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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규선 Oct 06. 2021

카퍼필드의 마술공연을 보고 나서

어제 토요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마술쇼를 봤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마술가로서 이번이 한국에서의 마지막(?) 공연일지 모른다는 엄포성 홍보에 나는 거금 8만 원으로 D석 2장을 산 것이다. ( 참고: R석 20만 원/장 )

나는 내 아들이 종종 손재주를 이용해 트럼프로 나에게 마술을 걸곤 해서 어떻게 그것을 배웠느냐고 묻기도 했다. 요즈음 이은결이라는 국내 마술사가 세계대회에서 당당히 우승하기도 해서 더욱 마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던 참에, 평소 보고 싶었던 카퍼필드가 “만리장성을 통과한다”든지, “자유의 여신상을 없애 버린다”든지 하여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해서 과연 어느 정도 잘하는가 무척 궁금했었다.

내 좌석은 3층 꼭대기라 나는 30배짜리 고급 망원경도 미리 준비하였다.

장내 아나운서(통역)가 ‘비디오카메라’나 ‘디카’로 절대 촬영할 수 없다고 하며, 곳곳에 직원을 배치하여 감시하였고, 카퍼필드는 만일 발각이 되면 마술로 그것을 없애 버리겠다고 겁도 주었다.

드디어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 나오고, 정말 놀라운 일(제목: 죽음의 톱니바퀴)이 벌어졌다.

열린 상자에 여자가 들어가 누워 있고, 그 상자를 거대한 톱니바퀴로 가운데를 잘라 버리니, 그 상자 안에 있던 여자는 몸이 반토막이 되었고, 그 상체와 하체가 완전히 떨어져서 따
로 움직이는 모습을 확연히 볼 수 있었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잠시 후 여자의 상체와 하체를 붙여 놓으니, 여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일어나서 답례를 하는 것이었다.

카퍼필드는 12세 때 할아버지에게서 마술을 배워, 현재까지 35년 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이런 엄청난 쇼를 하는 것이다. 단순한 손놀림이 아니라, 대형 무대장치를 동원한 과학적인 시스템 마술을!

또 놀라운 일(제목: 나는 소파)이 벌어졌다.

관객 중 2명을 선정하여 소파에 앉힌 후 마술을 거니, 그 소파가 하늘로 올라갔다. 위에서 끈이 매달린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는 최면을 걸어 1명의 사람을 공중 부양시킨 것은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서로 대화를 나누는 2명의 남성을 소파 위에 앉힌 채 2~3미터 공중부양시킨 것이었다.

물론 눈속임이라지만,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혹시 별나라에서 온 ‘요괴인간’ 혹은 아직도 살아있는 ‘전설의 마법사’는 아닐까!

마지막 공연에서 카퍼필드가 무작위로 무대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잠시 막을 쳤다. 수초 후 그 막을 거두니, 어디서 내려왔는지 거대한 캐디락 자동차가 있었
고, 본인은 관중 속에서 오토바이를 끌고 나왔다. 이 또한 어찌 된 일인가!! 누가  설명 좀 해다오!!

돈이 아깝지 않았다.
언제 이런 마술쇼를 보게 되겠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가서 비싼 돈 주고? 아니면 어디서?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말끔히 씻겨간 토요일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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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은(친구들) 요즈음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는가??


글쓴이, 서치펌 싱크탱크 대표 이규선 (2004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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