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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린이의 삶 Jan 17. 2022

이불속 여자

이불속에서 편안함을 찾다

월요일이다.

요즘 미라클 모닝 한다고 6시 기상을 하려니 몸이 점점 지친다.

남들은 4시 기상이다. 5시 기상이다고 하는데 난 6시 기상이 아직도 버겁다.


새벽  5시 55분 알람을 듣고 자연스레 손이 폰으로 간다. 그리고 그 상태로 멈춤...

다시 울리는 6시 알람. 이제는 손이 아닌 머리가 반응을 보이고 손가락이 폰 위로 움직인다.

'아~휴~'

머릿속은 망설임으로 가득하다.

'나 그냥 누울까?, 안되는데 카페 출첵해야 하는데, 아~ 아침 독서 미션 해야 하잖아, 그냥 오늘 패스?

10분 뒤

겨우 침대 이불속에서 나와 반쯤 감긴 눈을 하고  물 한잔과 유산균으로 나의 몸 기능들에게 시작을 알린다.

그런데 반쯤 감긴 눈은 자꾸 어둑어둑한 침실 쪽을 바라본다.

'5분만 더 누울까? 아니 아니야 그러다 이불속에서 못 나올 것 같은데'

결국 침실 안 이불들의 온기들이 나를 잡아 끄는 바람에 침대 이불속으로 몸을 넣고 말았다.

'으~ 따뜻해~'

그 따뜻함은 반쯤 감긴 눈을 완벽하게 감게 만든다.

하지만 머릿속은 데굴데굴 생각들이 굴러다닌다.

'오늘은 브런치 글을 뭘로 쓰나?, 블로그는 다른 주제로 글을 올리지? 에고 아침밥은 뭘 해서 애들 먹이나?'

이불 밖으로 나온 나의 발가락들은 꼼지락, 꼼지락

나의 머릿속 생각을 함께 하는 모양이다.

'아 발가락 시려'

나는 얼른 이불 밖으로 나온 발가락들을 이불로 덮어버린다.


나에게 이불 속이란


따스함이 필요한 겨울이라서 그런지 요즘 이불속을 자주 찾는다. 

가족들에게 토라졌을 때 이불속으로 쏙~

수업 준비하다가 아이디어가 바닥이 났을 때 이불속으로 쏙~

글을 쓰다가 생각창고가 텅 비워졌을 때 이불속으로 쏙~

생각을 하고 싶을 때도 이불속으로 쏙~

그럴 때마다 나는 이불속을 찾는다. 

이불속 편안함 때문일까??? 


이불 밖은 위험해

한참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옆에 누워있는 딸랑구를 보게 되었다.

"어이 딸랑구 일어나시지? 너 영어학원 숙제 못했다면서?"

"으~응 조금만"

"너 그러다 숙제 못하고 학원 가겠다"

"아~괜찮아"

"뭐가 괜찮아 얼른 이불속에서 나오시지?"

"엄마 이불 밖은 위험해"

"뭐시??위험해"

"이불 밖은 잔소리 폭격 군이 기다리고 있거든"

"엥? 잔소리 폭격 군?"

"흐~~~ 흐~ 엄마"

"...... 이늠의 가스나"


이불속 두 여자는 어렵게 이불속을 탈출하여 본인들의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있다.

'내일 이불속 탈출은 쉬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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