지 않을까?
아이들이 학교, 원에서 돌아오는 시간! 아주 분주해졌다. 픽업을 하고 학교가방 등은 집에 내려두고 장거리 이동을 하기 전 화장실, 출출하진 않을지 이것 저거 챙기고 나니 출발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늦게 출발하게 된 거다. 그래도 여유는 있다. 왜냐? 보름이라는 기간에 한 시간은 짧은 시간이니까.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오던 날 여행을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오히려 이게 더 좋았다. 보통 금요일 오후부터 강원도로 향하는 차들이 참 많다. 내비게이션 검색에서 보이는 시간보다 30~1시간은 더 걸린다 생각하고 가는데 정체 없이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렸다.
열심히 달려서 동해까지 도착했는데 저녁시간.. KTX를 타고 온 유라는 벌써 숙소에 도착을 해있단다. 숙소 도착 전에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이곳에 아이들도 밥 먹기 괜찮은 거 같다며 추천을 해줬다. 그런데 웬걸. 7시 30분이 라스트오더. 8시가 식당 마감시간이다. 애매했다. 가서 식사를 한다 해도 촉박하게 눈치를 보며 먹을 것 같았다. 그래서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동해에는 8시에 문을 닫는 곳이 많았기에 고속도로 마지막 휴게소인 동해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고 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제 막 7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휴게소의 식당가는 모두 문을 닫았다. 숙소에서 배달을 시켜 먹기로 했다.
동해휴게소의 특이점을 발견했다. 바다가 보이는 화장실. 바로 앞에 있으니까 그렇긴 하겠지만 궁금함을 자내는 화장실이라 안 가볼 수가 없었다. 바다를 보면서 용변해결이라... 사실 경험을 해보기 쉽지 않은 일이니까 내가 생각하는 그것이 맞는지 확인을 해보고 싶었다.
꽤 넓은 화장실이었고 깔끔했다. 역시 우리나라 휴게소 화장실이 최고다 하며 감탄하고 있는데 넓은 화장실 끝에 작은 통창으로 바다가 보인다. '에게? 이게 바다가 보이는 화장실이라고...? 음...' 하는 생각이 드네? 하긴 너무 화장실이 오픈되어 있으면 좀 그럴 수는 있겠다 싶던 찰나 아이들과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 유아 공용칸으로 향했다.
어이구야. 여기네. 여기가 바다가 보이는 화장실이구만! 했다. 다른 화장실은 모르겠고 이곳은 바다가 보이는 화장실임이 분명했다. 오션뷰 화장실이 이곳이었다. 아이와 함께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이용하지 않을 공간에 마련된 바다가 보이는 화장실. 변기에 앉으면 정말 딱 바다만 보이는 약간의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용변을 보게 되는 곳이긴 했다.
숙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긴 시간을 달려 도착한 우리의 동해집은 옹기종기 집들이 모여있고 유독 우리 집에서만 바다가 보이는 길목 끝에 높은 지대로 위치해 있었다. 노란 대문은 '어서 들어와 기다리고 있었어' 하며 인사를 건네는 듯했다.
먼저 숙소에 도착해 있던 유라와 조우했다. 지난 살이들과는 다르게 숙소에서 만났다. 이전에는 모두 제주도로 향했기에 김포공항에서 만나서 갔었는데 육지살이는 또 이런 맛이 있네 ㅎㅎ 만남의 방법만 달라진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람도 달라졌다. 제주도는 아무래도 큰 마음을 먹고 며칠간 휴가를 내고 가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서였을까 여행의 시작에는 우리끼리만 갔었는데 이번엔 함께 했다.
만나자마자 유라와 거울셀카 찍어주고 ㅎㅎ 동해살이의 시작을 남겼다.
두 가족의 만남에서 치맥이 빠질 수 없지! ㅎㅎ 작년 여름 제주 한달살이 할 때 유라가 알려줬던 맥주를 제일 맛있게 먹는 방법! 을 위해 갈증 최대치로 목을 말려뒀다. 오해는 하지 마라 유라는 술을 잘 못 먹는다. 유튜브에서 김준현이 맥주를 제일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한 설명을 나에게 전달했을 뿐이니.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켜고 치킨을 입에 넣는 순간 극락이 펼쳐진다! 4시간에 가까운 거리를 이동해서 도착한 동해. 이곳에서의 보름살이가 시작부터 아주 끝내준다!
그럼 내가 위에서 말했던 유라와 한 달, 보름살이를 무려 3번이나 하게 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서로를 배려하는 행동이 크다. 각자 자녀가 있다 보니 상황의 변화가 클 때가 많다. 그럴 때면 탓하지 않고 집안일을 본인이 먼저 하거나 무거운 짐을 들고 간다거나 하는 것이 배어있다. 내가 봤을 땐 우리 둘 모두 센스가 있다. 둘째, 경제적인 부분의 세이브이다. 우리 가족끼리만 갔다면 온전히 지불해야 할 숙소비, 생활비가 반반!으로 지출이 되니 여행경비 부분에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셋째 유연한 사고, 유쾌한 행동의 소유자이다. 긴 여행의 시간이다 보니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1일 차에는 어디 가고 2일 차에는 어디 가고 이런 것을 하지 않고 그 지역을 살아가자! 하고 의견을 나눴다. 그리고 그녀는 서치능력이 뛰어나다. 내가 찾은 곳 그녀가 찾은 곳을 비교하면(특히 카페, 식당) 언제나 유라가 찾은 곳이 더 만족스러웠다. 파워 E인 나는 누가 봐도 활발 에너지 뿜뿜인데 그녀는 그런 나를 수용하는 듯 하지만 은근한 개그 캐라 대화를 하다 보면 너무 즐겁고 재밌다.
유라와 타 지역 살이를 하며 내가 생각한 포지션은 나는 아빠, 유라는 엄마이다. 아무래도 내가 군인의 신분이라 그런가 힘을 쓰거나 안전 지켜내겠다 하는 마음을 탑재하고 여행에 임하는데 유라는 영양사였어서 그런가 아이들 식사 챙김을 우선으로 하고 정리나 일정 체크 등을 잘한다. 서로가 맡은 바를 잘 수행했기에 벌써 3번의 장기여행이 이루어진 게 아닐까 싶다.
한번쯤 꿈꿔봤을 00 한 달, 보름사이의 꿈
제 글로 대리만족 하지 마시고 '나도 가능하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게 남겨볼게요. 많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