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중앙』에 발표된 이상의 소설 「지주회시」도 재미있습니다. 인천이 근대사회의 병리가 드러나는 공간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어요. 카페 여급인 아내와 무능력한 남편의 생활을 그린 작품입니다. 주인공과 아내의 관계, 돈을 둘러싼 친구와 주인공의 대립, 전무에게서 돈을 긁어내려는 아내의 술책 등을 통해 가정과 사회의 병리와 퇴폐를 조롱한다는 평을 받고 있어요. 오(吳)라는 남자는 여급들을, 여급들은 오와 같은 남자들을 잡어먹고 먹고 먹히는 남녀관계가 서사의 축을 구성합니다. 시간의 흐름이 병치되어 시간 개념을 단절하면서 의식의 흐름 수법을 사용하고 있어요. 일부를 옮깁니다.
지난봄에吳는인천에있었다.……오너라-내생활을보아라-이런吳의부름을빙그레웃으며그는인천에吳를들렸다.44-벅적대는해안통-K취인점사무실……밤이면吳를따라양철조각같은바로얼마든지쏘다닌다음-(시끼시마)-나날이축이가는몸을다스릴수없었건만이상스럽게吳는여섯시면깨어서는홰등잔같은눈알을이리굴리고저리굴리고빨간뺨이까딱하지않고아홉시까지는해안통사무실에낙자없이있었다.……미닫이를열면경인열차가가끔보인ㄴ다.그는吳의털외투를걸치고월미도뒤를돌아드문드문아직도덜진꽃나무사이잔디위에자리를잡고반드시누워서봄이오고건강이아니온것을글탄하였다.내다보이는바다-개흙밭위로바다가한벌드나들더니날이저물고저물고하였다.……인생에대한끝없는주저를잔뜩지니고인천서돌아온그의방에서는아내의자취를찾을길이없었다.부모를배역한이런아들을아내는기어이이렇게잘띄겨주는구나-(문학)(시)영구히인생을망설거리기위하여길아닌길을내디뎠다.
-이상, 「지주회시」 부분
1947년 분단이 가시화되기 직전에 발표된 박인환의 시 「인천항」의 부분도 새롭습니다. 인천항에 진주한 미군의 성조기를 보고 식민항 홍콩의 서글픈 역사와 운명을 떠올렸겠지요. 분단시대에 살벌한 인천항의 모습을 함께 보게 됩니다. 당시의 사진엽서와 함께 보면 더 실감나실 거예요.
밤이 가까울수록
성조기가 퍼덕이는 숙사와
주둔소의 네온싸인은 붉고
짠그의 불빛은 푸르며
마치 유니온 작크가 날리든
식민지 향항의 야경을 닮어간다.
조선의 해항 인천의 부두가
중일전쟁 때 일본이 지배했던
상해의 밤을 소리없이 닮어간다.
-박인환, 「인천항」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