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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음세대재단 Jun 24. 2020

[비스팀과 간차진대 ⑤] 비영리독립언론 대학알리


비영리독립언론 네트워크, 대학알리


비스팀과 간차진대(간단한 차 한잔, 진지한 대화) 5번째 팀! 대학알리의 차종관(대표)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대학알리는 대학 내 학보사가 가지는 한계를 뛰어넘어 자유로운 편집권을 가지고 대학 사회의 이야기를 전하는 비영리독립언론입니다. 2013년 부터 언론 활동을 시작해, 2019년에  비영리독립언론으로 전환한 배경을 가진 팀입니다. 대학알리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지금부터 대학알리팀을 소개합니다!


▲ 지난 6월 2일 다음세대재단 동락가에서 만난 대학알리 대표 차종관(왼쪽)

Q. 대학알리를 나타내는 #키워드는 무엇인가요?키워드와 함께 대학알리팀을 소개해주세요. 

A.
#당사자성 #독립 #자유
대학알리는 대학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집권을 가지고, 언론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창간된 비영리독립언론입니다. 대학생의 알권리와 목소리를 보장하는 일을 합니다. 대학알리뿐만 아니라 N대 알리라고 하는 독립언론네트워크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학알리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주체로 대학 사회 전반에 대한 기사를 쓰고, N대 알리는 각 대학 사회에 집중하는 기사를 씁니다.
* 알리는 ①'알 권리'의 약자, ②영어 '연대'(Alliance), ③이탈리아어 '날개'(Alli) 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Q. 대학알리팀이 기사를 다룰 때 주목하는 특정 사회 이슈가 있나요?

A.
주목하는 사회 이슈는 기자에 따라 달라져요. 그러다 보니 청년의 돌봄과 노동, 페미니즘 이슈 등 다루는 주제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요. 주로 대학 사회에 안에서 벌어지는 일과 대학 사회 밖이더라도 대학생이 주목하는 이슈 혹은 알아야하는 이슈에 대해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대학생이 다룬다는 점과 대학생의 시선에서 기존의 형식을 파괴하면서 기사를 풀어낸다는 점이 대학알리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 다양한 대학 사회 이슈를 다룬 기사들 보러가기(이미지 클릭), 출처: 대학알리 홈페이지


Q. 기사를 작성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많을 것 같아요.

A.
제가 취재를 하면서 몰래카메라 피해자를 인터뷰 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저희 학교 근처 카페에 1년 동안 몰래카메라가 촬영되고 있었어요. 인터뷰 중 피해자 분은 "성폭력, 몰래카메라 피해는 노력한다고 해서 당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너무 끔찍한 일이기 때문에 당하지 않도록 여성분들 모두가 조심했으면 좋겠다"라는 답변을 했어요. 저는 취재를 하면서 피해를 당한 사람이 왜 조심하고 피해야하는지 의문이 들었죠. 기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기사를 써야 정의가 구현될 수 있고,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한 시간이었어요. 

이런 성폭력 피해 제보가 자주 있었어요. 제보자들은 경찰에 직접 신고하는 것은 부담되다 보니 독립언론을 통해 공론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거죠. 문제는 저희가 수사를 할 수 있는게 아니라 고발성 기사 같은 경우 피해자의 증언을 요청할 수밖에 없어요. 물증이 없는 경우 보도를 못하고 심리상담을 연계한 경험도 있어요. 모든 피해 제보의 진실을 밝힐 수 없었던 것이 마음이 아팠죠. 


Q. 7년간 대학언론협동조합으로 활동한 연혁 있더라고요.  그 배경에 대해서 알 수 있을까요?

A.

대학언론협동조합으로 첫 출발
2012년도에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대학보' 강유나 편집장이 총학생회 선거공약을 보도하려다가 해임당한 일이 있었어요. 학보사가 선거공약을 보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총학생회 선거공약에 학교의 잘못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학교에서 보도를 막은거죠. 그래서 기자들이 학교의 만행을 알리는 호외 신문을 발행했는데 학교에서 협박을 합니다. 강유나 편집장이 그만두지 않으면, 학보사 기자들의 장학금을 끊고, 신문 발행비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강유나 편집장은 해임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학교 본부로 부터 편집권을 침해 당하는 일은 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1년에 4-5번씩 보고될 정도로 굉장히 대학사에서 흔한 일입니다. 그 원인은 ①대학 내 학보사의 발행인이 총장이고, ②편집권을 주관교수가 갖고, ③돈과 공간을 학교에서 지급하고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자들은 원하는 기사를 쓰고 싶어도 윗선에 잘리게 되고, 기자가 직접 자기 검열을 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렇게 2013년도에 강유나 편집장은 대학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집권을 가질 수 있는 대학 독립언론 '외대알리'를 만들었습니다. 동시에 대학 독립언론 창간과 운영을 지원하는 N대 알리인 대학언론협동조합을 창립했습니다. 


Q. '비영리'독립언론 대학알리로 전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N대 알리가 9개로 확산되어 2018년까지 순탄하게 활동합니다. 그러나 1세대 선배들이 졸업을 앞두고 퇴임 시기가 다가오면서 폐간 위기를 맞이합니다. 그 당시 '단대알리'에 있었던 저는 리브랜딩을 시도합니다. 각 알리에서 함께할 팀원을 모아서 1기 분들을 설득했어요. 그렇게 2019년 5월 3일에 대학언론협동조합과 1세대 선배님을 위한 퇴임식을 열어 드리고 새로운 시작을 합니다.

지속가능성을 찾기 위한 새로운 시작 
제가 가진 아젠다는 대학 독립언론의 지속가능성이었어요. 1세대가 독립을 했다면, 2세대인 우리는 지속가능성 확보하는 것이고, 3세대가 할 일은 성과 측정이라고 생각했어요. 2세대인 우리의 지속가능성을 찾아 헤매다가 서울시 NPO센터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사업 공고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비영리 스타트업일까?"라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서울시 비영리민간단체 조건에 저희가 부합더라고요. 그렇게 비영리독립언론으로 해당 공모사업에 지원했고요. 비영리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언론협동조합에서 비영리독립언론까지, 대학알리의 행보를 알고 싶다면?!
✔️ 대학알리의 스토리 바로가기(클릭)
✔️ 대학알리의 연혁 바로가기(클릭) 


Q. 앞서 지원 사업 참가 경험이 있다고 하셨는데 또 다시 비영리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사업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지난 지원 사업 기간 동안 인터넷 신문으로서 조직의 내실을 다지면서 기사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바로 지속가능성과 생계 문제였어요. 저희는 학생 활동가였기에 생계 유지를 위해 알바를 하면서 사비로 취재비를 충당했어요. 이 일에서 돈이 나오지 않으면 동아리 수준으로 힘을 쏟을 수밖에 없게 되죠. 더군다나 저희는 언론 매체인데 대학 사회에서 대학생들을 위한 콘텐츠의 수요, 시장성이 떨어지고 있어요. 대학 언론 콘텐츠는 유튜브, 넷플릭스를 이길 수가 없는거죠. 그래서 우리 매체 존재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우리가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방안을 찾고 싶었어요. 지원금 3,000만원 단위에 인건비도 포함할 수 있다는 조건과 공간 지원을 보고 바로 지원했어요. 사실 면접에 붙을 생각보다 면접장에 가서 우리의 고민에 대해 토로하고 싶었어요. 


Q.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사업을 통해서 대학알리팀은 무엇을 배우고어떻게 성장하고 있나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처절한 실패를 경험했어요. 조직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조직을 대하는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대학알리라는 단체가 가진 정체성 때문인 것 같아요. 비영리 독립 언론도 맞고, 언론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도 맞아요. 그런데 대학알리 구성원은 대학생이다보니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서 성장하고, 사회로 나가기 위한 발판이었던 것이죠. 이것을 통해서 돈을 벌고 조직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아니었어요. 내가 쓰고 싶은 기사를 쓰고,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동아리였던 거죠. 

초반 3-4개월은 N대 알리를 지원하는 역할을 넘어서 대학알리가 콘텐츠 제작의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저희만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어요. 그러다 5개월 중순쯤에 팀원들 사이에 조직을 대하는 지점이 조금씩 차이가 났던 것을 발견한 거죠. 그래서 마지막 한 달은 팀을 다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며 팀원들 간의 합의가 필요한 지점들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대학알리가 마지막 남은 독립언론으로서 우리의 필요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조직을 운영하고, 방향성을 잡아가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과정을 거친 후에 어엿한 비영리독립언론으로 성장을 기대합니다.

A.
구글 뉴스랩 멘토님이 타겟 독자의 수요부터 파악하라고 하셨어요. 대학생 독자들이 어떤 부분에 있어 정보의 결핍을 느끼는지, 어떤 문제점을 느끼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해주셨어요. 도전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대학 언론으로서 대학생에게 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수 있는 감각을 찾고 싶어요. 그래서 그 분야에 있어서는 대학알리가 생각날 수 있도록 성장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 사회를 고발하는 곳 하면 대학알리를 찾게 되는 것처럼요.


Q. 마지막으로 대학알리팀이 꿈꾸는 사회의 모습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보다 자주적인 대학 사회를 꿈꿉니다.
오래 전부터 느낀 부분인데 청년들 사이에 알게 모르게 패배의식이 깔려 있는 것 같아요. 최근 대학가에서 코로나로 인한 등록금 반환에 대해 말이 많은데,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만 봐도 '내가 무슨 말을 한다고 해서 바뀌겠어? 어차피 학교가 돈을 안 돌려 줄텐데'라는 의견이 많더라고요. 이처럼 학생들이 자신의 권익을 위해 의견을 말하거나 행동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학생들이 자신의 모습을 찾고, 자주적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해 보면 교육과정 중 어디서도 어떤 문제를 인식하고 직접 해결해 본 경험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문제를 해결할 능력과 용기가 없는거죠. 대학 사회에서 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승리한 경험이 있다면, 사회에 나가서도 승리하는 경험을 만들 수 있을 것이예요. 그래서 대학알리는 더 나은 공동체, 보다 자주적인 대학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대학 사회 내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해결되지 않고 희석되는 문제를 알리기 위해 힘쓸 것입니다. 




대학생 때 학내 부정부패 사건이 밝혀진 적이 있었어요. 대학 사회 안밖으로 사건을 알리고 뜻을 모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지 않으면 문제는 수면 위로 가라앉아 해결되지 않은 채로 썩어갈테니까요. 그래서 문제의식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대학내 구성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야했어요. 인터뷰를 하는 동안 대학시절 생각이 나면서 대학알리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을 운영하고 이끌어갈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을 찾는 일은 또 다른 차원의 무게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수많은 고민 끝에 대학알리 만의 콘텐츠를 찾아 대학 사회에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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