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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린이의 삶 Jan 28. 2022

글 쓰는 건 원래 어려워

두세 시간 걸리는 글쓰기

'오늘은 무슨 주제로 글을 쓸까?'

요즘 '글을 쓰자' 선언 이후 날마다 하는 고민이다. 일상 이야기, 그림책 이야기, 보이그룹의 입덕 이야기... 그렇게 뭔가를 끄집어내면서 글을 쓴 지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그런데 벌써 글쓰기 소재가 고갈된 듯싶다. 

'아! 오늘은 이런 내용으로 글을 담아볼까? 그런데 내용이.. 뭘로 채우나?'

나는 글 소재가 주어지면 노트북 앞에 앉아 한 글자씩 채우면서 단어를 만들고, 단어를 가지고 문장을 만들어 글이라는 걸 화면 안에 채운다. 그런데 이 채우기가 얼마 못 간다는 게 큰 문제점이다. 

'나만 이렇게 막히나?'

다른 사람들은 나와 같은 소재로 글을 쓸 때 어떤 식으로 풀어내는지 궁금하여 검색을 한다. 말줄임표로 끝나는 문장들이 보인다. 그리고 다른 방향으로 풀어내는 분들의 글을 확인한다. 아 이렇게 하면 되겠다. 라며 복사를 한다. 그분들의 글을 복사하는 게 아니다. 그 방법을 복사를 한다. 실제 경험으로 표현하면 나는 내 경험을 풀어내고, 좋은 글귀들로 채우면 나도 내가 기억하는 좋은 글귀들을 담는 그런 복사를 한다.

그리고 나는 나의 글을 화면에 채우면서 시간도 채운다. 세 시간이나...



얼마 전에 공백 블로그 챌린지 글이 올라왔다. 블로그 이웃님 지목으로 작성해야 하는 나의 공백 블로그 챌린지. 그리고 망설임 없이 써 내려가는 나의 진심 '나는 글쓰기에 진심이다' 당연한 문장이라 생각하고 블로그에 글을 띄운다. 

얼마 후 댓글 하나를 보게 되었다.

"해랑 님은 글쓰기에 진심이시군요"

속으로 대답을 한다. 

'네 맞아요"

그런데 잠시 생각을 한다. 어제 올린 글이 마음에 남기 때문이다. 

나의 일상 한 부분을 망설임 없이 써 내려가고, 간단하게 맞춤법 검사를 한 후 올린 글. 나의 글쓰기 시간에서 제일 짧은 시간, 30분 만에 올릴 수 있었던 글이었다. 그렇다고 진심이 전혀 담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너무 쉽게 쓰고 올렸나?라는 '뜨끔' 한 마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 소재 정하는 게 어려움에 부딪치다 보니 그냥 일상 한 부분을 편하게 올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망설임 없이 올렸던 글이었다. 꼭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써야 진심을 담는 건 아니라는 생각에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어려움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난 오늘 아침에 그 어려움을 다시 부딪치고 있다.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지 두 시간이 넘었다. 그리고 나오는 한숨...

그리 길지 않은 내용의 글인데, 두 시간이나 흐르다니...

얼마 전에 읽었던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님의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을 꺼내 본다. 그 안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듯싶기 때문이다.


“어떤 형식으로든 기록을 시작하면, 
재미있는 것이 세상에 많다는 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요시타케 신스케-
                               

정답은 아니지만 나는 힌트를 얻고, 지저분한 나의 기록지 메모들을 읽어 본다.

그 안은 나의 세상으로 가득하다.

하고 싶은 거, 일상을 대표한 단어들, 심술 섞인 나의 마음들 그리고 글쓰기의 생각... 그래 이거야!

나는 나의 세상에서 한 가지를 끄집어 내놓는다. 바로 이 글의 제목

'글 쓰는 건 원래 어려워' 

다 같은 마음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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