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시작을 하지 마세요.
"엄마 저기 검은색 고양이다"
동물 자체를 무서워하는 딸아이가 길 건너편이 앉아 있는 검은색 길고양이를 발견했다. 그런데 그 고양이 뭔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고양이 시선을 따라 나의 눈길도 옮겨 보았다. 그 끝엔 아기 고양이가 있었다. 자동차 밑에 있는 작은 고양이 그 앞에는 차 주인인 듯싶은 분이 계셨다. 나는 핸들을 잡고 있기에 거기에 오래 머물지는 못하고 지나쳐야 했다. 내 판단으로는 출근을 하려고 나왔는데 아기 고양이가 차 밑에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듯싶다. 고양이들과 차 주인 어떻게 궁금증이 밀려온다.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아파트 입구 쪽으로 들어오는데 아직도 차주인과 검은색 길고양이, 차 밑 아기 고양이는 그대로 있다. 차 주인은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는 아기 고양이. 따라오는 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파트 입구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
'고양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증 생기긴 했지만 오래가진 않았다. 눈앞에 놓인 일들 때문에...
저녁을 먹고 딸아이와 분리수거를 위해 밖으로 나왔다.
"엄마 고양이야!!"
나는 딸아이가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작고 빼빼 마른 고양이가 뒤뚱거리며 걸어가고 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듯싶은 작은아이 이 아이는 또 누가 버린 걸까? 엄마 고양이가 버린 아기 고양이일까?
그 작은아이는 며칠 동안 계속 보였다. 그리고 나는 고민을 살짝 하게 된다. 버려진 아기 고양이가 불쌍하여 데리고 들어갈까 하는 고민... 하지만 마음을 접는다. 동물을 집안에 키우는 건 남편도 싫어하고 딸아이는 동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 어쩔 수가 없는 듯싶다.
그런데 아기 고양이들은 함부로 데려와서는 안된다고 알고 있다.
혹시 엄마 고양이랑 잠시 떨어져 있을 수도 있어서...
며칠 뒤 분리수거장에 다시 가 보았다.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엄마 고양이를 만난 듯싶다. 그런데 혹시나 해서 경비아저씨께 여쭤 보았다
"아저씨 여기서 보였던 아기 고양이가 이제 안 보이네요 엄마 찾았나 봐요?"
"아 그 고양이요 어느 날 본께 죽어 불었더라고요"
"정말요?"
예상이 빗나갔다. 마음이 좋지 않다.
이사 시즌이 오면 길거리에 고양이, 개들이 많이 보인다. 이사 가면서 거리에 버리기 때문이다. 한 번씩 봤던 강아지가 아파트 주변을 혼자 배외하고 있었다. 분명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인과 함께 였었는데... 무책임한 사람들의 행동으로 집도 없이 떠돌이 삶을 살아야 하는 동물들... 사람들이 좀 더 책임감 있게 시작을 했으면 좋겠다. 아니면 처음부터 시작을 하지 말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