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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규선 Nov 02. 2021

얼굴 유감

얼굴 有感

나는 수년간 헤드헌터를 하면서 지난달 처음으로 안타까운 일을 두 가지나 겪었다.

하나는 외국투자법인(A)의 CFO를 뽑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기업(B)에서 마케팅 담당자(대리급)를 뽑는 경우였다.

외투법인의 CFO는 영어실력, 대기업 및 외투기업 경험자, 나이, 연봉 수준 등을 중점으로 보았고, 이에 나는 후보자 몇 명을 추천했다.

그중 면접을 2번씩이나 통과한 후보자는 K와 S였다.

두 사람 모두 상기 조건에 맞았으나, K는 다소 융통성이 없어 보여 A사장은 망설였고, S는 A사장의 마음에 들었으나 말투가 마음에 안 들어 고민하였다.

말하자면, S는 말을 할 때 입안이 공명되어 부정확한 표현으로 많은 부하직원을 통솔하기에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었다.

내가 보기에 결정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나, 다소 그런 느낌은 들었다.

하지만, 나는 S는 미국 MBA 출신으로서 외투기업에서 지금까지 CFO로 일해 오고 있는데, 그가 지금까지 다녔던 회사는 그것을 몰라 그를 채용했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반문했다.

이에 A사장은 조금 시간을 더 달라고 하여, 기다리다 보니 처음 S를 만난 지 2달이 훌쩍 지나갔다.

나는 S를 놓치고 싶지 않아 수 차례 그의 능력과 자질을 평가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A사측에 말했는데, 얼마 후 그가 최종적으로 불합격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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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업체인 B사에서 원하는 인재는 무엇보다도 열심히 일하는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진 여성 마케터였다.

이에 2명의 후보자를 추천했는데, 1명은 면접하는 도중에 타회사에 합격되어 취소되었고, 다른 후보자 K는 동종업계 근무 경험, 예쁜 얼굴 등이 돋보여 자질이 충분해 보였다.

그런데 상당한 기일을 거쳐 3차례씩이나 면접을 보았으나, 안타깝게도 최종적으로 K도 불합격되었다.

이유인 즉, 그녀는 말하는 입 모양이 너무 특이해서(실죽거려) 대외적인 업무가 많은 마케팅 담당자로서 문제가 있다는 얘기였다.

처음 내가 그녀와 인터뷰했을 때, 나도 약간은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그것이 결정적인 이유가 될 줄이야!

예쁜 얼굴을 가진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말하는 입 모양새가 좋지 않아 사회생활하는데 불편하다면 성형수술이라도 했을 텐데 구조적으로 그것도 쉽지 않아 그녀는 하지 않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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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잘 난 사람, 못난 사람, 배운 사람, 못 배운 사람 등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회사에 들어갔고, 이번에는 이직을 하려는데 그것이 문제가 되어 그들이 원하는 회사에 들어갈 수 없었다.

나는 차마 그런 이유로 불합격되었다는 얘기는 못하고, 정중히 인연이 없는 것 같다며 그들을 위로하였다.

부모님을 탓하랴! 세상을 원망하랴!

글쓴이, 서치펌 싱크탱크 대표 이규선 (2006. 0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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