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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규선 Oct 06. 2021

아들의 임원선거

드디어 5학년이 된 늦둥이 아들 녀석이 저녁 식사 전에 나에게 "아빠! 오늘 임원 선거했어요!" 하는 것 아닌가!

녀석은 마치 애늙은이처럼 시큰둥하게 이렇게 나에게 말했다.

나는 눈치를 슬쩍 보면서 "너! 임원선거에 나갔니?"라고 말했다.

녀석은 연실 딴짓을 하면서 "이번에 또 회장 됐어요!"라고 내키지 않은 듯 대답하였다.

나는 녀석에게 "대견하구나" 하면서, 양손을 크게 펼치고는 녀석을 덥석 안았다.

또 나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너는 전주 이 씨 가문의 영광을 받아야 돼!" 하면서 머리를 정성껏 쓰다듬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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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있어 밤늦게 돌아온 아내와 얘기를 하는데, 알고 보니 녀석은 꿍꿍이 속이 있었던 것이다!

녀석은 4학년 때 엄태현이라는 여자아이를 좋아했는데, 이번 학년에도 같은 반이어서 기분이 좋다고 애엄마에게 얘기한 모양이다!

그런데 이번에 엄태현이 여자회장이 되어서, 자기도 그 얘와 함께 있고 싶어서 회장 선거에 나갔고, 다행히 남자 회장이 된 것이다.

또 녀석은 동네에 있는 "EWAS"라는 영어학원을 다니는데, 그 여자애가 다니는 "SES"로 옮기고 싶다고 해서 얘 엄마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녀석이 벌써부터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어서 그런지,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운동(일명 골체미: 웃통 벗고 아령 들고 운동)을 열심히 하며, 영어실력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어 다행이다.

이런 추세로라면 조만간 장가를 보내야 할 것 같다!

옛날 같으면 장가가고도 남을 나이잖은가? ㅎㅎ

글쓴이, 서치펌 싱크탱크 대표 이규선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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