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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규선 Sep 13. 2021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네!


오늘 현충일,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공휴일이지만, 경기도에 있는 외국계 회사 A에서 면접이 있었다.


얼마 전에 A사 인사팀에서 채용을 의뢰해왔다.


급히 진행되는 건이라, 우리는 다른 채용건 보다 우선하여 후보자를 물색했고, 영어 구사력, 업무지식, 그리고 과장급에 해당하는 경력까지 고려해 한정된 시간 내에 겨우 한 후보자 B를 추천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후보자 B는 A사와 업종이 달랐고, 나이도 2~3살 많아 걱정했으나, 다행히 전공이 적합했고, 관련 업무지식이 우수해 1차 면접에 당당히 합격했다.


면접 후에 A사 인사담당 임원의 얘기로는 영어가 다소 부족하지만, 잘 해결하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도 주었다.


2차 최종 면접은 미국과 중국에서 온 면접관들의 방한 일정과 현업에 종사하는 후보자들의 부담을 고려하여 잡은 날이 오늘 현충일이었다.


현재 연봉보다 무려 10~15백만 원이 높고, 경영악화와 인사 체증 문제로 이직하려는 B에게는 통근거리도 가까워서 A사는 더할 나위가 없는 좋은 직장으로 보였다.  


수 차례 통화하며 느낀  B는 적극적이고 싹싹해 보였지만, 한편 말이 많았고, 깐깐해서 부담이 되었으며, 현 직장에 더 이상 근무할 생각이 없었는지 업종이 유사한 다른 회사에도 살짝 발을 걸쳐놓았다.


그렇지만, 그 회사보다 A사가 더 가깝고, 훨씬 고연봉이었으며, 더구나 최종 후보자가 3명이었는데, 한 사람이 해외여행으로 불참하여 기대가 더 커졌다.


최종면접은 오늘 현충일 오전 11시 30분였다.


그런데 11시 52분에 후보자 B에게서 전화가 왔다.


앞 후보자의 면접이 길어져 A사 임원이 대기실에 홀로 기다리던 B에게 20분 정도 늦을 것이니 이해해 달라고 했는데 그 시간이 지나도 아무 반응이 없자, B는 즉시 면접장을 떠나면서 나에게 전화했던 것이다.


약속을 안 지키는 이런 회사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며 화를 내어, 나는 면접시간이 예상보다 늦을 수도 있으니 넓은 마음으로 다시 들어가 면접에 참석하라고 설득하였다.


결국 그는 남들 다 쉬는 날, 차를 몰고 와서, 이번 최종 면접에 합격하면 그가 원하던 A사 직원이 될 수 있었는데, 굴러온 복을 발로 차 버렸다.


그런데 이번 해프닝을 생각해 보니, 그는 A사에 갈 인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성격의 B가 경력에 비해 낮은 연봉으로 지금까지 버텨왔고, 면접 중인 타회사 보다도 A사가 좋다고 했는데 무슨 배짱으로 몇 분을 못 기다려 이런 행동을 했는지 궁금하다.


A사 임원은 면접시간이 늦어 이런 일이 발생되어 죄송하다며, 기대했던 안타까운 심정까지 토로했다.


세상에는 정말 별별 사람이 많다.


글쓴이, 서치펌 싱크탱크 대표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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