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 잡기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
내가 운전대를 다시 잡은 건 4년 전이다. 초보운전자로 큰 사고를 낸 이후 다시는 운전대를 잡지 못할 듯싶었는데 일을 하다 보니 운전이 어쩔 수 없음으로 다가와 다시 운전대를 잡았었다. 면허를 취득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나의 운전능력은 초보운전자 능력이다.
오늘 수업일정이 있어서 운전을 하게 되었다. 우측 깜빡이를 켜고 천천히 코너를 돌기 직전 잠시 멈춤을 한다. 횡단보도에 위치한 신호등 불이 초록불이라 잠시 기다림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빵빵' 울림이 들려온다
'아 뭐야?'
뒤에서 택시 한 대가 빨리 가라고 재촉을 하고 있다.
'아니 저 사람이 도로교통법 지키고 있는데 왜 재촉이야?'
자동차 뒤 유리창에 붙인 초보운전 스티커를 보고 일부러 그런 듯싶어 짜증이 밀려온다. 전에도 이런 일들이 있었기에 그냥 무시하며 기다린다. 불이 바뀌자 천천히 내 갈길을 나아간다.
운전대를 잡으면 보이는 것들
아이들이 하교하는 시간, 나는 자동차 타고 도서관으로 향한다. 근처 횡단보도 쪽에 아주 선하게 생긴 남학생 여학생들이 길을 건너려고 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신호등이 없어서인지 멈춤을 하는 차량들이 없다.
'아이고 한번 기다려주지는'
횡당보도 쪽에 도착하자 난 잠시 멈추었다. 아이들이 길을 건널 수 있게 반대쪽 차선에서 오는 차량도 멈춤을 선택하였다. 길을 건너는 아이들 모두 고맙다며 인사를 하고 길을 건너간다. 그 인사를 받는 난 왜 그리 어색한 건지...
그런데 반대로 차가 오는데도 휴대폰만 보고 길을 건너는 이들이 있다.
'아니 이 사람들이'
갑작스레 '툭' 튀어나와서 길을 건너려 하고, 차들이 다니는 길을 다니면서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차를 막아 세우는 사람들, 휴대폰만 보고 차가 오든지 말든지 본인 갈길만 가는 사람들...
정말 사람들은 차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나는 운전하지 않고 걸어 다녔을 때는 차가 사람을 위협한다 생각을 했었는데 운전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차를 위협하는 듯싶다. 참 무서운 모습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