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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은경 Jan 20. 2024

사랑은 위험하고 어렵고 이상하고


춥지 않냐며 재킷을 벗어서 걸쳐 주는 사람은 다정합니까? 아마도. 그 사람은 나를 사랑하고 있는 걸까요? 어쩌면. 사랑까지는 아니어도 약간의 애정을 갖고 있는 걸까요? 아마도. 잘 보이고 싶은 마음입니까? 그럼요. 순수하게 이타적인 동기입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요.


공개적 짝 찾기 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다들 과거와 미래를 걸고 출연합니다. 최대한 좋은 면모를 보이고 싶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출 수 없는 "찐' 모습들이 툭툭 돌출되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 시청률이 오르겠지요.


춥다며 자신의 어깨를 감싸는 동작, 제 팔을 문지르는 동작 그런 것들은 고전적 여성성의 표출로 보입니다. 보호해주어야 하는 대상, 약한 존재로서의 여성이라는 거죠. 그렇게 추우면 얼른 카페라도 들어가요. 손난로라도 사 와요. 아님 얼른 집으로 가버려요.


(이런 불만투의 생각은 드라마에서 보게 되는 재킷 벗어주기 장면마다 아름답고 예쁘고 야리야리한 여자들만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그런 외모 아니 못생기고 뚱뚱하고 튼튼해 보이는 여자들에게 재킷이 내려앉는 경우를 못 보았어요.)


저 사람의 재킷에 애정이 담겼는가, 그 애정이 복수의 타인들에게도 가능할 것인가. 고민하고 관찰하고 계산하다가 그냥 진심대로 하자고 결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정확한 고백을 받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하는 사람은 자신을 거는 용감한 결단일 겁니다. 이래저래 사랑은 위험하고 어렵고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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