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의 일이다.
국내 A 분야의 유명 컨설팅회사(B)에서 비서실장 채용의뢰가 들어왔다.
동시통역 수준의 영어실력, 비서 경험, 그리고 어느 정도 미모도 요구되는 다소 까다로운 조건이었다.
B사는 해외 프로젝트도 많아 비서실장은 종종 사장과 동반하여 해외출장을 가며, 확보한 프로젝트를 부하직원과 함께 내용을 번역하고 정리하는 것이 주요 업무라고 한다.
참고로 우리는 B사에 중견사원을 추천한 적이 있으며, 얼마 전에 어떤 유명한 써치펌이 부린 잔재주가 들통나서 B사는 우리를 더욱 신뢰했고, 우리는 성장 가능성 있는 B사를 보고 다른 어느 거래처보다 더 신경을 쓰며 후보자를 써치 하기 시작했다.
며칠 후, 동시통역사 출신 등 괜찮아 보이는 2명의 후보자를 추천했는데, 일부 조건이 좋지 않아 아쉽게 면접에 떨어졌다.
나는 비서실장이라는 직책이 쉽지 않음을 간파하고, 시간을 갖고 써치 하고 있는데 우연히 후보자( C )를 발견하였다.
그녀와 인터뷰해 보니 B사가 찾고 있는 바로 그 후보자라고 단언할 수 있었다.
토익 만점, 동시통역사, AICPA, 외국 컨설팅회사 근무 경력, 성격, 그리고 환상적인 미소까지 그야말로 보기 드문 후보자라고 판단되어 무척 고무되었다.
나는 그녀에게 B사를 가능한 자세하게 소개하여 차후 면접에 착오가 없게 하였고, 그녀는 규모 있고, 발전성 있어 보이는 B사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그녀는 나에게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붙습니다”라고 웃으며 자신하여 나를 더욱 흥분시켰다.
왜냐하면, 대부분 후보자는 헤드헌터와 인터뷰할 때 실수하는데, 막상 채용 회사와 면접 시에는 더욱 긴장해 종종 면접에 실패하지만 C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실력도 있고, 동시통역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깔끔한 인터뷰 매너가 돋보였다.
물론, 그 후 B사에서의 면접은 성공적이었다.
면접을 본 사장 이하 임원들의 반응도 좋았고, 채용담당자는 “C는 매우 우수한 인재다”라고 하면서 며칠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
다만 B사는 C에게 다소 연봉이 세다고 하면서 1천만 원 연봉을 낮춰 제시했고, C는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았고, 회사가 마음에 들어 흔쾌히 수락하여 “입사는 시간문제다”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 후 인사담당자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얘기를 들었다.
실은 다른 후보자도 병행해서 면접을 보았다고 하며, “아쉽게 C가 불합격되었다”라고 하였다.
나는 그 즉시 그 이유를 물어보았으나 불분명했고 기대가 컸던 그녀에게 어떻게 설명을 하나 걱정했는데, 그녀는 단지 인연이 닿지 않은 것 같다고 하며 다음에 좋은 회사가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하여 나는 그녀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B사에 C가 들어오면 다른 직원과의 연봉 형평성 문제(여전히 높은 연봉)가 있어 부담이 되어 C보다 다소 부족한 다른 직원을 채용한 것으로 나는 짐작하고 있다.
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실력 있고, 성격 좋은 그녀를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녀를 추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그런 아까운 인재를 하루빨리 추천해주어야 속이 후련할 것 같다.
어느 회사나 그 회사에 걸맞은 인재들 찾고 있다.
C는 너무 과분한 사람인가!
그래서 아직도 그녀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싱글로 있는 것일까!
이 참에 내가 결혼 중매업도 병행하는 것이 어떨까!
글쓴이, 서치펌 싱크탱크 대표 이규선 (2006년 4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