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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랑 Nov 28. 2022

늘 내겐 아픔으로 남는 그녀

흘러간 시간은 고통으로 찾아온다.

그날은 혼자 가기가 뭐해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뒷정리를 하고 있는데 엄마에게서 전화가 온다.


"응 엄마 뭔 일이요?"

"뭐하냐?"

"뭐하긴 저녁 먹고 정리 중이제 근디 왜?"

무심결에 내뱉는 나의 말에 엄마는 말을 잠시 멈춘 듯싶다. 성질 급한 딸은 그새를 못 참고 머뭇거리는 엄마를 보챈다

"뭔 일로 전화하셨는디?"

"... 너 수요일에 일 없다고 했제?... 그날 나 입원한다"


갑자기 입원이라니? 갑작스레 내 뒤통수를 가격한 듯싶다.


얼마 전부터 엄마는 잘 걷지 못하셨다. 물리치료와 한의원에서 침을 맞으며 버텨오던 엄마의 다리가 결국 한계를 맞이한 듯싶다. 다리에서 오는 고통을 참으시는 엄마를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화가 난다.


"엄마 병원은 다녀왔어?"

"다녀왔제"

"뭐라 합디요?"

"수술해야 한다고 하제"


이미 생각한 엄마 다리 수술. 수술해야 한다는 말에 왜 그리 속상한지 다음에 병원 갈 때는 함께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박박한 내 삶 속에서 그 생각은 잊히고 나중에는 지워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 생각은 걸려온 엄마의 전화로 인해 선명하게 떠올라  내 가슴에 박히게 된다.


"엄마... 미안해..."

"뭐시 그란다냐 다 바쁜 거 안디 그날은 혼자 가기 그래서 그라제 그날 시간 되냐? 안되면 나 혼자 가도 된께"

"안 바빠... 된다고 나 그날 시간 된다고... 흑..."

"울지 말어 뭐단디 우냐 나 괜찮다고 내가 혼자 갈 수 있어서 간건디 우짠다고 그라냐? 일단 그때 보자 나 전화 끊는다이"

"......"


전화를 끊고 난... 한참을 울었다. 엄마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엄마의 도움이 필요하면 서슴없이 요청했던 딸인데 엄만 그 딸에게 도움 요청을 이렇게 어려워하다니...


'하~나 진짜 무심한 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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