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팀과 간차진대 첫 인터뷰팀, 변화의 월담은 사회적 격차를 넘어 다양한 이들이 건강할 수 있도록 삶과 환경을 변화시키는 움직임 교육을 디자인합니다. 개인적으로 움직임 교육은 생소한 영역이라 신선함으로 다가왔어요. 인터뷰를 통해서 변화의 월담과 움직임 교육의 넘치는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기 자신, 타인, 공간과 상호작용하며 움직이는 교육을 통해 생동력 있는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변화의 월담팀을 소개하겠습니다.
Q. 변화의 월담을 소개해 주세요.
A.
움직임교육연구소 변화의 월담 리조, 유닐, 수민입니다. 변화의 월담은 변화를 향한 월담입니다. 월담이 경계를 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듯이 자기가 생각하는 나의 한계와 사회가 부여하는 제약들을 넘어서 자기 자신과 만나고, 회복하고, 가능성을 찾는 변화를 퍼실리테이터 하는 교육을 꾸리고 있습니다. 저희는 몸의 움직임을 재료로 변화를 경험하는 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문자 그대로 월담을 하기도 합니다.
어떤 활동, 경험이든 왜 하는지가 중요한데,
그것이 단순히 사람들이 말하는 지금과 다른 변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치유, 회복으로 나아가는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합니다.
Q. 변화의 월담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팀원을 만나게 된 과정을 나눠주세요.
A.
시작은 리조와 유닐의 만남을 통해서 이루어졌어요. 대학교 동기였는데, 5년 만에 연락을 해서 만나게 되었죠. 리조는 일과 생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 유닐은 다른 맥락에서 새로운 변화를 고민하던 시기였어요. 공통 관심사는 몸의 움직임과 놀이였고, 이것을 재료이자 도구, 계기로 새로운 일을 꾸려보자는 이야기가 오갔어요. 다만 그 일이 돈을 벌기 위해서 삶을 희생시키거나 소비로 일상을 지탱하는 것이 아닌, 소비를 통하지 않고도 일상을 기반으로 지탱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기로 했죠.
한국 사회 여성이자 청년으로 일하는 것은 취약한 부분이 많아요. 한 사람에게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일에 타격을 많이 받기 때문에 둘이서 변화의 월담을 이끌어 가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 변화의 월담 교육에서 수민을 처음 만났어요. 그 당시 청소년이었던 수민은 기존 사회에서 어른들이 능력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가치들을 가지고 있었죠. 사람에 대한 관찰력, 주의력, 상황 적응력 등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몸에서 드러나는 능력이 있었어요. 이러한 가치는 몸을 사용하는 교육을 제공하는 변화의 월담에 필요한 훌륭한 가치이기 때문에 함께 하자고 제안했어요. 그렇게 지금의 3명의 멤버가 함께 하게 되었어요.
Q. 변화의 월담이 주목하는 사회 이슈는 무엇인가요? 지금의 변화의 월담을 존재하게 한 문제의식에 대해서 나눠주세요.
A.
움직임 교육을 제공하기 전 이슈를 먼저 상정하고, 수업을 꾸린 것은 아니었어요. 최우선의 목표는 같은 공간에 있는 모든 아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그것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해 보니 소비, 현존, 중독 등의 문제가 있었고, 다 연결돼있었어요.
시작은 소비의 문제
소비의 문제를 발견한 계기는 오디세이학교에서 수업을 하면서였어요. 오디세이학교는 고등학교 1학년이 원래 소속하는 고등학교를 떠나서 1년 동안 대안적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갭이어 과정이에요. 올해 3년 차로 매해 아이들과 1년이라는 긴 호흡으로 만나다 보니 여러 가지 이슈들을 마주하게 돼요.
예를 들면, 수업 시간에 발견할 수 있는 소위 주의력 결핍을 가진 아이들을 만납니다. 저희가 보기엔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자라고 있는 환경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해요. 아이들은 원래 스크린을 보는 것에 익숙해져 있고, 무던한 일상을 자극해 주는 것을 소비할 수 있을 때 굉장히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요. 반대로 진중하고 무게가 있는 활동을 할 때는 어려움을 느끼는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이런 현장을 매주 맞이하면서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를 생각했어요.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봤을 때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소비 양상, 소비문화가 문제더라고요. 나의 이해관계를 채워줄 수 있는 것, 짧은 호흡에 주의를 주고, 그것을 충족할 수 있는 자극이 없으면 쉽게 주의를 잃게 돼요. 관계도 소비하고, 스마트폰도 소비하고, 수업(자기를 재밌게 해주는 서비스)도 소비하는 문화 속에서 자신에게 이익이 되고 재미를 줄 때 관심을 마치 스위치처럼 온-오프 하죠. 이런 방식이 뼛속 깊이 소비적인 것이죠.
현존의 문제
그리고 아이들은 지금 이 공간에서 서로를 만나는 것, 지금 여기에 현존하는 것을 어려워해요. 나의 인식이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라 여기 있다는 의미인데 지루하고 피곤하고 졸리든 간에 빤짝 거리는 태도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아이들에겐 너무 도망갈 곳이 많아요. 스크린만 켜면 바로 다른 세상으로 갈 수 있고, 얼마든지 새로운 정보와 자극을 받아들일 수 있어요. 이것도 마찬가지로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기도 해요.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동을 반영하고 있으니까요.
어디로 도망간다는 것은 현실이 괴로워서인데 아이들이 고통,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그 누구도 아이들을 품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어요. 어른들도 모두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자기들도 도피하기 바쁘기 때문이에요. 현존의 어려움은 소비로 이어지고 후에 중독의 문제와도 연결이 됩니다. 있는 그대로 품어 줄 사람이 없다거나 품어주는 경험이 부족해서 남는 상처가 후에는 트라우마의 문제로도 이어져요.
Q.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사업을 지원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언어화하지 못한 가치들을 언어화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교육과 연구가 이루어져야 해요. 이를 위해서는 국내외,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배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금전적 지원이 필요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이 움직임 교육은 국내 선생님 보다 해외 선생님이 더 많아요.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을 확산할 수 있는 방식을 고안하기 위해 자원과 실험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어요. 비영리스타트업인 이유는 저희에게 너무 당연했고요. 애초에 영리적인 부분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이 필요했고, 그런 것을 줄 수 있는 곳이 비영리 섹터라고 생각했어요.
이 부분은 지원 당시 계기보다는 사업을 집행하면서 회고한 부분인데요. 예산을 책정하면서 다른 데서 지원해 주지 못한 것을 지원해 주고 싶다는 재단의 입장을 느꼈어요. 대부분의 지원 사업들이 어떠한 워크숍을 꾸리거나 활동에 대한 단기적인 지원이 많은 편인데 비영리스타트업은 저희가 배움을 할 시간과 비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사업들은 사업을 하기 위해서 공간 대여를 하고 빌리는 비용들이 필요한데 저희는 실외에서 사업을 하는 경우가 다수예요. 그렇다 보니 수업을 한 번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3번 이상 현장답사를 통해 공간을 분석하고, 교육을 기획하는 과정을 거치게 돼요. 그래서 사업 실행에 있어 인건비 비중이 높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수 있는 지원 사업이 많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비영리스타트업은 이런 면에서 굉장히 적합했어요.
Q. 움직임 교육의 구체적인 교육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즉흥춤, 현대무용, 아크로 요가, 레슬링 등 경계를 넘나드는 인간의 몸이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접목시켜요. 교육을 설계하는 방식은 먼저 주제를 잡습니다. 예를 들어 몸의 회복, 치유를 다룰 때도 젠더, 청소년 인권, 노동 등의 다양한 키워드를 가지고 다양한 맥락으로 접근하여 인간 몸의 회복과 치유를 할 수 있는 교육을 꾸릴 수 있어요. 다양한 방식으로 스트레스와 압박을 경험하는 상황, 신뢰관계와 협력을 도모해야 하는 상황들을 설계해요. 이 과정을 저희가 퍼실리테이터하는 거죠. 사람들이 저희가 설계한 상황 속에서 어떤 움직임 과제, 누군가에게 몸의 무게를 맡기고 지지 받는 것, 공을 따라가면서 스트레스를 따라면서 몸이 경직된 것을 느끼고 경직을 푸는 과정 등을 수행하면서 자신을 성찰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몸의 어떤 부분이 경직되는지를 인지할 수 있어요. 경직은 풀어야 하고, 두려움은 인지해야 하고, 말이든 몸의 언어로 표현해야 하죠.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반응도 읽고 풀어낼 수 있어야 해요. 두려움, 고통, 슬픔, 화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품고 풀어내는 것이 중요해요. 사람들은 일시적인 해소에 주목해 소비적인 행동에 집중하는데 그러면 다시 두려움, 슬픔, 화가 밀려왔을 때 또다시 소비를 자극하게 돼요.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똑같은 스트레스 상황이 다시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해결책을 도모할 수 있게 됩니다.
움직임 교육은 현존, 소비, 중독, 트라우마 총 4가지 파트 구성돼 있어요.
‘현존’에서는 언어, 여러 접촉과 몸짓(포옹, 서기, 앉기, 몰입 등)을 통해서 현재 지금 이 시공간에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경험합니다.
‘소비’에서는 구체적으로 고통을 잊고, 욕구를 일시적, 단기적, 즉각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관계와 물질을 소비해 왔는가에 대해 접근하고, 돌아봅니다.
‘중독’에서는 고통을 품을 수 있는 힘, 관계, 경험이 갖춰져 있는지에 집중하고, 자기 자신을 공감하여 중독을 이해해요. 중독을 단순히 약물에 의존하거나 특정 행동에 의존하는 것으로 보지 않아요. 무언가를 소비하는 것, 관계에 대한 의존, 사물에 집착하는 것 등도 중독이 될 수 있어요. 내가 내 삶에서 겪는 고통. 혼란, 불편함을 견디고 살아내기 위해서 선택한 적응 수단으로 중독을 이해합니다. 그렇게 되면 중독이 문제가 아니라 그 당시에 내가 어떤 아픔과 어떤 상태에 있었는지, 무엇을 경험하고 있었고,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무엇이었고, 왜 나는 이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등을 받아들이게 되죠.
‘트라우마’에서는 왜 내가 무언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집중해요. 분명히 나름대로 달래고 살아내기 위해서 선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보통은 자기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어렸을 때부터 결여되다 보니 상처로 발전돼 누군가에겐 죄책감, 수치심, 계속 성취해야 하는 강박으로 다양하게 드러나요.
이러한 일련의 흐름 속에서 10분 동안 서서 호흡하기, 올라가기, 내려가기, 담을 뛰어넘기, 뛰기, 레슬링, 요가, 월담 등 몸의 활동을 바탕으로 교육을 구성합니다. 활동을 하면서 교육자의 가이드에 맞추어 진행하기도 하고 활동 중간에 모여서 느낌과 상태에 대해 피드백을 공유하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교육은 씨를 심는 것과 같아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언어가 5년, 10년 뒤에 생길지라도
변화의 월담은 성찰의 씨앗을 심습니다.
Q. 움직임 교육 주 제공 대상은 어떻게 되나요?
A.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제공해요. 정기교육을 통해 주로 만나는 대상은 정규 학교 수업이 있는 청소년으로,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다양하게 만나고 있어요. 그리고 대상은 시기에 따라 다양해져요. 젠더가 이슈일 경우 여성을 대상으로, 나이 듦, 노동 성 평등 등 다양한 주제의 워크숍 교육을 구성하기도 합니다.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이 섞이기도 해요.
✔️변화의 월담의 다양한 움직임 교육 대상을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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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움직임 교육의 ‘움직임'에 대한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요?
A.
국내외 교육자에게 얻는 영감
모든 훌륭한 교육자 뒤에는 또 다른 훌륭한 교육자가 있죠. 저희는 국내외 움직임 교육, 댄스 관련 다양한 교육자 및 단체들을 통해서 배움을 얻고, 교육에 기반이 되는 움직임을 구체화시켜갑니다.
참가자들에게 얻는 영감
새로운 몸을 만날 때마다 새로운 배움을 얻어요. 참가자들에게 배움을 얻기 위해서는 평소에 일상에서 성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교육을 제공하기 전에 온•오프라인으로 풍부한 자원을 미리 갖춰두는데 아무리 훌륭한 활동들을 배워와도 일상에서 구현하는 것이 어려워요. 그래서 일상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과 맥락을 가지고 사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일상에서의 적용과 맥락에 대한 고민과 재료가 합쳐지면, 현장 교육 활동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났을 때 말을 걸 수 있고, 상대의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질문을 현장에서 바로 만들어 더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어요.
16명이 오면, 16개의 우주가 온다고 표현해요.
한 사람이 우주라는 표현은 사람을 잘 이해할 수 있으면,
다른 몸을 이해할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이 열린다는 의미입니다.
팀원들에게 얻는 영감
팀원 서로의 몸에 대한 이해도 교육의 큰 영감이 돼요. 저희 모두 몸도 다르고, 삶의 맥락이 달라요. 그래서 좋은 소스가 들어왔을 때 실험해보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는 경우도 많아요. 예를 들어 팀 내 한 명이 해외에서 경험해온 것을 팀원들과 함께 공유합니다. 이때 서로의 몸의 반응을 살피면서 콘텐츠의 맥락화를 만들어가요. 저희가 만들어 온 진솔한 관계가 기반이 되지 않았다면 움직임 교육은 상상할 수 없었을 거예요.
놀이를 통해서 얻는 영감
어떤 사물, 공간, 몸 상태든지 간에 어디서도 놀 수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에서 얻는 힘이 강력해요. 교육을 제공할 때도 일이나 도전과제를 주어져서 수행하게 하는 것보다 그것에 흥미를 느끼고 몰입해서 연습하게 하는 것은 놀이만 한 게 없다고 생각해요.
Q. 수민님은 참가자와 동료로서 경험 모두 가지고 계신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월담 교육을 ‘참가자’로 경험했을 때,
사실 저는 어디에 올라가거나 매달리고, 뛰어내리는 것을 두려워했는데 공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움직임을 다하더라고요. 벤치에 올라가고, 기구 매달리고, 뛰면서, 이게 뭐지? 잘못 왔나? 싶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움직일수록 내 몸과 친해질 수 있고,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을 느꼈어요. 내가 이곳을 올라갈 수 있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올라가면서 어떤 느낌이 드는지, 어려운 부분이 있을 때 상대에게 어떻게 도움을 받고, 요청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나의 옛날 이야기가 풀리는 경험들이 새로웠어요. 움직임을 하면 할수록 나 자신을 부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굉장히 크게 다가왔어요. 왜 못하지, 더 잘 하고 싶은데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지점들이 큰 전환이 되었어요.
교육에서 사람들의 회고나 소감을 들었을 때,
수업이 재미있다, 재미없다는 평가가 아니라
자신의 어렸을 적, 지금의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서
움직임 교육이 자신에게 좀 더 솔직해지고,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변화의 월담 교육을 함께 꾸려가는 ‘동료’가 되었을 때,
리조가 해외 교육을 다녀와서 경험한 것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레슬링을 했었는데, 상대방의 품에 파고들고, 다리를 잡고, 빠르게 대응하고 대처하는 움직임을 하는데 전혀 움직일 수 없었어요. 레슬링에 대한 선입견 때문인지, 레슬링 동작들이 폭력적이고 아플 것이라는 생각과 승패가 결정되는 운동이었기에 거부감으로 다가온 거죠. 처음에 조금 움직이다가 울음이 나와서 이 감정을 풀고 다시 시작했던 게 기억이 나네요. 이런 시간이 몇 번 더 반복되고 함께 움직이다 보니, 어느 순간 나의 몸이 다른 사람에게 녹아드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레슬링이 때리고 치고받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몸을 읽었을 때만 가능한 호흡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경험이 뜨거운 에너지로 다가와서 기억이 남아요.
Q. 변화의 월담이 가지고 있는 고민은 무엇인가요?
A.
사업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온라인 교육에 관한 것이에요. 코로나-19의 여파로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기도 하지만, 이전부터 내부적으로 논의돼 왔었어요. 물론 만남과 배움을 함께 현실에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것이 전통적인 방식이기도 하고요. 만나서 배우는 것이 문자적인 텍스트만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도 교환하고, 형언할 수 없는 비언어적, 신체적, 물리적인 것들을 교환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물리적인 제약을 넘어서 유의미한 배움과 소통을 만드는 데는 온라인 툴이 유용하기 때문에, 어떻게 유용하게 사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기본적으로 현실에서 관계 맺음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수반돼야 하는데, 온라인 교육에서 어떻게 그것을 전달하고, 현실적인 제약을 넘는 교육을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현실적인 고민인 생계 걱정, 진로 등 모두가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답니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인정받는다고 해도 사회적 약자로서 노출되는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Q. 변화의 월담은 앞으로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가고 싶은지, 변화의 월담이 꿈꾸는 사회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자기 몸에 솔직해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어떤 이미지, 도구로서 몸이 아니고, 나의 경험과 메시지가 내재돼 있는 몸으로서 자기를 경험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앞서 자기 단절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왜 놀이는 어렸을 때 많이 하고 지금은 많이 안 하나요?'라고 물어본다면, 그것은 호기심이 없어지기 때문이에요. 사실 호기심은 자기 안에 있는데 단절되었기 때문에 느끼지 못하는 것이고요. 우리는 언제부터 우리 스스로가 단절되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회복이나 치유를 이야기할 때 자기하고 연결된 경험을 말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자기 몸과 연결돼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 이것이 소통과 협력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던 자기와의 단절과 소외를 겪지 않아도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모든 질문에 호흡도 아끼면서 열정적으로 답해주시던 변화의 월담팀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네요. 깊은 철학과 가치가 담긴 만큼 변화의 월담이 진정성 있게 다가왔어요. 누군가의 삶에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고민하는 모습이 큰 여운이 남았습니다. 앞으로도 변화의 월담의 활동을 응원하고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