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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랑 Jun 06. 2022

 엄마와의 추억담기

안타까운 마음 가득

엄마의 마음


"나는 있지. 네가 왔다가 가면 왜 그렇게 네가 짠한지 모르겄다야"


장을 보고 엄마랑 함께 돌아가는 길 엄만 내게 이런 말을 건네신다. 외할머니께서 엄마에게 건네셨던 말을 엄만 딸인 내게 또... 같은 여자라서 그러는 것일까 아니면 좋지 못한 상황들이 대물림으로 이어져서 그러는 걸까?

하지만 나는 그런 마음을 쓰는 엄마가 짠하다. 

한때는 술과 노름을 좋아하신 아빠 때문에 늘 눈물 밤을 지새우셨고 이제는 자식들 생각에 마음 편한 날 없는 우리 엄마. 난 그런 엄마가 너무 짠하다.


나는 생각했었다. 아빠가 엄마를 두고 머나먼 여행을 떠났을 때 잘 되었다고... 엄마 마음이 조금은 편했으면 하는 마음과 아빠를 향한 나의 불편한 마음 때문에 그런 마음을 가졌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나는 요즘 아빠를 자주 찾는다. 점점 약해지는 엄마를 보고 하늘에서 엄마를 잘 지켜달라고, 힘든 상황이 다가와 나의 마음을 조여 올 때는 도와달라고 아빠를 찾고 있다. 그런 나를 생각하니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너네 아빠는 너무 일찍 가셨어"

"어?"

"나이에 비해 일찍 가셨다고..."

"엄만 아빠가 보고 싶어?"

"뭐시 보고 싶겄냐 맨날 술 먹고 사고나 치는 사람 그란디 몸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이라 그게 안타까워..."

"엄마 이제는 엄마가 마음이 편했으면 좋겠는데... 아빠 생각 말고, 우리 생각도 하지 말고..."


이 말을 엄마에게 건네면서 말끝이 흐려지고 말았다. 요즘 엄마를 신경 쓰이게 하고 있는 건 바로 나 이기에 미안한 마음이 앞서 말을 잇지 못하고 만 것이다. 사위의 사업실패, 갑작스레 생겨버린 딸의 병 이러니 우리 엄만 마음 편할 날이 없는 것이다. 


얼마 전 가족여행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엄마가 내 비치셨다.

그 마음을 알았을 때 나는 너무 속상했다. 엄마랑 함께 여행, 카페 한번 간 적이 없었기에... 예전에 엄마랑 카페에 가려고 했었던 적은 있었다. 그런데 엄만 차 한잔 먹는데 오천 원을 쓰는 게 너무 아깝다고 고집을 부리셔서 집으로 와 얼음 동동 띄운 믹스커피를 마셨다. 그때 나도 엄마처럼 한번 가자고 고집을 부렸어야 했는데...

후회가 밀려온다.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음... 엄마랑 나랑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나중에'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게 부모라고 한다. 그러기에 나는 엄마와의 추억을, 시간을 담아 보기로 한다.  일단 엄마랑 해 보고 싶은 것들을 생각 해 본다.


-엄마랑 카페 가기

-엄마랑 가까운 곳 여행 가기(운전미숙)

-엄마랑 커플 아이템 구매하기

-엄마에게 성공하는 모습 보여주기(꼭)


요즘 농번기 철이라서 엄마가 너무 바쁘시다. 그래서 엄마가 여유가 생기시면 바로 실천에 옮겨야 겠다. 마지막 사항은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겠지만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다. 엄마의 마음이 나로 인해 아프지 않았으면 하기에 꼭 이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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