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규선 Sep 13. 2021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내가 드디어 러시아 땅을 밟았다.

11개 시간대가 있는, 동유럽과 아시아에 걸쳐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 문학가 톨스토이와 음악가 차이코프스키로 유명한, 옛 소련 땅을 방문했다.


그중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는 명성을 듣고 있는, 동방을 지배하라는 뜻을 가진, 영화배우 율 브린너의 고향 블라디보스토크를 여행한 것이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영화 '닥터 지바고'를 보고 사랑하는 연인 라라를 쫓아가는 장면을 회상하거나, 자작나무 숲을 벗 삼아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러 온 것만도 아니다.


아내가 싼 티켓이 나왔다고 하길래, 이 참에 러시아 미녀를 보고, 한국에서는 비싸서 못 먹는 킹크랩과 곰새우를 먹으러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서둘러 추진한 것이다.


또한 나는 전 세계 5 대륙을 골고루 가봤지만, 학창 시절 배운 UN 안전보장 상임이사국 중 유일하게 러시아만 못 가봐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나의 버켓 리스트라고 생각해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던 참이었다.


더운 여름에 가기에는 핫시즌으로 비싸고, 겨울은 상상 이상으로 너무 추워 이때가 적기라는 생각 해 도착한 블라디보스토크는 영상 1~2도로 그다지 춥지 않아 다행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서 세관검사를 할 때 보니 러시아인 외에 외국인은 한국인이 대부분이어서 놀랐고, 안내표지에도 일본어는 없지만 한글은 표시되어 그것을 증명하였다.


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니 아직도 겨울이라 삭막한 시골마을이 보였고, 조금 더 지나니 드넓은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졌다.


우리가 내린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은 작았고, 에스컬레이터가 아닌, 계단을 걸어올라 밖으로 나와보니 연륜이 느껴지는 유럽풍 건물들이 주위를 둘러쌓았다.


러시아의 러시아워(퇴근시간)라서 그런지 좁은 도로에 차가 많았고, 빨간 신호등이 워낙 길어 숫자로 대기시간을 표시하여 재미있었다.


서울 혜화동과 같은 젊은이의 거리인 아르바트 거리 가까이에 있는 호텔은 고풍스러운 분위기이나, 마구간 열쇠(?)로 문을 여닫는 것이 쉽지 않았고, 좁은 욕실에서 뜨거운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조용해서 좋았다.


우리는 늦은 저녁을 하러 아르바트 거리를 걸었고, 유튜브를 통해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된 댑 버거에 들어갔다.


커다란 수제버거는 그런대로 맛있었고, 계산하려 1층과 2층을 두루 살펴보니 이곳도 러시아인과 한국인이 각각 반을 차지했다.


밤 9시가 넘자, 조명 있는 큰 건물들 이외에 골목은 어두워서 밤이 화려한 서울과는 확실히 비교되었다.


이렇게 블라디보스토크의 첫날은 지나갔다.


글쓴이   서치펌 싱크탱크 대표 이규선

작가의 이전글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둘째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