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살모사 May 20. 2022

외딴섬 로맨틱 백수생활

음, 이게 바로 행복이지


백수도 제주에서라면 다르다. 점점 통장 잔고가 줄어들지라도 이 시간을 결코 후회 없게 만드는 1개월 차 백수의 참새 방앗간.



종이잡지클럽 당일권 5,000원, 계절권(3개월) 25,000원

서울 합정에 본점을  종이잡지클럽이 제주시에도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을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동안 신작과 트렌드를 읽을  있는 대형서점 하나 없는  두고두고 아쉬워서였다. 동문시장에서 산지천이 흐르는 곳에 위치한 종이잡지클럽에서는 여러 최신 잡지와 국내 독립서점의 추천도서를 감상할  있다.  가지 주제로 심도 있게 브랜드와 음식을 고찰하는 <Magazine B>, <Magazine F> 시리즈부터 음악 <bgm>, 운동 <Whistle>, 여행 <VACAY> 등의 잡지에는 시각적인 요소만으로 가슴 뛰게 하는 콘텐츠가 가득하다. 평일 , 통창으로 들어오는 또똣한 볕을 느끼며 느긋이 책장을 넘기는 행복이란.  



시스터필드 바게트 3,500원 크루아상 3,800원

관광지 네임밸류를 배제하면 제주는 사실상 미식의 도시는 아니다. 그러나 탄수화물과 , 지방의 균형 있는 배합으로 환상의 맛을 도출하는 빵만큼은 모두가 인정. 회사에 다닐  퇴근하고 가면 메뉴가 금방 소진되거나 문이 닫혀 있어 주말을 할애해야 했던 빵집도 이제는 먹고 싶을  바로 음미할  있는 충족을 경험하고 있다. 서귀포 신시가지에 위치한 시스터필드는 개인 빵집 치고 이른 오전 9시에 문을 열어 선호하는 곳이다. 오전에 소량 판매되는 바게트와 버터가 묵직하게 배어든 크루아상을 따끈할  받아 들고 근처 스타벅스에서 커피와 함께 베어 물면,  순간만큼은 육지 부럽지 않은 시티 라이프.



제주올레 26개 코스 425KM

생애 모든 기반이 있었던 육지와 동떨어진 섬에서 퇴사라는 변수를 겪고도 오히려 기대됐던 건 제주올레 완주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겨서였다. 제주 섬을 한 바퀴 돌아 오름과 바당, 마을과 밭을 지나는 길에선 자연의 속살을 마주하는 황홀한 순간이 펼쳐진다. 리본과 화살표를 따라 걷는 장거리 도보 여행은 온전한 휴식이자 또 다른 도전을 경험하게 한다. 잊지 않고 제주올레 패스포트에 각 코스의 시종점과 중간 지점에 위치한 총 77개의 스탬프를 모두 찍어 인증하면 공식 완주자가 되는 명예를 거머쥘 수 있다. 집 앞의 좁은 골목을 뜻하는 명칭 '올레'답게 집 근처가 제주올레로 이어져 있어 일상이 여행인 이상적 삶을 경험 중이다.

작가의 이전글 알고 보니 자가격리가 체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