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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린이의 삶 Mar 12. 2023

불편한 친구 & 편한 친구

네 번째

며칠 전 친구를 만났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12년을 같이 한 친구. 성인이 되어서도 자주는 아니지만 드문드문하게 연락을 했던 친구이다. 같은 고향출신이다 보니 친정집에 친구가 방문을 할 때면 만남을 위한 연락을 하기도 한다. 


불편한 친구

친구와 저녁식사를 하는데 불편함이 몰려온다. 생선정식이 맛있다고 하여 방문한 식당 친구는 생선정식보다 병어찜이 먹고 싶다고 해서 병어찜을 주문했다. 그런데 참기름을 들이부었는지 생선찜은 느끼함 가득하였고 밑반찬들은 하나같이 오래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난 그냥 먹었다. 친구는 그때부터 불평불만을 쉬지 않고 말하기 시작한다. 전라도 반찬이 맛있다고 한 거 다 틀리다로 시작해서 왜 이렇게 맛이 없니, 냄새가 난다고 투덜투덜 그러면서 젓가락은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 


"야 너도 전라도 사람이었거든"


계속 듣자니 불편해서 한마디 내뱉었다. 너무 느끼한 메인 음식 병어찜은 비싼 가격이라 그냥 두기 그래서 생선만 집중 공략했다. 

병어찜의 느끼함을 없애기 위해 우리는 커피숍을 향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의 아이들 이야기, 시댁이야기를 나눴다


"야 너 못됐다"


시댁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나는 못된 며느리가 되었다. 황당한 친구의 발언에 당황스러웠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나도 말을 내뱉는다. 최대한 감정을 담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면서 말이다


"야 뭐가 못된 거냐? 너는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나는 주말까지 일하는데 어떻게 부르면 달려 나갈 수 있겠어 하루 쉬는 날 내 몸과 마음을 다스려야지"

"그래도 시부모님 호출이면 당연히 가야 되는 거 아니야?"

"우리 시부모님 꽉 막힌 분들도 아니시고 내가 아예 안 가는 것도 아닌데 며느리 몸 상태도 아시고 뭣이 못된 거냐?"

"그래도 너 못된 것 같아"

"......"

"우리 해경이한테 가자"


우리는 또 다른 친구를 만나러 갔다. 그리고 셋이서 작은 호프집으로 들어갔다.


"너희들 언제 만났어? 여태 뭐 한겨?"

"밥 먹고, 커피 마시고 근데 얘 못된 거 있지?"


이놈의 가시나 또 시작이다.  


"야 내가 너같이 신랑이 벌어다 준 돈으로 쓰고 우아하게 예쁜 커피숍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고 먹고살려고 주말까지 일하는 나라고 그런 시간 때문에 나는 몹쓸 병도 생기고 너 자꾸 너 중심에서 이야기하려면 우리 만나지 말자야"


나는 최대한 감정을 빼려고 노력하며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다. 상대 친구는 살짝 당황한 듯싶긴 하다.


"내가 너무 직설적이지. 그래서 내가 친구가 없나 봐"


'알면 되었다.'


또 다른 친구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비워진 맥주잔에 맥주를 따른다.


"야이 가시나들이 마셔라 몇 년 만에 보면서 왜 으르렁이여"


편한 친구

갑작스레 재작년 명절에 만난 친구가 생각난다. 그 친구는 이번에 만난 친구보다 더 오랫동안 못 만났던 친구다. 20년 이상을 못 만났다가 명절에 잠시 보았던 친구. 그 친구는 보자마자 끌어안게 되었고 이름이 아닌 '까시나야'라고만 불러도 그냥 좋았던 친구이다.

그 친구도 결혼을 하였기에 가정이 있고 시부모님들도 이번에 만난 친구와 나누었던 이야기를 그 친구와도 나누었었다. 


"야 니 몸 잘 챙겨라. 쉴 때는 쉬어야지"


내 말에 공감을 해주고 나를 먼저 생각해 주는 친구. 


이 친구는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어 편한 친구로, 이번에 만난 친구는 공감이 전혀 되지 않아서 불편한 친구로 내 마음에서 결정이 되어버린 듯하다.


"나중에 또 만나 꼭 전화받아라"


새벽에서야 헤어지게 된 세 친구들 글쎄 다음 만남은 생각 좀 해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불편한걸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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