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날이 밝았다.
예상 질문을 몇 번이고 되뇌며 연습했지만, 콩닥이는 심장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날 뭐에 씐 건지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꼬이는 일의 속도가 심상치 않았다.
오기로 했던 지하철은 오지 않았고, 정신이 없던 나는 그 와중에 반대 방향 열차를 타버렸다.
이미 면접 시간인 1시가 훌쩍 넘었고, 지각이었다.
"아, 이건 틀렸다" 싶은 마음이 들면서,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하기엔, 지금까지 준비해 온 시간들이 너무 아까웠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목구멍까지 피비린내가 올라올 만큼 전속력으로 달렸고,
결국 면접 시간에서 5분이 지난 시점에 회사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도대체 문이 어디야?'
회사 건물 앞에 서서 입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머릿속은 하얗고, 추운 날씨와 상관없이 얼굴은 땀으로 가득했다.
그때, 저 멀리 낯익은 얼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 누구지…?’
일단 그 사람을 따라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숨을 고르는데, 옆에 선 인물의 정체가 번쩍 떠올랐다.
바로 회사 대표님이었다.
회사 지원동기를 준비하면서 회사 홈페이지를 여러 번 들여다보고 대표님의 인터뷰까지 찾아봤던 터라, 그녀의 얼굴이 눈에 익었다.
그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대로 집에 갈까? 진지하게 고민이 들었다.
'지금도 늦지 않았어, 1층 버튼 누르고 자연스럽게 내려가면 돼...'
하지만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입에서 말이 먼저 툭 튀어나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면접 보러 온 ㅇㅇㅇ이라고 합니다!”
망했다. 이번 면접은 글러먹었고, 틀려먹었고, 죽 쒔다. 너무 당황하고 어색한 나머지 입이 먼저 반응해 버렸다.
둘만 탄 엘리베이터 안, 공기까지 어색해졌다.
“어? 예... 네네, 안녕하세요.”
대표님은 내 당찬 인사에 어색한 미소로 대답해 주셨고 그렇게 나는 대표님과 함께 면접실로 들어갔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면접자들은 나를 흥미로운 눈초리로 쳐다봤다.
나의 첫 면접은, 시뮬레이션에서 단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상황으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