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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규선 Oct 06. 2021

미국 애너하임 야구장과 사촌 형

오늘 오후 미국 애너하임 야구장에 열린 준준결승에서 우리 한국이 숙적 일본을 2:1로 물리쳤다!

나는 점심을 간단히 먹고, 야구를 보기 위해 사무실에서 TV를 켰으나 안테나 문제인지 화면이 깨끗하게 안 나와 라디오를 켰다.

아나운서의 생생한 현장 중계로 나는 마치 TV를 보듯이 야구에 빠져들어, 일을 하면서 연실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다.

드디어 이종범이 2타점 안타를 쳐서 2:0으로 만들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야호!"

나는 혹시나 해서, 그 즉시 미국 LA에 있는 스포츠 마니아인 사촌 형 A에게 전화를 걸었다.

분명히 가게일을 제쳐놓고  애너하임 야구장에 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면서...

핸드폰 번호를 누르니, 잠시 후 방금 라디오에서 듣던 그 함성이 생생하게 A형 핸드폰 속에서 들렸다.

"역시나"였다!

말하자면, real time(동시 시간)인 셈이 된 것이다.

2만 명이 넘는 많은 동포들이 애너하임 야구장을 찾았고, 그중 A형도 흥분하며 그때까지 소리치며 응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잠시 서로의 안부를 묻고는 옆의 시끄러운 응원소리 때문에 나중에 또 연락하기로 했다.

세상은 좁다. 그리고 우리는 무척이나 편한 시대를 살고 있다.

멀리 미국에 있건 한국에 있건, 우리는 한국인이다.

4년 전 월드컵축구경기 때도 "대~ 한민국!"을 외치며 목청이 터지도록 소리쳤는데, 오늘 한국이나, 미국이나 한국인으로서 하나가 된 것이다!

저녁 퇴근 후, 수차례 방영되는 중요 장면을 통해 혹시나 해서 A형이 카메라에 잡히지는 않았을까 해서 시선을 집중했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로 인해 볼 수 없었다.

준결승전은 샌디에이고에서 한다는데, 그때는 특이한 복장 및 제스처로 시선을 끌어 멀리 한국에서도 TV를 통해 확실하게 A형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쓴이, 서치펌 싱크탱크 대표 이규선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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