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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규선 Sep 13. 2021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둘째 날


호텔에서 콘티넨탈 식으로 간단하게 조식한 후에, 걸어서 10분 거리인 혁명광장에서 사진 몇 장을 찍은 후에 시베리아 횡단 종착역으로 갔다.


9288km인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모스크바까지 6박 7일 걸리는 드넓은 러시아를 가로지르는 철도로 이는 남북이 통일되었을 때 부산에서 동유럽까지 연결하게 될 것이다.


그곳에서 환전을 한 후에, 당근 크림 등 선물을 구입한 후에 막심으로 택시를 불러, 단돈 3500원으로 20분 거리인 블라디보스토크 동쪽에 있는 차이나 마켓에 갔다.


막심 택시는 기사와 손님을 서로 확인해 안전하고, 화면에 이동경로를 표시해 편리하며, 미리 확정된 금액만 지불해서 요금에 대한 시비가 전혀 없어 우리 같은 외국인들에게 좋은 교통수단이다.


우리 부부는 여행할 때마다 현지인들이 사는 모습을 보려고 로컬 시장을 방문했고, 이번에도 버스를 타고 가려다가 영어와 독일어를 섞은 듯한 러시아 글자를 전혀 해석할 수가 없어 택시로 갔다.


차이나 마켓은 마치 잘 짜여진 남대문시장 같았고, 일부 허름한 판자 지붕을 보면 시골장터처럼 생겼는데, 손님을 대하는 태도도 우리와 비슷해 말이 통한다면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반나절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인 장소였다.


우리는 호객행위를 하는 몇 중국식당을 지나서, 벽면에 케밥 그림이 화려하게 붙어있는 식당에 들어가니 이슬람 노래가 구슬프게 들렸다.


외국인인 내가 봐도 러시아인과 살짝 구별되는 우즈베키스탄인이 운영하는 조그만 식당에서 우리는 케밥, 양고기 꼬치 그리고 샐러드를 먹으며 러시아내에서 또 다른 이국 정서를 느끼며 점심을 해결했다.


그리고 우리는 한국의 반값이라는 정보 하나를 믿고 킹크랩과  곰새우 상당량을 구입한 후에 서울에 가져가려고 냉장으로 포장하였다.


그러다 보니, 애초에 '주마'라는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폼을 잡고 킹크랩을 먹으려던 계획은 취소하고, 오후 3시경 해양공원 가까이에 있는 수프라에서 힝 깔리(조지아식 새우만두), 하차 푸리(노른자와 치즈 비빔 빵), 그리고 양꼬치 등을 먹었다.


그리고 놀이공원이 있는 인천 월미도처럼 꾸민 해양공원을 다시 거닐었는데, 바닷물이 맑아 수심 5미터까지는 투명하게 보일 정도였다.


또한 공원 중앙광장에는 20대 초반의 아가씨들 3명이 음악에 맞춰 귀엽게 춤을 추었는데, 가까이 가서  들어보니 한류스타의 노래였다.


역시 한류는 이곳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진출했고, 삼성과 LG 제품이 가장 좋은 자리에 당당하게 진열되어 있으며, 더구나 식당, 카페 등에는 한글이 맨 위로 올라와 막강 대한민국의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게 하였다.


러시아인들이 우리 부부를 보면 중국인, 일본인도 아닌, 한국인임을 확신한  듯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말을 건넸고, 한결같이 모두 친절하게 대해줘 기분이 좋았다.


블라디보스토크는 길이 좁아 일방통행 지역이 많고, 주로 일제 자가용과 택시들이 도로를 달렸지만, 가끔 국산 현대자동차도 보여 운전석이 전혀 다른데 사고가 안나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버스는 대체로 노후된 현대차, 대우차가 많이 보였고, 언덕길을 오르내리니 경유차에서 나오는 매연이 코를 찔렀다.


그렇지만, 하늘이 맑고 깨끗하고, 바다와 인접해 있어 시원하였으며, 도시가 그다지 크지 않아 웬만한 곳은 걸어 다니고, 택시를 타도 한국돈 5천 원 이하여서 부담이 없어 좋다.


대체로 장바구니 물가도 싼 편이어서 좋으나, 거의 영어가 안되고, 인터넷이 느리며, 급할 때 화장실 찾기가 힘들었고, 더구나 소변을 보는데도 10 루블을 지불해야 할 정도로 편의시설이 낙후되어 불편한 점도 있었다.


아쉽게도 야경이 아름다운 독수리 전망대는 공사로 인해 못 올라가, 주로 아르바트 거리에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을 전전하며 유유자적하는 것이 최상의 즐거움이었다.


이곳에서 확실하게 느낀 점은 러시아 남자들도 잘 생겼지만, 이곳 여자는 키가 크고, 몸매가 좋으며, 특히 이목구비가 뚜렷하여 세계 최고의 미인이라고 단언한다.


오늘 17000보를 걸으며 수많은 러시아 사람을 보았고, 손짓 몸짓하며 그들과 눈이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나는 지금 아르바트 거리에 있는 유명 디저트 커피숍인 파이브어크럭(5시)에서 그림같이 예쁜, 말하는 러시아 인형들을 힐끔힐끔 쳐다보면서 글을 쓰고 있다.


글쓴이  서치펌 싱크탱크 대표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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